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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성장 동력, 바다에 답 있다”[부산경제 활로를 찾는 릴레이 인터뷰] - 허윤수 부산발전연구원(BDI) 해양·환경 연구위원
김신은 기자  |  kse@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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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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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수 부산발전연구원(BDI) 해양·환경 연구위원. 김신은 기자

“이제 부산항도 단순한 컨테이너 중심 항만에 머물 것이 아니라 북극항로 상용화에 맞춰 조선·선박 수리 및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다목적 종합항만으로 변화해야 할 때입니다.” 허윤수(사진) 부산발전연구원(BDI) 해양·환경 연구위원은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이 항만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기존의 시설 인프라에 해양 관련 산업과 중추기능이 더해져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전 세계 해운물류를 주도하는 ‘항만의 작은 거인’으로 성장한데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개발정책과 자유무역지대 설치, 해양·레저산업 개발 등의 전략이 뒷받침 됐다고 설명한다. 싱가포르 항은 한진해운 사태 등에 따른 위기의 부산항이 벤치마킹해야 할 항만이다.


- ‘항만도시 부산’에 대해 평가한다면.

▲ 부산은 환태평양 경제권의 관문도시로 지형적인 위치나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부산항은 천혜의 국제항만 입지를 지녔다. 중국, 일본, 러시아 중심의 유리한 위치에서 부산항은 세계 물류 중심항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부산은 세계 6위 컨테이너 처리 및 세계 3대 환적화물 처리 항만도시로 해운항만 물류를 기반으로 하는 부산의 산업 입지가 뛰어나다. 2000년 전까지만 해도 부두시설이 부족해 ‘항만 체증’이 있었지만, 2006년 부산신항 개항으로 항만시설 측에서는 세계적 수준이라 할 수 있다.


- 항만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세계 항구도시 속에서 부산의 입지는 어떻다고 보나.

▲ 싱가포르는 전 세계 해운물류를 주도하는 거점항만의 하나로 ‘작은 거인’으로 성장했다. 이렇듯 싱가포르가 국제물류의 중심지, 금융 강국으로 성장한 데에는 세계의 물류가 지나가는 통로인 말라카 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개발정책이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항만운영체계를 도입해 최적의 연결 지점을 확보해놓고,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해 모든 절차가 편리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매력적인 해양관련 부대시설을 설치하는 등 해양·레저산업 또한 잘 발달돼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항만을 기반으로 벙커링(선박급유)·선박수리·해운중개·해양금융·해양플랜트 산업단지 등의 클러스터를 구축해 세계적인 해양산업 도시로의 입지를 굳혔다. 반대로 부산은 시설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지만 산업과 중추기능이 미흡하다.


- 부산항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이제 부산항은 단순한 컨테이너 중심 항만으로 머물러선 부산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과거 부산은 부족한 항만시설 확충을 위해 오로지 시설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벙커링·선박수리·해양금융·해양플랜트 등 산업 개발 부분에서는 소홀했다. 싱가포르는 산유국도 아니고 대형 정유사도 없지만 선박 급유가 활성화되면서 전 세계 석유제품의 거래소 역할도 하고 있다. 선박 운항비의 35~40%를 차지하는 급유비가 싱가포르에 떨어지고,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선박금융 등이 활성화되면서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오늘의 싱가포르를 있게 했다. 부산이 세계적 항만도시임에도 본사를 둔 국적선사가 없다는 것 또한 문제다. 중추기능으로써의 역할을 할 해운항만 관련 본사는 모두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 이 같은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고 해외시장 개척 지원도 시급하다. 인프라, 산업, 중추기능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다면 엄청난 지역경제에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 마이더스그룹(SM그룹)의 신규 컨테이너 선사가 본사를 부산에 설립한다. 해운 중추기능의 기반이 마련 될 것으로 보이는데.

▲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11월 14일 SM그룹이 한진해운의 미주 및 아시아 노선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후 본 계약을 체결했다. 한진해운을 대신할 SM그룹의 신규 선사 본사가 부산에 입지하게 되면 지역 조선·항만·물류산업과의 연계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부산이 세계적인 해운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기반으로 작용해 우리나라 국적선사의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2016년 부산항의 최대 이슈였던 한진해운 사태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컨테이너 크리엔 붕괴보다도 더 큰 위기를 가져왔다. 국내 제1의 대표 정기선사의 법정관리는 국내 물류회사의 신뢰도 하락과 국내외 물류산업에 큰 타격을 줬다. 항로 측면에서는 아시아~북미항로에서 점유율이 높았던 한진해운 영업이 마비되자 다른 선사들로 선적 예약이 집중돼 선복 부족현상과 운임인상을 초래했다. 특히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부산지역 해운·항만산업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부산항 물동량 감소이다. 이는 곧 우리나라 해운 경쟁력 저하에도 직결된다.


- 북극항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활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 먼저 북극항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2007년 북극권의 얼음이 급속히 녹기 시작하면서 당장 러시아를 중심으로 북극해 항로와 에너지 자원 개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2008년에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북극에 매장된 막대한 석유와 가스자원의 개발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북극은 지구촌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여기에 북극항로는 경제 활성화의 또 다른 축이다. 북극 항로가 상용화될 경우 부산에서 로테르담(네덜란드)까지 운항거리는 믈라카 해협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항로보다 거리로는 30%(2만2000→1만5000㎞), 시간으로는 10일(40→30일)을 단축할 수 있다. 따라서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현재 싱가포르가 하고 있는 역할을 부산에서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기타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부산이 북극항로의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의 환적화물을 유치하고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이 벙커링, 선박수리, 선용품 공급 등을 부산항에서 할 수 있도록 기항지 입지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부산시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 부산시는 부족한 중추기능을 확보하고 아시아 해운거래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해운거래정보센터를 한국형 해운거래소로 발전시킬 계획에 있다. 해운거래소는 화물, 운임 등이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지 다양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선투자할 수 있도록 거래소 기능을 하는 곳이다. 또한 시는 해사(海事) 사건을 전담하는 해사전문법원을 부산에 설치하기 위해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며 힘을 보태고 있다. 부산은 전 세계 물동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대부분의 선박집행이 이뤄지는 현장이지만, 해사 관련 분쟁이 발생하면 영국의 해사중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분쟁해결 비용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와 해운특성화 부산대 로스쿨, 국제거래 특성화 동아대 로스쿨 등 해사법 관련 전문인력 공급도 원활해 해사법원이 설치되면 고급서비스 일자리 창출 등 상당한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이다. 지난해 5월에는 마침내 부산 해양산업발전에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해양산업클러스터법’이 통과됐다. 이 법안은 유휴 항만시설을 해양플랜트 등 제조업에 개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제정되면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는 올해 안에 부산항 우암부두에 요트수리업을 중심으로 해양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부산 신항에 3만t급 이상 대형선박 수리가 가능한 수리조선단지 조성을 위한 민간사업자를 뽑는다. 다음 달 적격성조사와 민투심을 통과하면 하반기에 제3자공고를 거쳐 협상에 들어간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 무엇보다 바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는 세계 1위의 해운업 국가로서 그리스인들은 아침 식사 자리에서 선박 사이즈에 대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만큼 조선·해운업은 투자 가치가 있는 중요한 시장이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다. 아직 부산에서는 해상인들을 ‘뱃놈’으로 표현하는 등 해양적 사고가 많이 부족한 듯하다. 바다에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줄 성장동력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는 여기서 고급일자리가 많이 창출 될 것이다.

김신은 기자 kse@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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