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9.11.15 금 00:39
> 기획/연재 > 사람을 만나다
“정기·해외공연 통해 부산 알리는 역할 하겠다”[사람, 사람을 만나다] - (124) 장연수 부산하모니합창단 단장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6.10.24  17:54:20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장연수 부산하모니합창단 단장이 합창단 창단 취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유튜브에 합창 영상 올려… 美 링컨센터 초청연주
지역 인재 창작곡 공모… ‘K-클래식’ 세계에 알려


합창은 자기 소리를 낮추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서 조화를 이뤄 나가는 소통의 예술이다. 합창을 하다 보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배려하는 법을 배우게 돼 학교폭력, 사회적 소통 부족 등의 부정적 요소의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 13년 동안 부산 민간합창단의 하나로서 수준 높은 연주력과 다양한 활동으로 합창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한 부산하모니합창단의 장연수(한양 리소스 대표·남구 대연3동) 단장을 만나 문화·예술에 관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 사회생활을 하면서 합창단을 하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 직장생활 약 10여 년 동안 무역업무를 하다 보니 거의 매달 외국을 오가며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살다가 죽는건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오랫동안 알아온 지인 한 분에게 합창단에서 같이 노래를 불러보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평소 음악을 좋아했지만 퇴근시간이 일정치 않아 매주 모이는 정기연습에 잘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도 있었는데 일단 한 번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합창단에 입단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 소리를 죽이고 하나의 화음을 이루는 합창의 세계에 빠지다 보니 건조한 사회생활 속에서 가슴속 한 켠에 방치되어 있던 어릴 적 꿈이 하나하나 되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합창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 취미로 합창단 활동을 시작하다가 큰 비전을 갖게 되셨다고요?

▲ 처음 활동하던 합창단을 그만두고 부산에서 조선기자재 제조업을 경영하시는 사장님을 비롯하여 13명의 뜻있는 분들과 부산 최고의 민간합창단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하에 그 당시 부산시립합창단 수석 지휘자이셨던 김강규 지휘자(현 경주시립합창단 수석 지휘자)를 모시고 13년 전인 2003년도에 지금의 부산하모니합창단을 창단하였습니다.

잘하고, 좋아하는 것도 즐기는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였듯이 모두 비전공자이고 각자의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직 ‘열정’으로 문화의 불모지라는 부산에 합창문화의 등불이 되어 보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하였습니다. 최고의 지휘자를 모시고 만드는 음악들은 민간합창단에서 잘 연주되지 않는 무반주 다성합창 등 예술적인 노래들을 많이 연주하여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08년도에는 국내 및 국제 대회에서 상을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창단을 주도하시고 부산의 합창문화 발전에 애착이 남다르셨던 故 임도근 초대단장님(前 ㈜삼공사 대표이사)께서 다음 해에 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신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보니 합창단의 운영과 활동의 영역이 조직적이고 세련되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음악적으로 실력 있는 단원들도 들어오게 되어 연주력도 좋아지고 규모도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경영자들께서 직접적으로 문화활동에 뛰어들어서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문화 예술인의 부족한 영역을 기업인의 다양한 노하우와 접목시킨다면 시너지 효과로 부산문화가 크게 발전하리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 미국 링컨센터의 초청연주는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저희 정기연주회를 10년 전부터 매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지금은 저희 합창단 유튜브 계정의 구독자가 660명 이상이고 그중 600명 이상이 외국인입니다. 그런데 영국의 작곡가가 본인의 곡을 연주하는 저희 동영상을 보고서는 2014년도 뉴욕 링컨센터에서 자신이 지휘하는 합창연주에 저희 합창단을 초청한 것입니다. 부산의 한 일간지에서 이 내용이 큰 꼭지로 보도가 된 이후 많은 합창단들이 유튜브에 본인들의 연주영상을 많이 올리게 되었고, 이로 인해 연주력과 무대연출 등 부산의 민간합창단의 연주 수준도 많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바꾼다는 얘기가 있듯이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을 하다 보니 뉴욕에서 연주하는 날도 오게 되더군요. 미국 연주 이후에 글로벌화를 위해서 페이스북에 합창단 계정을 오픈시켰더니 외국인들이 하나둘씩 입단하기 시작하여 5명이 활동하다가 3명은 본국으로 돌아갔고 지금은 두 명의 미국인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 민간단체가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 전문예술단체가 아닌 과외로 문화활동을 하는 민간예술단체들은 문화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입니다. 이런 분들은 전문예술단체의 공연에도 관심을 갖고 관람하면서 공연장을 찾는 소비자들입니다. 따라서 부산시 차원에서나 문화재단 등에서 동호회 또는 예술동아리라고 불리는 민간예술단체에 전문예술단체에 준하는 지원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민간예술단체의 증가는 전문예술인의 고용수요를 늘리게 되고, 공연도 실험적인 것을 벗어나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창의력 있게 구성되어 성황리에 연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살펴서 이런 단체에 많은 지원을 해 준다면 부산 문화 발전에 큰 몫을 하리라 확신합니다.


