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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20세기 도시화 자취 간직한 모습 인상적”[사람, 사람을 만나다] - (134) 마틸드 방망사르 프랑스 문화원 원장
김효진 기자  |  khj@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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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2  20: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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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드 방망사르 프랑스 문화원 원장이 부산에 오게 된 계기와 자신이 느낀 한국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亞 강국 속 자국의 독특한 입지 굳히는 한국 관심
문화 행사·프랑스어 수업 통해 한-불 교류 지원


늘 곁에 있지만 특별한 계기로 더 친근감이 느껴지는 벗들이 있다. 2015~2016년 두 해 동안 한국과 프랑스 양국에 형성된 감정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으며 부산지역에서 프랑스어와 문화 보급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마틸드 방망사르 프랑스 문화원 원장(38세·부산 수영구)을 새해 첫 인터뷰 손님으로 만나 보았다.


- 부산에서 첫 새해를 맞는 소감과 신년 계획은?

▲ 한국식으로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새해 첫 일출을 봤거든요. 제 개인적인 계획은 모두 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이곳에 온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 새해에는 한국을 더 잘 알고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 한국에 오기 전 어디서 근무했습니까? 또 어떤 것이 가장 아쉽고 그리운가요?

▲ 에라스무스 교환학생제도 덕에 체코 공화국에서 대학 공부를 마쳤습니다. 이후에 주로 외국에서 근무했는데 먼저 체코 공화국에서는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쳤고 그다음엔 네팔, 콜롬비아, 코스타리카의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원장직에 있었습니다. 가는 나라마다 수년 동안 체류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세계에 대한 이해, 취향, 존재 방식이 깊숙이 영향을 받고 새로운 방식으로 형성이 된 것 같습니다. 몸은 떠났지만 그 나라들을 제 안에 담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제가 살았던 나라들의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고 있어서 향수의 감정 같은 건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됐습니까?

▲ 지난 6년간 라틴 아메리카를 경험한 것도 너무 좋았지만 제 속에는 항상 아시아에 대한 강한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시아의 강국들 속에서 개성 있게 자국의 독특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한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프랑스에서 그리고 제가 근무했던 나라들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제 부분에서 이룬 기적과 개성 있는 문화를 통해서 알려지게 되면서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21세기에 우뚝 선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죠. 프랑스 외무부에서 부산 문화원장직 공채 공고가 났을 때 부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수도인 서울과 다른 이 도시의 지리적 특성,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발달된 도시의 모습에 매료되어서 오게 되었습니다.


- 한국의 어떤 점이, 특히 부산의 무엇이 마음에 드는지?

▲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더 잘 알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을 많이는 알지 못합니다. 영화나 멀티미디어든 문화유산이나 문학이든 한국을 더 잘 알 수 있다면 무엇이든 탐닉하는 중입니다. 한국은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달려서 오늘날 경제 강국의 대열에 우뚝 섰다는 사실도 제겐 매력적이지만 최근의 집회 문화를 보면서 민주의식 그리고 평화를 수호하려는 정신 또한 대단하다는 걸 보았습니다.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부산은 참 살기 편한 곳인 것 같습니다. 강변에는 자전거 도로가 있고 10분만 걸으면 바다가 나타나고 산을 볼 수 있어 도시 풍경의 대비가 기가 막힙니다.

부산은 20세기 도시화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제가 살았던 체코처럼 한국도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던 트라우마가 있죠. 자국민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감정인데 역설적이게도 외국인들의 눈엔 강한 인상을 줍니다. 제가 부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은 마치 힘들고 부당한 풍파를 겪으면서도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잘 견뎌낸 친한 벗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현재 부산시립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두 전시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임응식, 정인성의 ‘시간의 산책자들’과 ‘욕망의 메트로 폴리스’를 봤는데 한 전시에서는 20세기 부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다른 전시에서는 오늘날의 현대성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니 두 전시가 과거와 현재의 만남과 같더군요.


- 부산에 거주하는 프랑스어 사용자가 많습니까?

