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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도 귀가 있는 세상[리더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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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26  14: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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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훈
 부산대교수 컴퓨터공학과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우리의 속담이나 ’벽에도 귀가 있다‘, ’주전자에도 귀가 있다‘ 라는 외국의 속담은 모두 말을 함에 있어서 신중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이 속담이 실현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말의 신중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편리한 삶의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능으로서의 귀를 만든다.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세상이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이라는 기술이 현실화되면서 점차 우리들 생활 속으로 걸어오고 있다.

컴퓨터 뿐 만 아니라 주변의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하여 각종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다. 이런 사물(things)은 사람(people)과 자료(data)와 연결되어 필요한 처리(process)후 서비스를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만물인터넷이다. 벽에도 바닥에도 자동차에도 심지어 거리의 전봇대나 쓰레기통에도 귀와 눈, 그리고 머리와 같은 기능을 붙여서 편리한 세상을 실현하는 혁신의 통합적 기술이다. 향후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로 만물인터넷이 언급되고 세계적인 네트워킹 회사인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10년 뒤에는 19조달러, 국내시장 251조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가치와 시장규모가 말해주듯이 각국은 이에 대한 대비를 범국가적으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국내 정책도 머지 않아 변화할 것이라 예견된다.

만물인터넷 세상에서는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 알람에 의해 눈을 뜨면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고 전기밥솥에는 밥이 완성되어 있고 자리에 일어나면 혈압, 심장박동, 심전도에 대한 정보가 점검되어 이상유무를 알림과 동시에 담당 의사에게 보고가 되고 이상이 있으면 의사의 진단 내용을 받아 볼 수 있다. 차를 몰고 나가면 집으로 외출을 알리고 각종 기기에 안전장치가 가동된다. 자동차에게 ‘출근’을 지시하면 자동차는 도로상황을 점검하여 경로를 정한다. 출근길에는 차안에서 신문을 읽거나 아침 회의에 다룰 보고서를 점검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차를 몰고 가면서 원하는 음식점에 음식을 미리 주문하고 목적지 주변의 빈 주차공간을 알려준다. 퇴근길 쇼핑몰에서 구매할 물건들을 카터기에 알려주면 물건들이 있는 위치를 파악하여 가장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편리한 세상이 항상 행복하다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기술은 그림자를 달고 다녔다. 신기술은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 출현과 흐름을 부인할 수는 없다. 활용의 지혜와 대응하는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변화의 속도가 느린 농경시대에는 새로운 기술 혹은 도구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지만 오늘날은 사정이 다르다. 급하게 변하는 기술을 이해하면서 그것이 주는 편리함과 그 속에 숨어 있는 그림자를 볼 수 있어야 한다. 2차산업 혁명이 일어나 기계가 나타나면서 그 그림자를 찾아내는 것은 인문 사회학의 몫이였는지 모르나 지금은 과학자, 공학자,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몫이 되었다. 신기술 변화를 경험한 세대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산업기술혁명을 경험한 선진국들이 ICT기술을 산업에 접목시키는 접근을 보면 기계화 경험 덕분에 매우 정교할 뿐 만 아니라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일등 놀음에 몰입하고 있을 때 그들은 지식기술의 산업화를 통해 시장을 점유하는 것을 보면 사회적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낀다.

필자는 요즘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도록 한다. 가급적 사용을 절제하라고 하면서 급한 용무는 허용한다. 사용에 대한 책임, 다른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누구나 알 수 있는 설명과 함께. 그 후로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는 학생은 눈에 띄게 줄었고 수업태도도 좋아졌다. 이 이외도 강의실의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많이 변하고 있다. 중요한 메모는 스마트폰에 있는 카메라로 찍고, 이해가 되지 않은 과목을 녹음을 하기도 하고, 노트 대신에 태블릿에 필기를 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필기를 하지 않는다고 학습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없고 다른 기기의 사용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고 단언할 수 없다. 20, 30년 전에 공부를 했던 세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술의 출현은 인간성 문제라는 그림자를 달고 다닌다. 산업기술의 출현에서 시작된 그림자는 지금도 살아지지 않고 여전히 진화된 모습을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기술출현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추거나 과거로의 회귀는 힘들어 보인다. 새로운 기술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만물인터넷이라는 세상에서 좀 더 편리하여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 미래에 우리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이다. 문명의 혜택이 클수록 그 그림자의 길이는 길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검.경.군이 동원되어도 한사람을 잡지 못하는 모습에서 이런 그림자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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