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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내 ‘멀티플레이어’… 협동 가장 중요”[사람, 사람을 만나다] - (123) 홍은지 부산시향 제2바이올린 수석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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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7  17: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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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지 부산시향 제2바이올린 수석이 제2바이올린의 역할과 국내외 오케스트라의 차이점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악기 멜로디 표현 도움·곡의 브릿지 역할 등
미국, 후원 통한 자본력으로 공연 퀄리티 높여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부산시향에서 제2바이올린 수석의 역할을 하고 있는 홍은지(32·여·해운대구 우동)를 만났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오케스트라에 있어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미국의 클리블랜드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했다. 오케스트라에 있어 제2바이올린은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악기다. 제1바이올린의 선율을 조금 더 낮은 음역에서 받쳐 주기도 하고 때로는 곡 전체나 각 악장의 전반적인 템포나 흐름을 지휘자의 사인에 따라 나타내면서 곡의 색깔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비올라나 첼로와 함께 곡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홍은지는 이상적인 오케스트라상에 대한 설명과 미국의 오케스트라 시스템, 그가 근무하는 부산시향에 관한 느낌 등을 설명했다.


- 오케스트라에 있어 제2바이올린의 역할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 오케스트라에 있어 제2바이올린의 역할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역할 중 하나를 맡고 있어요. 우선 오케스트라는 크게 현악기와 관악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중 현악기 부문에서 가장 고음의 영역을 맡고 있는 바이올린이라는 그룹에는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 두 그룹이 있습니다. 제1바이올린은 주로 선율을 담당하고 있어요. 가장 높은 음역대의 소리로써 화려하고 아름답죠. 제2바이올린은 같은 고음역대의 현악기이자 같은 바이올린이지만 제1바이올린과 똑같이 고음 선율을 연주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가끔 제1바이올린의 선율과 멜로디를 조금 더 낮은 음역에서 함께 받쳐주어 고음의 멜로디를 조금 더 강조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분위기에 따라 두껍고 굵게 효과적으로 꾸며주기도 하며 때로는 훨씬 파워풀하고 강력하게 표현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곡 전체나 각 악장의 전반적인 템포나 흐름을 지휘자의 사인에 따라 맨 처음 등장하여 나타내어주고 알려줌으로써 곡의 색깔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역할로서 저음 현악기들, 비올라나 첼로의 리듬을 더욱 세분화하여 뒷받침해주기도 하고 비올라나 첼로와 함께 곡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한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 즉, 현악기뿐만이 아닌 오보에나 클라리넷 등 다양한 다른 파트들의 등장에 제2바이올린이 함께 하거나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함으로써 곡의 흐름을 잡아주고 때론 테마들이 나올 때 연결고리 같은 역할을 중간중간 함으로써 곡이 끊임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의 역할을 합니다. 자동차의 엔진이라는 표현이 여기서 나올 수 있는데요. 만약 제2바이올린이 흔들릴 경우 다리가 끊어지는 듯 음악의 흐름이 끊겨버리는 위험이 있어 제2바이올린 연주자들은 사실상 그 어떤 파트보다도 예민하게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야 합니다.

제1바이올린과 호흡하다가 갑자기 비올라와 함께했다가 또다시 첼로와 함께하고 혹은 목관악기 타악기 등과 함께 시시때때로 호흡을 맞추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만 하고 그 호흡들이 끊기지 않고 하나가 되었을 때 그 오케스트라의 진정한 실력이 돋보일 수 있겠죠.