▲ 업무상 학교와 대학교, 특히 대학의 불어관련 학과와 교류가 많은데 그 외 다른 전공 분야에서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 중에도 프랑스어를 사용하시고 프랑스의 대학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분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특히 영화나 웹진 전공학과 중에는 외국대학과 교환학생 제도를 꾸준히 체계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학교들이 많이 있더군요.

부산에는 프랑스 문화에 조예가 깊은 문화 관계자들이 부산시립 문화 기관들을 비롯, 부산영화제, 고은 재단 등에 포진해 계시고요.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보내는 동안 양국 간 공식, 비공식적인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12월 고은 사진 미술관에서 열린 한-불 상호교류의 해 폐막식에서도 서로가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대신 다시 보자는 인사를 나누며 앞으로도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부산에 거주하는 프랑스 교민은 80명 정도 되고 대부분 교육이나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두 분야 다 제가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죠. 부산과 가까운 거제에는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프랑스인과 가족들이 수백명 거주하고 있는데 부산이 이들에겐 문화적인 갈증을 해소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수년간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는 정치 경제 문화면에서 더욱 밀접한 교류를 쌓아오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한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 중 5위를 차지하고 프랑스에 불고 있는 한류의 바람으로 프랑스어 사용자들에게는 새롭고 다양한 기회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프랑스 언론이 꼽은 2017년 베스트 여행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한국의 프랑스어 사용자들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하는 일과 프랑스 문화원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프랑스어와 프랑스어권 문화를 알리고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지원하는 국제적인 조직망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어학원 경영, 학생들의 필요에 적합한 강의 개설, 강사들과 직원들의 지속적인 교육과 활발한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문화원 원장은 프랑스 외무부의 에이전트로서 부산에서 장·단기적으로 이뤄지는 양국의 대학, 문화 협력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역할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 알리앙스 프랑세즈 어학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배우러 오나요?

▲ 한국의 대학에서 인문학부가 위축되고 있긴 하지만 다양한 언어를 배워 익히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알리앙스 학생의 대부분은 매우 실용적인 동기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거나 국제적 기업으로 진출하려는 분들이 대다수이고요. 프랑스 어문을 전공하는 학생은 줄어들고 있지만 반면에 건축 예술 의학 경제 분야의 전공자나 전문인들의 등록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행을 위해서 또는 취미로 프랑스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사고방식을 받아들이고 세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다양한 체험의 장이 될 수 있겠지요. 최근 들어 중노년층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젊은 학생들과는 다른 기대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라 2017년부터는 그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고민 중입니다.


- 수업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됩니까?

▲ 알리앙스는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어학기관입니다.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과 교수법 개발에 있어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기관이죠. 저희가 하는 수업은 무엇보다도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고 나아가 새로운 문화 세계를 접하게 하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문화에 속한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언어만 통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생각과 문화를 알아야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때에 따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해서 친목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부산 알리앙스에서는 작년 11월 소믈리에를 초청해 와인에 대해 배우고 시음하는 보졸레 누보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 2017년 초에는 어떤 문화 행사가 있습니까?

▲ 2017년 2월 22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프랑스 사진작가 그룹인 ‘땅당스 플루’의 ‘KOREA ON/OFF’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2년여 동안 12인의 사진작가들이 한국 전역을 돌며 한국 국기의 태극의 상징성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사진과 영상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시물은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된 합창과 같습니다. 각 이야기를 따로 감상할 수도 있지만 전체를 합하면 또 하나의 특별한 의미를 전달합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들이 각자의 소리를 내면서 다른 악기들과 화합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듯이 말이죠. 이 전시는 파리 국제 예술교류센터에 이은 두 번째 전시인데 부산 관객들에게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서 자신들의 일상과 삶의 방식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니까요. 그리고 해운대에 있는 프랑스 문화원 아트 스페이스는 시각 예술 분야의 젊은 한국 작가들을 위한 공간인데 연중 지속적으로 전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오는 4일에 개강하는 저희 수업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수업도 또 다른 형태의 문화 체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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