- 사업을 하고 계시는데, 예술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 제가 개인사업을 하면서 합창단을 운영하다 보니 음악 전공자들이 입체적인 사고를 가진다면 쉽게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미 사회에 구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중 하나가 작곡가들의 창작곡 발표입니다. 그래서 저희 합창단은 올해부터 부산지역 출신 대학생 및 졸업생의 창작합창곡을 공모하여 무대인사 및 시상도 하고 연주를 동영상에 한글과 영어자막을 동시에 넣어 외국에서도 보고 듣고 이해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민간합창단이 연주하였으니 시청자들이 보편적으로 연주가 가능한 곡으로 인식할 것이고 악보가 필요하면 구매를 의뢰할 것입니다. 외국의 합창곡 사이트와도 연결하여 저희가 공모하여 연주한 한국창작곡을 소개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외국은 저작권 보호가 철저하므로 좋은 창작곡이 인기리에 구매된다면 작곡가는 저작권료를 적잖이 받을 수 있으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K-Classic을 해외에 알릴 수 있으니 국위선양도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창조경제의 한 부분일 수도 있겠네요.

과거에는 작곡가들이 좋은 작품을 써도 알릴 수 있는 방법에 한계가 있었지만 SNS 덕분에 이제는 그 방법이 쉬워졌습니다. 다만, 자기 작품을 잘 연주해 줄 수 있는 연주단체를 찾는 것이 관건인데 저희가 그런 역할을 감당하여 작곡학도들의 창작의욕 고취와 한국합창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묵묵하게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리라 보고 계속 진행하려고 합니다.


- 합창단 운영의 기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합창단이나 기업의 운영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기업은 최대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상하관계 속에서 개인을 희생시켜가면서 조직이 움직이지만, 합창단은 사회생활에서 받는 이러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푸는 곳이기 때문에 자유롭고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전투력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마냥 자유롭다 보면 본질을 잃을 수가 있으므로 공동의 행복을 위해서 목표와 방침이 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철학과 방침이 있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합창단으로 모였으면 우선 합창을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합창단이 연주력이 좋아야 동영상도 만들어서 전파하고 단원들의 자부심도 높아지며 이러한 것이 연주력 향상으로 다시 피드백됩니다. 민간합창단에서 합창을 잘하려면 출석을 잘하면 됩니다. 이게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강요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출석을 잘하려면 실력 있는 지휘자와 반주자 그리고 쾌적한 연습실이라는 기본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단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행사 연주기획 등에 있어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준비되어져야 하며 단원들의 마음을 잘 살펴서 가족이라는 마인드가 되어야 출석을 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한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합창음악이 만들어집니다. 몇 년 전 모 TV의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 이후로 합창단들이 많이 생겼습니다만, 처음의 열정과는 달리 정기적으로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 보니 해체된 합창단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민간합창단은 ‘즐겁게 출석하게 하는 것’이 운영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반적으로 취미생활은 소위 배부른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들을 합니다만?

