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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전 생애에 걸친 ‘창작세계’ 한 자리서 음미”[사람, 사람을 만나다] - (127) 기욤 블랑 파리 피카소 미술관 대외 홍보·문화 기획 담당관
주덕 논설위원  |  lamour77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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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4  2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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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블랑 파리 피카소 미술관 홍보·문화 기획 담당관이 미술관 소개와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피카소 전 생애에 걸친 ‘창작세계’ 한 자리서 음미”
5천 작품 이상 보유… 세계 최대 피카소 미술관
피카소-쟈코메티 2인전 내년 2월 5일까지 열려


선호하는 여행지 중에서도 으뜸가는 파리, 그리고 파리가 있는 나라 프랑스에서 여러 차례 충격적인 테러가 발생했을 때 프랑스 그리고 유럽이 여행 회피 지역이 되나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프랑스의 일상은 변함없이 작동하고 있음을, 그들이 아직 건재함을 증명하듯 프랑스 관광청에서는 예년과 다름없이 지난 10월 22일 부산에서 지역 홍보 행사를 개최했다. 프랑스의 최다 지역이 참가한 ‘올해의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파리 피카소 미술관의 대외 홍보 및 문화 기획 담당관, 기욤 블랑(프랑스 파리)을 만났다.


- 한국에 어떻게 오셨는지요?

▲ 한국 주재 프랑스 관광청이 주최하는 행사에 파리 피카소 미술관 홍보 담당으로 참석하게 되어 왔습니다. 본 행사는 한국의 언론사 그리고 관광업계 관계자들과 프랑스 여러 관광지의 지역 대표들 그리고 관련 업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 프랑스 현지 정보와 동향을 알리고 문의, 상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서울과 부산에서 열립니다. 저희에게는 한국의 잠재적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할 소중한 기회입니다. 한국의 대중들에게 피카소 미술관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 관객들의 취향은 어떤지, 어떤 프로그램으로 그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제 임무가 되겠습니다.


- 한국은 처음 방문하신 겁니까?

▲ 네, 제 개인적으로는 첫 방문입니다. 프랑스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한국에 저희 미술관을 좀 더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5년간의 보수 작업으로 휴관하고 최근에 다시 문을 연 파리 피카소 미술관은 재개관 이후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80만명이 방문했고 그 절반이 외국인이었습니다. 반면 현재 한국인 방문객의 수가 많지 않은 것은 파리 피카소 박물관이 잘 알려지지 않은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이번 행사가 한국의 대중들을 알게 된 기회였을 텐데 첫인상이 어떻습니까?

▲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인 파리에 대한 흥미와 궁금증이 많은 동시에 파블로 피카소라는 화가에 대한 관심도 큰 것을 느낍니다. 20세기 화가 중에서 가장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람인만큼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식을 줄 모릅니다. 저희 미술관 소장품 중에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걸작이 있는데 피카소가 한국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기 위해 1951년에 그린 작품입니다. 한국인 관객들에게 특별한 반향을 일으키는 작품이죠. ‘게르니카’는 알지만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작품의 존재를 아는 분은 거의 없더라고요. 저희 입장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도 파리에 가면 일단 루브르와 오르세 미술관은 필수 코스로 생각하신다는 것입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대부분 단기간에 여러 도시를 경유하는 패키지 단체 관광을 선호하니 이 두 곳을 방문할 경우 또 다른 미술관을 들를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봐야겠죠. 다른 한편 도전이 되는 것은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파리 방문 경험이 있고 따라서 파리를 재방문하게 될 경우 루브르와 오르세 미술관이 아닌 다른 장소를 찾으실 거란 점입니다. 개인 자유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나 미술학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보수 작업하는 5년 동안 휴관하신 겁니까 ?

▲ 네. 그렇습니다. 부족한 전시 공간과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수 공사가 필요했거든요. 살레 저택의 두 개 층을 리모델링하여 전시 공간을 확장했고 4층의 나무 골조가 드러난 천장과 고택의 목조 장식을 볼 수 있는 공간들이 일반 관객에 공개되었습니다.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두 개의 새로운 기념품 매장, 안뜰이 내려다보이는 옥상 카페, 강당 그리고 교육 체험실 등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미술관 자체로 보면 양적 질적으로 큰 발전이 있었지만 5년이라는 긴 공백을 아쉬워하는 미술 애호가들도 많았고 특히 그 5년 동안 해외여행과 관광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이 있었던 한국의 관광객들에게는 알려질 기회를 놓친 거죠. 저의 이번 방문과 이 인터뷰를 통해서 저희 미술관에 대한 한국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미술관이 파리 어느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까?

