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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복지보다 촘촘한 동네 복지체계 필요”[사람, 사람을 만나다] - (120) 장재호 영도구 드림스타트담당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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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6  18: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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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호 영도구청 드림스타트담당이 26년간 사회복지 업무를 하며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드림스타트 사업’ 아동의 공평한 출발 기회 보장
‘동 복지허브화’, 찾아가는 맞춤형 통합복지 제공


올해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제도가 도입된 지 29주년이 됐다.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전국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읍ㆍ면ㆍ동 주민센터 및 구·군청 행정기관에서 복지정책을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최일선의 ‘복지 일꾼’으로 1987년 49명으로 시작해 이제 1만7000여 명에 이른다. 그중 부산시 사회복지 공무원은 1611명이고 영도구에 84명이 근무하고 있다. 1991년 임용돼 26년째 복지전담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영도구청 드림스타트담당 장재호(50·영도구 동삼동)를 만났다. 그는 영도구 복지 행정의 산증인으로서 그의 철학을 들려줬다.


- 사회복지공무원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었습니다. 부모가 화재로 사망한 후 시골 할머니 댁으로 전학을 와서 저와 같이 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할머니가 갑자기 사망하셨는데 친척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당시 면사무소 직원이 와서 모든 장례절차를 도와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제가 사회복지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힘들 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리라’는 막연한 생각을요. 아마 그게 바탕이 되어 망설임 없이 사회복지를 선택해서 1991년 7월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 지금 드림스타트담당인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고 있습니까?

▲ 드림스타트사업은 아동의 공평한 양육여건과 출발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건강, 보육, 복지의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복지사업입니다. 주로 만 12세(초등학생 이하) 아동 및 그 가족을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통하여 아동의 양육환경 및 아동발달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동의 신체·건강, 인지·언어, 정서·행동 그리고 부모 및 가족 관련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동의 건강한 생활과 성장을 위해 사전 예방적 프로그램 실시와 부모 및 가족 교육 등을 통해 아동의 올바른 자아형성 및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드림스타트는 2007년 시작해 현재 전국에 229개소가 있으며 영도구는 2014년 7월 219번째로 개소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 1990년대 아날로그 복지현장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 1991년 7월 1일 첫 발령지에서 전임자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을 때가 생각납니다. 인계내용 중 인상적인 것이 ‘손수레’와 ‘되’(부피를 재는 도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손수레’는 쌀과 보리쌀 등 성품을 싣고 수급자 가정까지 배달하는 용도로 ‘되’는 1인당 쌀 10kg 보리쌀 2.5kg을 정확하게 퍼 주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로 사용하였습니다. 지금 신규직원들한테 이야기하면 이해가 잘 안 될지 모르지만 90년대 복지현장에서는 수급자에게 현금보다는 쌀, 밀가루, 식용유, 만두 등 현물 지급이 주를 이루었고, 지급 방법 역시 발품을 팔아서 전달하고 모든 행정처리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아날로그 복지현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 사회복지공무원 하면 먼저 ‘참 힘든 직업이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일하시면서 제일 힘든 때가 언제였습니까?

▲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고질 민원을 만났을 때가 많이 힘듭니다. 담당자의 설명은 아예 들을 생각도 없고 무조건 자기주장만 하고 억지를 부리며 폭력까지 행하는 민원들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 저희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거든요. 그리고 정부의 새로운 복지 정책이 생기면 그 사업을 현장에서 시행하게 되는데 그 정책에 따른 대상자 발굴, 전수조사, 홍보 등 업무가 과중됩니다. 사실 업무 과중도 힘들지만, 도움이 절실한 민원이 그 법과 제도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어렵게 구청·동 주민센터를 방문했는데 기준에 맞지 않아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실망하여 힘없이 돌아가는 뒷모습을 볼 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가족관계 해체와 경제적인 사정 등으로 자녀들이 부모 장례를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또 부모를 부양할 수 없다는 부양기피 사유서를 제출하는 것을 보면서 괜히 구슬퍼집니다.


- 아침에 출근하면서 무슨 생각을 합니까?