▲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어려운 것도 멀리 있는 것도 아니며 더구나 숨길 것도 아닙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하루라도 일을 안 하면 마치 죄를 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개발의 시대에서 인생을 살아오셨습니다. 심리학자 김정운 교수가 얘기했던 ‘놀면 불안해지는 병’이지요. 덕분에 우리가 편안해졌습니다만, 그렇다고 같은 인생을 반복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다니다 보면 그 친구들은 이 세상이 마치 놀이터인 양 금요일 오후면 자동차에 카라반이나 보트 등을 달고 떠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우리가 그 정도의 여유는 갖지 못했지만 적어도 합창, 독창이나 악기연주 그리고 음악예술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자기만의 취미를 향유할 수 있을 당당한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바쁜 사회생활이지만 내 인생은 내가 즐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 얼마든지 문화예술의 취미를 즐길 수가 있으므로 과감하게 몸을 담그시라고 권합니다. 각 민간 예술단체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평생교육원 등을 운영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서포터 해 주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요. 그중에 합창은 자기 소리를 낮추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서 조화를 이루어가는 소통의 예술이기에 초·중등학교에서부터 많이 권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합창을 하다 보면 마음결도 부드러워지고 배려를 알게 되어 학교폭력, 사회적 불소통 등 부정적인 요소의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입시에 매몰되어 음미체(음악, 미술, 체육) 교육 시수가 줄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습니다.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리다가 나중에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거든요. 지금이라도 정치하시는 분들이 우리사회의 미래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학교에서부터 풀뿌리 문화교육을 많이 실시하여 우리 자녀들이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준비를 해주었으면 합니다.


-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입니까?

▲ 일 년 중 제일 큰 행사가 정기연주회입니다. 1년간 연습했던 모든 역량을 보여주는 연주이기에 모두가 약 두 달간은 직장, 가정을 잠시 접어두고 올인합니다. 이 연주를 위해서 노래뿐만 아니라 행정적으로는 재정, 홍보, 섭외, 인쇄물, 영상물 제작 등 많은 일들을 본업을 제쳐두고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겪고 성황리에 연주를 마친 후, 로비에서 단원들 가족 또는 지인들이 꽃다발을 나누며 기뻐하고 단원들 서로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올 7월에 이탈리아 노비 리구레(Novi Ligure)라는 시에서 초청연주가 있었는데요, 해외의 합창단과 조인하여 연주하고 현지 시장이 감동을 받아서 부산시와의 교류 의사를 표해 왔는데 합창을 통해서 민간사절단으로서 역할도 했다는 생각에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 매주 월요일 저녁,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통해서 60여 명의 단원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화음을 만들어 가는 모습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뿌듯함이 있습니다.


- 지금 하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 차별화된 민간혼성합창단 단장의 입장에 초점을 맞추어서 지금까지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원래 저는 합창단이 본업은 아닙니다.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부산공고를 졸업했고 동아대에서 공학을 전공하였습니다. 1993년도부터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해 현재 철강, 주물용 원부자재를 유통하는 무역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중국이 주요 수입국입니다만, 변화가 많은 지역이라 품목에 따라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으로 수입처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남미 쪽의 원자재에 관심을 두고 영역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 저희 합창단은 풍요로운 합창문화 생활을 통해 건전한 사회인으로서 인생을 즐기는 것 외에 창작합창곡 공모사업을 통해서 작곡학도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이를 국내외에 알리는 사업을 계속할 것이며,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해외 교류연주를 통해서 부산을 알리는 민간사절단 역할도 계속할 것입니다. 얼마 전 장애우 음악회에 특별출연했었는데 심신이 불편하거나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힘이 되는 합창을 들려주는 사회봉사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일간리더스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백재현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