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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물동량 중심 항만 운영 한계 직면…고부가가치 종합항만 전환 필요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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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9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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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태 등 대내외적 악재로 환적화물 창출 ‘비상’
지지부진한 북항재개발 및 항만 기능 구축사업 속도내야
무기력한 부산항만공사에 자율성 부여로 위기 돌파해야

   
지난 40년간 고속성장을 해온 부산항이 물동량 중심의 항만운영에 한계에 직면한 만큼 이제는 고부가가치 종합항만으로 전환돼 지역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부산항이 다시 활기를 띌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항 신항내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1970년대 이후 고속성장을 질주해온 부산항은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교역량이 급감했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그야말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환적화물이 최근 5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올해 출범하는 글로벌 해운동맹의 부산항 이탈도 현실화되며 향후 환적화물 창출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에 부산항을 세계 2위의 환적 거점항으로 키워 관련 산업 발전을 이끌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도 수포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부산항의 위기는 항만 관련 산업 비중이 적지 않은 지역경제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부산 항만물류 업체는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미수금을 받지 못하는 등 연간 피해액이 1657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항 선박이 격감하는 사태를 맞으며 올겨울 유례없는 한파를 겪고 있다.

대부분 영세한 이들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연쇄도산과 대량 실업 발생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10조원 이상을 들여 조성한 부산신항의 터미널 운영사는 대부분 외국계 자본이 장악하고 있고 한진해운 사태로 물량이 줄어든 한진터미널의 하역료 인하가 예상돼 세계 최저 수준인 부산항의 하역료도 올해 더 내려갈 가능성이 커지는 등 부산항이 점점 실속 없는 껍데기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컨테이너 물동량 중심의 운영에 그치고 있는 부산항이 북항재개발 사업의 조속한 추진, 부산신항 배후단지 및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활성화, LNG벙커링 기지 및 대형선박수리조선소 조성 사업 본격화, 선용품 및 선박급유업 육성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종합항만으로 발빠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항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침체된 항만 산업 및 전후방 연관 산업의 발전 도모로 지역내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시켜가는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부산항만공사, 북항재개발 등 다양한 항만 기능 구축 사업 속도내야

‘모름지기 항만은 오가는 배들로 넘쳐나 활기를 띄어야 한다’

그동안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중심으로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세계 교역량 감소, 한진해운 사태 등 대내외적인 요인과 더불어 미래에 대비한 투자 미비가 맞물리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된 상태다.

이에 전 세계의 배들을 부산항으로 유인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 조성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앞당겨 침체된 항만에 활력을 불어넣고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재정립시켜야 할 시점에 직면하고 있다.

류동근 한국해양대 교수는 “불확실성이 높은 환적화물에 매달려 정부 정책을 가져가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부산항을 고부가가치 종합항만으로 탈바꿈시켜 외국적 선박이 스스로 찾아오는 항만으로 만들려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종균 동명대학교 교수 역시 “해운 관련 서비스와 항만산업을 육성하는 그랜드 디자인을 마련하는 등 부산의 항만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항이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북항재개발과 같은 현재 추진중인 부산항 관련 사업이 속도를 내야한다.

부산항 개항 이후 최대 프로젝트이자 국내 최초의 항만재개발인 북항 재개발 사업은 해양수도 부산의 국제해양관광 거점 확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이제 겨우 1단계 1차 구간인 북항 2부두에서 중앙부두 사이 바다를 매립해 46만5000㎡의 부지를 조성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

이 구간은 당초 2014년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2년이나 더 걸린 셈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북항 재개발 지역 환승센터와 마리나 민간 사업자 선정이 난항을 겪으며 차례로 무산되었고 11만4000㎡규모의 재개발지의 상징인 랜드마크 부지는 롯데그룹의 복합리조트 사업 중단 이후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표류하고 있다.

2부두에서 옛 연안여객터미널 사이 구간은 부산항만공사가 바다매립 범위를 재검토하고 있어 애초 계획보다 착공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시중에서는 ‘어느 세월에 북항이 재개발되겠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각종 추진 사업이 지연되면서 북항 재개발 지역은 2015년 완공해 개장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만 홀로 덩그라니 세워져 황량한 상태로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당하고 있다.

이는 사업 주체인 부산항만공사의 단순하고 안일한 사업 추진 방식에서 비롯된 만큼 민간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하고 세심한 방안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신항 LNG벙커링 기지 및 대형선박수리조선소 등 부가가치를 높이는 조성 사업 추진도 빨라져야 한다.

지난해 9월 해수부가 고시한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부산항 신항 내 LNG 벙커링 터미널과 대형수리조선 단지 조성이 반영돼 두 사업 모두 향후 민자 유치 사업으로 추진된다.

현재 사업 적격성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들은 2020년 조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도 신항 내 유류중계기지 및 대형선박수리조선소 조성이 추진됐지만 해상안전 위험성으로 인해 추진이 취소된 사례가 있고 사업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입지 선정과 기술적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조성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선박수리업계가 2000년대 이후 수리기능인력의 양성 부족으로 인한 인력난에 처해있어 수리조선소 조성이 늦어지면 수리기능공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선박수리업이 활성화되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지역 선용품산업과 조선 불황으로 일감난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기자재산업 및 선박유류공급업 등 항만 관련산업 이외에도 해운산업, 수산업, 기계, 철강 등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에서 침체된 지역 해양산업을 일으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어 대형선박수리조선단지 조성의 중요성은 크다.

