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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진해운 되살리고 해운·조선산업 큰 그림 그려야”[부산경제 활로를 찾는 릴레이 인터뷰] - (68) 류동근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부 교수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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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7  15: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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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법정관리 결정 잘못된 판단…설득 노력 부족
정부, 부산항 육성 정책 수정해야…고부가가치 필요
해운, 혈류와 같아 산업 전반 흐름에 영향…회생시켜야

   
 

지난 8월 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개시된 이후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100여척에 달하는 한진해운 선박들이 세계 각국의 항만에서 입항 거부 사태가 빚어지며 한진해운 선박들은 전 세계 공해상에 둥둥 떠다니는 미아 신세가 됐고 물류대란 사태가 빚어지며 수출기업들은 물품의 적기 인도를 하지 못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는 해양산업 비중이 높은 부산지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도선·예선·급유·급수·선박고박·선용품 등 항만 부대서비스와 연관된 업종의 연쇄도산이 우려되고 이에 따른 대량 실직도 발생될 전망이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한진해운 여파로 인한 부산 항만물류 업체의 피해가 연간 16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한국선주협회 측은 지역 항만산업 관련 일자리가 2300여개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산항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부산항을 모항으로 사용하는 한진해운이 부산항에서 담당하는 100만 여개의 환적화물이 사라지고 외국선사들이 환적 기지를 일본이나 중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부산항의 동북아 환적중심항이라는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는 한진해운 선박들이 실어날랐던 수출입화물이 대부분 외국선사로 옮겨갈 수밖에 없어 막대한 운임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국부유출 현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처럼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피해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해양강국 한국의 위상도 덩달아 추락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류동근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부 교수를 만나 한진해운 사태를 진단하고 전망 및 대책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류 교수는 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부(해운경영, 해운항만물류 전공)를 졸업한 뒤 영국 카디프 대학( Cardiff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해양수산부 장관 정책자문위원을 비롯해 해수부 해운항만국제물류교류협력사업단 단장, 해수부 정책자문위원회 해운물류분과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견해를 말해준다면?

▲ 국내 1위, 북미항로 5위, 세계 7위의 국가기간 물류사업망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들어간 상황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수출입에 의존하는 무역국가인 우리나라는 무역에서 해상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99%를 차지할 만큼 많은 화물을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국적선사가 화물을 운송하지 못하고 외국적 선사에 의존해야되는 상황이 초래돼 막대한 경제적 손실 발생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반도 약화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이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보내지 말고 한진해운을 설득해 자구노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할 수 있게끔 더많은 노력을 했어야 했다.

글로벌네트워크물류사업인 해운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제조업을 구조조정 하듯이 법정관리 결정을 내린 금융위원회 등 정부의 판단이 아쉬운 대목이다.

   
 


-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예상되는 피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진해운 선박들이 세계 각 항만에 입항하지 못하고 공해상에서 발이 묶이면서 적재된 화물 운송이 안돼 수출입 업자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여기에 해운항만 부대 업종들의 일거리 감소로 인해 영세하고 자금력이 약한 중소 해운항만 업종들이 문을 닫거나 대규모 실업문제 발생이 불가피해졌다. 한진해운이 차지하는 국내 운송 화물이 전체 20%에 그치는데 반해 80%에 달하는 글로벌 화주들이 한진해운 선박을 이용하고 있기에 해외 화주의 경제적 손실에 따른 우리나라 신뢰도 추락도 감수해야 한다.

한진해운 청산시에는 국적선사가 사라지게 돼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도 약화될 전망이다.

한진해운을 대신해 외국적 선사들이 화물 운송을 맡게 되면 운임 상승이 뒤따르고 이는 화주의 물류비 증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국내 수출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전 세계 시장에 제품을 팔아야 하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국제수지도 영향을 받는다.

국적선사는 국제수지개선에 상당한 역할하고 있는데 한진해운이 사라지면 화물을 대신 운송해주는 외국적선사에 운임을 달러로 지불해야해 국제수지의 밸런스가 깨지게 되는 우려도 크다.

해운산업은 우리 몸에 비유하면 혈류에 해당되는데 물류에 지장이 생기면 산업 전반의 흐름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한진해운은 신규 선박을 국내 조선업계에 발주했는데 한진해운 사태로 국내 조선업 타격도 불가피하다.

이외에도 선박척수 및 선복량 등 해양강국의 지표도 떨어져 우리나라의 위상 하락과 해양산업의 기반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재 양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 한진해운 여파로 부산항이 입을 피해는?

▲ 우선 물동량 감소가 예상된다. 현재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절반이 넘는 물량이 환적물량인데 그동안 한진해운은 모항인 부산항을 환적항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해외 선사들은 더나은 서비스와 비용 등 조건에 따라 언제든지 기항지를 바꿀 수 있다. 해외선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막대한 환적화물 이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부산항 항만관련 업종들은 더욱 경영이 힘들어지고 부산항만의 경제 및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상해항에 동북아 환적중심항의 타이틀을 내줄 우려도 있다. 상해항을 동북아 환적거점항으로 육성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지는 가운데 올해 중국 해운선사인 코스코의 주도로 초대형 해운동맹이 출범하면서 중국의 시장지배력이 증가해 부산항에서 처리해오던 28%에 달하는 중국 환적물량이 상해항으로 이전될 여지도 남아있다. 특히 한진해운이 부산항에서 처리하던 북중국 화물이 상해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 부산항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환적화물을 비롯한 컨테이너 물동량에 의존하는 부산항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해수부는 지난해 말 부산항을 세계 2위의 환적거점항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불확실성이 높은 환적화물에 매달려 정부 정책을 가져가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부산항 육성 정책의 방향도 다시금 고려돼야 한다. 부산항에 화물을 유치하는 외국선사에 인센티브를 높여주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는 건 일시적인 효과만 불러 올 뿐이다.

그보다는 물동량 중심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시키는 방향으로 부산항의 기능을 다변화해야 한다. 선박수리조선단지 및 LNG벙커링 기지 조성, 배후물류단지 활성화 등 부산항을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만들어 외국적 선박이 스스로 찾아오는 항만으로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사태의 바람직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청산 절차를 밟는다면 한진해운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사라지게 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일한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인적네트워크와 영업망, 영업력 등을 인수해 몸집을 불려야 한다. 청산시에는 남은 국적선사를 제대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한진해운을 회생시킬 수 있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시 살리면 규모 축소는 불가피해지겠지만 경쟁력을 강화시켜 작지 강한 해운사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회생으로 결론나면 한진해운은 붕괴된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과 경쟁력있는 운임, 더 나은 서비스를 통해 화주 영업을 다시 해야한다.

물론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기사 및 선원 등 해운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많은 수출입 관련 기업인 화주 등 해운의 저력과 기반을 갖추고 있기에 다시 세계적인 선사로 키워나 갈 수 있는 밑거름은 충분하다.

특히 한진해운의 국내화주는 1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외국 화주다. 국내 화주만 도와주면 금방 일어설 수 있다고 본다.

또 경제성이 없는 낡은 선박을 대체해 우리나라 조선소에 경쟁력있는 신규 선박을 발주하면 조선경기도 되살아날 수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한진해운을 회생시키고 해운과 조선의 부흥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지금 현 상황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해결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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