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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통해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 재발견할 수 있어야"[리더스미래경영아카데미 지상중계]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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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9  1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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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 최동익 여행작가
미니버스로 약 1년간 25개국·163개 도시 방문
가족과 평생 나눌 수 있는 ‘가족이야기’ 만들어
“여행은 시간내어 해야 하는 것”…지금 준비해야

   
최동익 여행작가가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더베이 101에서 열린 ‘제4기 리더스미래경영포럼 CEO 과정’에서 ‘빼빼가족의 유라시아 대륙일주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리더스경제신문과 세계미래포럼이 진행하는 ‘2016 제4기 리더스 미래경영 CEO과정’ 열네번 째 강의가 지난 8일 해운대 더베이 101 마린홀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최동익 여행작가는 ‘빼빼가족의 유라시아 대륙일주 이야기’라는 주제로 미니버스를 이용해 가족이 약 1년간 유라시아를 여행한 여행체험기를 청중들에게 생생히 전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유라시아대륙의 동쪽 끝 대한민국 간절곶에서 서쪽 끝 포르투갈의 호카곶을 찍고 다시 돌아오기까지 25개국, 163개 도시를 달린 지난 여행기를 통해 재발견한 가족의 의미와 여행의 중요성에 대해 유쾌하게 설명했다.

최 작가는 “이번 여행은 가족이 함께 매일 바뀌는 이국적 풍경을 함께 한 소풍과도 같은 여행이었다”며 “평소에는 바쁜 일상 탓에 잘 알지 못했던 가족과 아버지로써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여행 당시를 회상했다.

대구대학교 미술대학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월간 ‘신포도와 여우’ 발행인, 세계옹기문화엑스포 전시팀장, 장생포고래박물관 건립총감독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최 여행작가가 유라시아 여행기를 담은 ‘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 여행’은 출간과 더불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전 재산 팔고 가족과 미니버스로 유라시아 횡단 결정

4평 남짓한 미니버스를 몰고 가족과 신실크로드 아시안하이웨이를 따라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돌고 오겠다는 말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아니 어떻게 가족 5명이 그 작은 버스로 1년 동안 여행할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여행 전 숱하게 질문을 들었지만 그때마다 나름의 이유를 댔다.하지만 여행을 갔다 와서야 그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할 수 있었다.

최고의 디자이너를 꿈꾸었던 20대, 치열하게 자기 영역을 넓혀갔던 30대, 전시 디자이너로서 정점을 찍었던 40대. 그리고 금세 시간이 흘러 나이 오십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든 걸 다 가졌다고 생각했던 내 인생에 가족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족과 함께 공유할 이야기도 많지 않았았기에 제가 가진 모든 걸 버리고서라도 온전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파트 팔고 그 돈으로 세계 여행 가자고 정했다. 전 재산이었던 아파트를 팔아서 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빼빼’ 마른 가족 다섯 명이 지낼 4평 남짓의 미니버스까지 구입을 완료했다. 아내는 ‘떠나자’는 나의 한 마디에 전부터 여행을 준비했던 사람처럼 짐을 꾸렸고 고3, 고1, 중3의 아이들은 곧장 자퇴서를 냈다. 물론 아이들에게 학창 시절은 중요한 시기다. 그 ’중요한’이라는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우리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 3남매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 생각했다. 그 방편으로 작은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조금씩 나아가는 장기 여행을 택했다. 4평 남짓의 작은 집은 생각이 보일 만큼 작은 공간이다. 서로를 배려하지 않으면 여행은 불가능하다. 화가 난다고 문 걸어 잠그고 들어갈 방도 없다. 가족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


◇ 무모한 여행길…아이들에게 ‘길 위의 학교’

3년의 준비 끝에 가족 모두와 함께 대한민국을 나섰지만 두려웠다. ‘이 작은 버스를 몰고 가족의 손끝 하나 다치지 않게 여행한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때로는 잠이 안 올 정도로 겁이 났다. 하지만 가족과 평생 나눌 수 있는 ‘가족이야기’를 그것도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그 두려움을 이겨낼 만한 힘을 얻었다. 누군가는 한창 공부할 나이의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부부에게 ‘무모하다’고 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이 무모한 여행길은 ‘길 위의 학교’였다.