오케스트라의 제1바이올린이 고기의 살 부분이라고 한다면 제2바이올린은 그 살점이 붙어있는 뼈대와도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오케스트라의 특성상 협업이 중요합니다. 연습 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 오케스트라 안에는 무수히 많은 악기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무대에서 작품들을 다 같이 동시에 만들어가는 만큼 협동은 오케스트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듣지 않은 채 각자 다른 소리를 낸다면 그 오케스트라는 연주를 할 수 없겠죠.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정교하고 섬세하게 차근차근 서로를 맞추어 갈 줄 알아야 하는데요. 예를 들면 음의 색깔, 볼륨, 음정 그리고 박자, 곡의 흐름, 한 사람 한 사람의 작품에 대한 열정 그리고 다 같이 한마음이 되어 무대 위에서 음악을 혼신을 다해 쏟아냈을 때 정말 훌륭한 음악이자 훌륭한 오케스트라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러기 위해 다 같이 한 데 모여 연습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고 리더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곡의 특징과 분위기를 이해한 후 서로의 소리와 템포를 들어가며 때로는 주요선율이 나올 때 다른 악기들이 소리를 낮추어 주요선율을 부각시켜주는가 하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클라이막스에 치닫아 한소리를 내며 다 같이 힘찬 연주를 할 때면 클라이막스의 감동이 배가 되기도 하고 서로서로 주고받는 질문과 응답과도 같은 음악을 풀어갈 때면 그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굉장히 세심히 들어가며 바로바로 이어줄 줄 알고 넘겨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연주 전 리허설을 할 때 지휘자의 큰 신호 아래 각 파트들이 서로 각자의 그때그때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 듣고 맞추는 작업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지휘자가 전체의 밸런스와 곡의 해석을 이끌어 주시고 각 파트 리더들이 빠른 이해와 진행을 도우면 나머지 사람들도 따라가기가 수월하고 결국 모두의 노력으로 한 작품이 완성되겠지요. 하지만 각 파트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 듣고 맞추어 가지 않는다면 파트끼리의 문제 그 이상을 넘어 오케스트라 전체가 흔들릴 수 있으므로 개개인의 호흡과 앞, 뒤, 옆 사람의 호흡을 함께 느끼며 지휘자의 안내에 따라 연습과 연주에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청중에게 그 작품에 대한 감동과 연주자들의 열정이 잘 전달 되어질 것입니다.

   
 


- 국외 오케스트라와 국내 오케스트라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예: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부산시향)

▲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방식이나 단원들의 계약제도 그리고 연주 홀과 대기실 등 문화적·환경적인 부분에서 대단히 차이가 있습니다. 역사와 그 나라의 성향도 한몫 할 텐데요.

유럽에서 건너와 미국에 오케스트라라는 것을 만들 때부터 미국은 원조인 유럽 오케스트라보다 더 대단한 미국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었던 열정이 대단하였고 미국 내에 각 주에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정말 훌륭한 유럽 연주자들을 대거 영입해 오고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현대 미국에는 정말 훌륭한 오케스트라들이 존재합니다. 반면 한국은 한국 전통음악이 있었고 서양악기가 국내에 들어와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클래식이 활성화되었더라도 미국만큼 투자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운영방식이나 연주자들의 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제가 몸담고 있는 부산시향은 부산시의 소속입니다. 외부 기업이나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투자자들이 없는 실정이고 오직 시의 예술 운영 기금으로만 모든 것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단원들 모두가 공무원 신분이고 호봉제로 운영됩니다. 공휴일, 근무시간, 연금 등의 제도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며 매달 정기공연을 통해 부산시민들께 좋은 연주를 보답하기 위해 매일 리허설과 개개인의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좋은 지휘자와 연주자들을 국내외에서 초청하여 공연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국이나 유럽만큼 막강한 자본력과 두터운 클래식 팬층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여 비교적 월급이나 연주 횟수도 작고 규모 또한 제한적이며 연주 홀 역시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산시향은 대한민국에 두 번째로 오래된 오케스트라로서 그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만큼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시스템과 장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어떠한 위기가 오더라도 주어진 환경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매 연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살펴보면 미국은 기부를 받아 운영됩니다. 100% 후원제입니다. 지금 현재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예산은 2000억 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케스트라 자체 내의 수명의 자본조달자들이 매달 기업이나 은행 혹은 부자들에게 후원을 작게는 수백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을 받아옵니다. 티켓 팔고 오케스트라 운영하고 단원들 월급 주는 것에 있어 안정적이고 기부는 끝이 없습니다. 거대한 자본력은 단원들의 월급뿐만 아니라 단원들의 대기실과 연주홀, 그 외에도 개개인의 악기후원과 관리, 홍보, 기획 모든 곳에 쓰이고 있으며 야외무대와 무대 주변의 환경 조성이 환상적이며 이러한 장소에서 매년 큰 페스티벌을 대대적으로 열어 두터운 팬층과 클래식 애호가들을 구축하고 있어서 운영과 연주력과 청중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전문적이고 높습니다. 실제로 이런 오케스트라는 나라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고 세계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겠죠. 간단한 예로 그 오케스트라에 초봉은 1억이 넘고 좋은 악기를 지원해주고 관리 또한 해 줍니다. 대기실도 한 사람 한 사람 따로 있어서 연주 전 긴장을 풀고 정신을 가다듬을 공간과 필요한 연습을 언제든 할 수 있는 환경으로써 연주자가 음악 활동을 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고 무대에만 매진할 수 있겠죠. 하지만 연주가 굉장히 많습니다. 일주일에 같은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3회를 해야 하고 (목, 금, 토) 간혹 일요일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일 년 내내 굉장히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휴가는 딱 한 달 있습니다. 리허설 시간에도 매 순간 감독과 체크가 엄격합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정해진 룰에 따라 패널티나 연봉 삭감 혹은 계약만료와 갖은 엄격함도 자연히 따라온답니다. 이러한 체계적이고 막강한 자본력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기 충분한 환경으로 갖추어 가며 미국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이자 미국 오케스트라의 자부심을 높이 세우는 역할도 하고 있죠.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오케스트라가 되었습니다.


