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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올해 한진해운 사태로 위기 직면 미래는 더 암울올해 ‘컨’ 연간 물동량 전년보다 감소 예상…2009년 이후 처음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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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1  11: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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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컨’ 연간 물동량 전년보다 감소 예상…2009년 이후 처음
한진해운 여파로 부산 항만 서비스 업체 막대한 피해 발생
내년 해운동맹 재편,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더 힘든 한해 될 듯

   
그동안 고속성장을 해온 부산항이 한진해운 사태 등 여파로 올해 위기에 직면했다. 내년에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 등 변수로 더욱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항 자성대부두에 접안한 컨테이너선에서 수출입화물이 선적·하역되고 있는 모습.

1970년대 이후 거침없이 고속성장을 해온 부산항은 올해 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인해 그야말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교역량이 급감했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연간 물동량은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환적화물이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이후 매월 큰 폭으로 줄어들며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로 도선, 예선, 급유, 급수, 선용품, 래싱(컨테이너 고박), 줄잡이, 화물검수, 운송 등 다양한 부산항 항만 서비스 분야의 업체들도 휘청거리고 있다.

대부분 영세한 이들 업체가 한진해운 선박의 일을 해주고 받지 못한 미수금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부산항 항만 서비스 업체들은 이 돈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여기에 한진해운 여파로 기항 선박이 격감하는 사태를 맞으며 올겨울 유례없는 한파를 겪고 있는 부산항 항만 서비스 업계는 내년 상반기에는 생존 문제에 직면하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내년에는 해운동맹 재편,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악재로 부산항은 더욱 힘든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올해 한진해운 사태 등 각종 악재로 부산항 ‘흔들’

21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이 20피트짜리 기준으로 1941만6000개에 그쳐 지난해(1946만9000개)보다 0.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입화물이 957만7000개로 지난해(936만3000개)보다 2.3% 늘어난 반면 환적화물은 984만1000개에 머물러 2.6%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적화물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로 해상교역량이 감소한 데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로 환적화물이 이탈했고 현대상선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올해 1~10월 부산항에서 처리한 화적화물은 113만2000개로 지난해의 136만9000개보다 17.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목적지로 가지 못한 한진해운 선박들이 부산항으로 몰려오면서 지난 9월 부산신항은 장치장 포화로 인해 몸살을 겪기도 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당시 물류대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한진 선박에 실린 화물을 부산항에 내려 다른 선박에 실어 목적지로 보내는 것이 시급했지만 일부 민자 부두 운영사가 한진 선박과 컨테이너의 수용을 거부해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약 13조원이라는 막대한 국가예산을 들여 부산신항을 조성했지만 정작 그곳에서 장사하는 터미널 운영사는 대부분 외국계 자본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신항 5개 터미널의 연간 매출액은 6607억원, 영업이익은 1501억원에 이르지만 외국자본에 막대한 국부가 유출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규모와 시설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부산항 신항이 ‘과연 우리나라 항만이 맞나’라는 웃지못할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환적화물 감소가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부산항을 세계 2위의 환적 거점항으로 키워 관련 산업 발전을 이끌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수포가 될 공산이 커졌다.


◇ 내년 부산항 서비스 업체 연쇄 도산 불가피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내년 초에는 부산항 관련 업체들의 연쇄도산과 실업 발생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한진해운 여파로 인한 부산 항만물류 업체의 피해가 연간 16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진해운과 거래하는 지역 항만산업 관련 업체는 총 179개사로 거래업체 종사자 수도 8421명에 달하고 있다. 한진해운 지역 거래업체 가운데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항만하역업으로 연간 매출감소액이 1113억9400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테이너를 묶는 고박업종도 53억8200만원의 피해가 우려됐다. 선용품산업 등 물품공급업 역시 연간 매출감소액이 340억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항만산업 관련 지역 업체가 현재 한진해운으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은 510억5400만원이다.

향후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한 지역 항만산업 관련 업계에서는 도산하는 업체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대량 해고 사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선주협회 측은 한진해운 여파로 인한 지역 항만산업 관련 일자리가 2300여개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영득 부산항만산업협회장은 “결국은 영세한 우리 업체들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악재로 내년 전망은 ‘더 암울’

부산항의 미래도 암울하기 짝이 없다.

부산항이 한진해운이라는 버팀목이 사라진 상태에서 해운동맹 재편,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등의 변수에 맞닥뜨려 추락이 걱정되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우려했던 환적화물의 대량 이탈이 현실화한 데다 앞으로 그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처럼 급감하거나 사라진 환적화물이 부산항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부산항 항만컨퍼런스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세계적인 해운물류정보분석업체인 덴마크 씨인텔의 최고경영자 앨런 머피씨와 영국 드루어리의 팀 파워 해운물류본부장은 “한진해운이 사라지면 북중국의 화물이 부산항에서 환적하는 대신 현지 항만에서 목적지로 곧바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새로운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의 출범도 부산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 재편으로 더 많은 선사가 더 많은 배를 가지고 뭉치는 만큼 해운동맹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서비스 노선을 만들 수 있게 된 셈이다.

부산을 환적 거점항으로 삼는 대신 북중국에서 미주나 유럽으로 직항하는 노선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환적화물의 30% 이상을 북중국에 의존하는 부산항으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세계 최저 수준인 부산항의 하역료도 내년에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한진해운이 주로 이용하던 신항의 한진터미널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물량이 60% 이상 줄어 고사위기로 내몰리자 하역료를 대폭 내려서라도 물량 확보에 나설 태세이다.

한진터미널이 낮은 하역료로 새로운 해운동맹과 계약하면 그 여파는 다른 터미널에도 미쳐 연쇄적인 하역료 인하가 우려된다. 이에 엄청난 국민 세금으로 만든 항만이 점점 실속 없는 껍데기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차기 미국 대통령에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당선된 것도 부산항으로는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가 공약대로 정책을 편다면 당장 우리 기업들의 수출과 수입이 줄고, 중국과 통상마찰이 심해지면 환적화물도 감소가 예상된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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