또 환적화물 유치 등 항만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조성된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활성화도 도모해야 한다.

현재 부산항의 환적화물 대부분은 부두 내에서 배만 갈아타는 화물로 부두밖으로 나오는 알짜배기 환적화물인 TS화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TS화물과 같이 화물이 부두밖 배후단지 물류업체로 보내져 가공, 라벨링, 재포장 등 작업들이 이뤄진 후 다시 선적을 위해 부두안으로 보내져야 고부가가치가 창출되는데 현재는 배후단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에는 당초 부산항만공사가 배후단지 입주기업을 물류업체로 한정한 탓에 제조 및 가공업체 등 TS화물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고려하지 못해 첫 단추부터 사업추진을 잘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경민 동방물류 센터장은 “입주기업은 물론이고 항만공사에서도 TS화물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 및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존재감 없는 부산항만공사에 비판 ‘봇물’…“자율성 부여해야”

‘부산항만공사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

2014년 출범 이후 지난 12년간 부산항 운영·관리를 도맡아 온 부산항만공사에 대한 지역 여론이다.

이러한 비판적인 여론의 배경에는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의 산하 기관으로 전락해 자율성을 잃은 부산항만공사가 그동안 보여준 부산항 운영에 대한 실망감이 짙게 베여있다.

우선 해운·항만 관련 업계 및 협회 등 실질적인 부산항 이용자를 비롯해 학계, 시민단체 등과의 소통 부재로 각계의 목소리를 부산항 운영에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박상준 팬스타라인닷컴 대표이사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이용 선사 대표들이 최근 3년 만에 항만공사와 만남의 자리를 갖고 여객터미널 운영에 대한 애로사항 등 의견을 나눴다”면서 “앞으로도 항만공사와 선사들이 소통의 기회를 많이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해 가야 고객들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고 터미널도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곤 한국선용품산업협회 전 회장은 “세계적인 항만으로 우뚝 선 싱가폴항이 성장한 배경에는 싱가폴항만공사를 비롯해 항만 관련 업계, 협회 및 단체, 학계 등이 주기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애로사항 공유 및 항만 발전을 위한 소통의 자리가 밑거름이 됐다”며 “이를 통해 싱가폴항만공사는 각 계의 목소리를 항만 정책에 적극 반영해 오늘날의 부가가치가 높은 싱가폴항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항만 운영과 관련해 부산항만공사의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인식도 부산항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요인중에 하나다.

세계는 급변하고 있지만 부산항만공사의 부산항 운영에 틀은 아직도 과거 수출입 화주와 여객 중심의 항만 운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항만과 연계된 산업의 육성이 필요함에도 정부의 각종 규제로 작은 사업 추진에서조차 일일이 해수부와 기재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등 과도한 감시 및 견제 시스템으로 부산항만공사가 위기를 돌파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업 추진이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자율성 상실은 ‘복지부동’의 부산항만공사를 만들었고 이는 부산항 운영에도 그대로 투영돼 부산항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자율성을 보장받은 싱가포르항만공사가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싱가폴 항만을 다양하고 특색있는 항만으로 발전시켜 전 세계 선박이 찾는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탈바꿈시키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모습과 비교하면 부산항만공사의 부산항 운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미국의 경우 항만공사의 독립채산제와 심의회 독립 등을 통해 연방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고 영국 등 다른 나라들도 항만을 상업시설로 간주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들려줬다.

자율성을 잃은 부산항만공사의 무능력함은 최근 발생한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대란 수습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약 13조원이라는 막대한 국가예산을 쏟아부어 부산항 신항의 기반시설을 짓고 항로를 만들었지만 정작 그곳에서 장사하는 터미널 운영사는 대부분 외국계 자본이 장악하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당시 물류대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한진 선박에 실린 화물을 부산항에 내리고 다른 선박에 실어 목적지로 보내는 것이 시급했지만 이들 외국계 부두 운영사가 한진 선박과 컨테이너의 수용을 거부해 항만공사가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처럼 기재부의 승인을 얻지 못해 부산신항의 알짜 컨테이너 터미널이 외국자본에 넘어가면서 심각한 국부유출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유사시 상황에서 부산항 운영을 조절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 부산항만공사의 현 주소다.

이재균 부산항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과도한 감시와 견제 시스템이 부산항만공사의 발을 묶어놓고 있는 만큼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율성 부여를 통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싱가포르항만공사와 상하이항만공사처럼 부산항만공사도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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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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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소 2017-01-02 13:13:24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전환하는것은 언급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지만 과연 부산 항만공사에서 말뿐이 아니고 실제로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또 부산 항만공사의 실력과 의지를 가지고 그런 전략을 수립할 가능성이 있겠습니까?신고 | 삭제

    • dmft 2017-01-02 09:32:01

      부산의 항만이 다시금 세계의 물동량 중심으로 되기를 바랍니다.
      지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니 힘을 합해 나아갈수 있기를
      새해부터는 부산항만공사도 제대로 일을 할수 있기를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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