고생길이 훤희 보이는데 가족을 데리고 장기간 미니버스로 각국을 도는 여행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 가족을 어려움에 빠뜨리려고 여행 가는 아버지는 없을 것이다. 막상 떠나려니 우리 가족이 계획한 버스 몰고 육로로 여행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정보가 없는 것이지 길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유라시아대륙의 동쪽 끝 울산 간절곶에서 출발해 러시아, 핀란드,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을 지나 유라시아대륙의 서쪽 끝이라는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여행 중 가장 어려운 일은 한치 앞을 모르는 미지의 여행지에서 ‘오늘은 어디서 가족을 안전한 정박지에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할까?’ 하는 막막함 보다 어렵게 찾아낸 행복한 정박지를 버리고 떠날 때, 그 아침이 가장 어려웠다. 3년여의 준비 기간 동안 생각지 못 한 것,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안락함을 버리는 연습이었다.

여행길 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일반적 관광객도 여행 중 많은 사람을 마주하겠지만 우리 가족의 여행은 현지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여정이라 많은 사람을 만났고 도움을 받았다. 그중 7년간 가족과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사람 ‘마일이’ 아버지, 러시아의 소녀 시인 ‘비카’, 이슬람 사람살이를 보여준 이란 사람 ‘라피’, 키르기스스탄에서 영화배우를 하고 있는 프랑스 사람 ’자와드’등 이름을 기억하고 지금도 아이들과 교류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노견에 빠진 우리 차를 견인해준 이름 모를 러시아인, 새벽에 우리 차에 아이들의 선물과 응원의 편지를 매달아 놓고 간 핀란드인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선생님이었다.


◇ 여행을 통해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라

여행을 끝내고 보니 모든 것이 작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그래도 조금 큰 아픔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은 프랑스 남부에서의 도난 사고였다. 차량에 관한 모든 서류, 여권과 같은 개인의 서류의 분실도 아픔 이었지만 장남의 기록물 분실은 가족 모두의 고통이었다. 시베리아에서 유럽의 구멍가게 물가, 기름 값, 우리 가족의 매일의 생활 기록을 작성한 장남 진영이의 슬픔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아픔이 가장 큰 고통이었다. 행복한 순간은 너무 많아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가족들에게도 큰 변화가 생겼다. 큰 강을 건너온 느낌이랄까. 좋은 대학을 가는 이유, 좋은 직장을 가는 이유는 행복해 지기 위해서다. 우리 아이들이 또래의 아이들 보다 행복해 지는 방법을 조금 쉽게 찾아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여행의 기억과 그곳에서 생긴 맷집이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또래의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 할 때 유유자적 놀다온 아이들이기 때문에 혹독한 대가는 지불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가족이 함께 하는 밥상에 웃음이 떠나질 않고 있다.

여행은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은 시간을 내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시 가족과 일요일 당일 여행이 잡혀있는데 직장 상사의 부름이 있다면 어떡하시겠습니까? 저는 직장으로 달려갔던 삶을 살았다. 가족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열심히 살고 있었던 사회생활에 가족은 뒷전이었다. 저 같은 우매한 아버지가 아니라면 뒷동산의 하루 산보, 1박2일의 캠핑, 3박 4일의 여름휴가 등 어떤 형태의 여행이던 시간 내어 해야 한다. 이 시대는 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식구’라는 형태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여행을 통해서 ’식구’가 되어야 한다.

이번 여행동안 가족은 서로를 새롭게 발견했다. 그리고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다시 유럽을 거쳐 국경 통과가 힘들었던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다. 350일, 47,760킬로미터. 가족과 온전히 함께한 시간과 거리다. 이 여행으로 인해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얻었다. 이게 내가 여행을 다녀온 이유이다. 여행을 통해 여러분들도 ‘가족’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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