▲ 마레 지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훌륭한 건축물들이 많기로 유명한 파리의 유서 깊은 지역으로 파리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 누구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피카소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 살레 저택은 1656년과 1659년 사이에 지어진 개인 저택이었는데 마레 지구의 마자린 건축물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건물입니다. 미술관에서 전시도 보시고 다양한 레스토랑과 미술 갤러리들이 들어서 있는 마레구역도 동시에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피카소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한국인들은 바르셀로나를 먼저 떠올립니다. 두 피카소 박물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은 피카소의 젊은 시절 걸작들을 주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피카소의 비서이자 친구인 하이메 사르바테스가 기증한 피카소의 작품들을 전시하면서 개관한 곳입니다. 파리 국립 피카소 미술관은 피카소 작품을 총 5000점 이상 보유한 세계 최대 피카소 미술관입니다. 평생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열정을 불태웠던 작가의 놀라운 창작 세계를 전 생애에 걸쳐 한 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는 곳은 파리 피카소 미술관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미술관에는 피카소의 회화나 조각 작품뿐 아니라 세라믹, 판화 데생 등도 소장하고 있어 피카소의 창작 세계가 얼마나 다양한지 놀라실 것입니다.

파리 국립 피카소 미술관의 역사 또한 타 미술관과 달리 독특합니다. 그 소장품들이 피카소의 피카소 작품들이기 때문이죠. 피카소 자신이 평생 보유하고 있던 자신의 작품들이란 뜻입니다. 피카소 사후에 그의 상속자들이 상속세 대신 그 작품들을 프랑스 정부에 기증하면서 그의 작품들이 프랑스 국가에 귀속되었고 1985년 파리에 피카소 미술관이 문을 열게 된 겁니다. 저희 미술관이 기증받은 작품에는 피카소가 소장한 자신의 작품 이외에 피카소가 소장하고 있던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 또한 저희 미술관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파리 피카소 미술관의 강점이라면 ?

▲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선 소장품들의 양적 방대함과 질적인 차별성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로랑 르봉 관장의 취임 후 피카소 미술관은 보다 혁신적인 컨셉으로 작품들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는 취지로 이 방대한 작품들과 문헌들을 끊임없이 운용하고 질문을 던져야 할 1차 원료로 간주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이들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자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면서 새로운 리듬이라 할까요, 아니면 리듬 파괴라고 할 만한 변화가 작품들을 소개하는 방식에 도입되었습니다. 그래서 소위 모비먼트(moviment, 프랑시스 퐁주가 만든 monument와 mouvement의 합성어)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역동성이 본 미술관의 과학, 문화 프로젝트 중심에서 만들어집니다. 장기 전시든 단기 전시든 상관없이 관객의 관심을 끄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시도 덕분에 재개관 이후 100만명 이상의 관객이 저희 미술관을 찾아주셨습니다. 이런 취지로 올해 10월 6일 열린 피카소-쟈코메티 전에서는 20세기 두 거장의 작품들을 동시에 감상하면서 그 두 예술가 사이에 어떤 관계,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들이 모색하고 있는 변화는 전시를 살레 저택에만 국한시키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개방 교류하여 작품을 대여하거나 파트너십을 통해 파리 미술관의 소장품을 널리 알리는데 힘쓰려고 합니다.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문화 단체들이나 저희와 추구하는 목적이 다른 곳들과 교류를 확대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올해 헝가리, 미국, 브라질, 이태리, 칠레, 아르헨티나에서 전시가 개최됐습니다. 이처럼 전시 공간을 이동하는 것은 피카소와 전시국들 간의 유대 관계에 깊이를 더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피카소라는 작가는 작품과 영향력이 워낙 세계적이니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고 살아나게 하는 것이 저희들의 임무이기도 하겠지요.

저희 미술관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미술관 건물입니다. 역사 기념물로 분류된 살레 저택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방문해 볼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최근의 보수 확장을 통해서 되살아난 그 화려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바르셀로나와 파리 외에 다른 피카소 박물관이 더 있습니까?

▲ 네, 프랑스만 해도 앙티브와 발로리스에 피카소 박물관이 있는데 두 도시 모두 2차 대전 이후 작가가 오래 체류했던 곳입니다.


- 최근 프랑스에서의 연이은 테러 공격이 전세계에 충격을 주었는데 프랑스나 파리의 관광 사업이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2015년 11월 파리 테러는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인들을 충격에 빠트렸고 파리 방문객 수에 치명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후 박물관, 미술관과 같은 문화 공간들을 중심으로 철저한 보안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저희 미술관 역시 테러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이전과 동일한 관람객 수에 도달했습니다. 특히 피카소-쟈코메티 전시회를 계기로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피카소-쟈코메티 전시를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본 전시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와 알베르토 쟈코메티(1901-1966)의 최초 2인전으로 내년 2월 5일까지 계속됩니다. 본 미술관과 쟈코메티 재단 소장 작품들 그리고 프랑스 국내에 소재한 작품들을 대여하여 총 2백여 점을 전시합니다. 본 미술관과 쟈코메티 재단의 다양한 문헌 연구를 통해서 알려지지 않았던 두 작가 사이의 공적인 관계 그리고 20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나누었던 우정의 역사가 드러났고 그에 따라 두 작가의 회화, 조각, 데생 작품들을 시대 순으로 또는 주제 순으로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기질은 달랐지만 자유로운 영혼과 창의력을 가졌던 두 작가의 작품들의 합일점이라든지 전후 미술계에 끼친 비 서구 문화의 영향, 그리고 초현실주의가 사실주의에 끼친 영향 등을 조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리라 기대합니다.

주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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