- 부산시향 지휘자와 악장이 공석 중인데 애로사항은 없습니까?

▲ 아무래도 우리 시향을 대표하는 상임 지휘자가 없다 보니 외부에서 좋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그때그때 호흡을 맞추며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한다는 측면에서 항상 새롭고 신선하고

다채로운 배움과 좋은 음악가들을 접할 기회들을 가질 수 있어 좋지만 거기서 오는 문제점

또한 배제할 순 없습니다. 매번 새로운 사람에게 적응하는 과정 또한 쉽지 않은데요. 서로를 잘 모르니 우선 알아가야 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하구요. 그걸 아는데 시간이 짧게 걸릴 수도 있지만 여기저기서 새로운 문제점에 직면할 때엔 서로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 이전에 이미 정해진 프로그램이 있을 시에 거기서 오는 부담감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단원 들 역시 각자 지휘자의 다른 스타일과 해석을 그때그때 알아가고 맞추어 가는 작업이 상당히 힘들 때도 있는데요. 지휘자 역시 한 단체를 처음 만나 몇 번의 리허설로 모두를 파악하고 이끌어 가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각 오케스트라마다 단점과 장점이 있다 보니 그것을 상호 보완하는 작업이 짧은 시간 내에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 있어 저희와 오랜 시간을 보낸 상임지휘자와는 이 시간들을 단축할 수 있고 프로그램 보완을 통해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반면에 이를테면 매번 새로운 게스트 지휘자가 올 때마다 다시 반복해서 늘 같은 과정을 불필요하게 겪을 수밖에 없고 항상 함께하던 단원들 역시 지칠 수밖에 없죠. 이런저런 힘든 부분을 악장이 있어 단원을 대표해 매번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소통과 의견조율을 할 수 있었다면 더욱 도움이 되고 좋았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다들 묵묵히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를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 부산시향에서 3년 반 동안 근무했는데 느낌은 어떻습니까?

▲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이라는 매력적인 곳에서 멋진 바다와 훌륭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함께 산다는 것은 여간 축복받은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훌륭한 연주자들과 함께 매번

부산시민들 앞에서 연주를 할 때마다 굉장히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한마음 한뜻이 되어 좋은 연주를 했을 때면 그 감동은 관객들에게도 전달이 되어 반응도 좋고 연주자 또한 참 신나고 즐겁습니다.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근무한 3년 반 동안은 그런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특히, 학생 신분으로서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며 음악을 할 때와 프로연주자로서 한 단체에 소속되어 음악 활동을 하는 부분은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안정감을 느끼며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행복하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으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지며 책임감과 함께 스스로 더욱 성숙한 연주자로 진실한 음악을 하며 우리 교향악단의 한 일원으로써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 학생시절 늘 솔로 연주와 활동에 관심을 갖고 혼자 연습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오케스트라에 대해 그 깊이와 다양성을 발견하고 그에 필요한 부분들을 보완해가는 중입니다. 더 나아가 화합과 조화, 그리고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한순간 순간 느끼는 모든 것들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흡수하고 배우고 싶습니다. 오케스트라보다 조금 작은 규모의 앙상블이나 못다 한 레퍼토리도 공부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는 후학 양성에도 관심을 갖고 제가 경험한 것들을 전하고 진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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