▲ ‘난 모든 사람의 감정의 쓰레기통이야’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하루 힘든 민원과 싸움하는 직원들의 감정을 들어야 하고, 삶이 지친 민원과 정부시책에 대한 불만이 많은 민원의 얘기를 묵묵히 들어주어야 합니다. 아마도 그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말 속에 답이 있음을. 때로는 막연히 대화할 상대가 없어 찾아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민원이 해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출근하면서 늘 묵묵히 “오늘도 경청하자”라고 각오를 다지면서 출근합니다.


- 나에게 채워져 있는 감정 쓰레기통은 어떻게 정리합니까?

▲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으로 정리를 많이 합니다. 우리 영도구 구정구호가 “변화를 즐기자! 가치를 창조하자! 찾아가서 봉사하자!”입니다. 저 또한 변화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취미이자 특기가 사진촬영인데 나만의 사진, 나만의 색깔이 있는 사진을 원하던 저에게 항상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장재호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진!)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2007년 어윤태 구청장님의 영도사계 촬영 권유가 동기부여가 되어 현재까지 약 10년 정도 영도만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영도사계 작품으로 한국해양사진대전, 부산관광사진전국공모전, 기상기후사진공모전 등 다수 입상, 2012년 제5회 부산항축제 때 ‘아름다운 영도’ 개인 사진전을 개최를 하였는데 많은 분들로부터 영도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자타공인 영도지역 촬영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제 사진을 통해서 비경을 자랑하는 영도구를 홍보할 수 있어 좋습니다.


- 업무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에도 열정적이라고 들었습니다.

▲ 주변에서는 저 보고 “독종이다”, “미련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어떤 일을 하든지 끝까지 추진하는 근성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에 보면 어떤 분야든 숙달되기 위해선 하루 3시간 10년의 올바른 노력이 필요하며 꾸준히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원칙을 가지고 있는게 “창의도 창조도 지속적인 훈련과 노력 끝에 얻는 것”이라 생각하며 늘 생활합니다.

공무원 임용 후 꾸준한 일본어 공부 덕에 1996년 영도구와 자매결연도시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에 3개월간 파견근무를 갔었고, 매년 1개의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생각으로 JLPT(일본어능력시험)1급, 평생교육사, 소방안전관리자, 사회복지사, 행정사, 아마추어무선기사, 요트면허, 사진기능사 등을 취득하였습니다.

최근에는 하늘에서 보는 풍경을 찍기 위해 드론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직책에 걸맞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열정적인 근무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법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입니다. 이 법은 생활보호법을 보완하여 2000년 10월 1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또다시 2015년 7월 1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이 이루어졌습니다. 3번에 걸친 새로운 법의 시행과 제도 개편에 업무담당자, 업무담당을 하면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조기 정착에 노력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2000년 10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함께 자활사업을 시행하면서 지역자활센터가 설립되고 저소득층 자활자립의 터를 닦고 이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2008년 2월 행정자치부에서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행정혁신 브랜드사업을 공모한 결과 ‘화상채널 실시간 복지시스템’(주민복지(구↔동↔복지관) 관련 기관 화상시스템을 구축, 거동불편 고객의 민원 상담 및 처리)이 혁신명품으로 선정되어 ‘혁신명품 인증서’를 받은 때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 요즘 ‘동 복지허브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자세한 설명 바랍니다.

▲ 동 복지 기능강화사업으로 동 주민센터에 ‘맞춤형 복지팀’을 만들어 사례관리사와 방문간호사, 직업상담사 등을 배치해 ‘찾아가는 맞춤형 통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목표입니다. 특히 복지통장, 부동산 중개인, 전기ㆍ상수도 검침원, 집배원, 골목 슈퍼마켓 주인, 여인숙 주인, 야쿠르트 배달원, 지구대 경찰 등과 협력해 취약계층에 대한 전수조사를 세밀히 실시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적극 발굴하여 주민 개개인의 욕구에 따른 복지기관 등 민간자원과의 연계로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산시 52개동, 영도구는 동삼1, 3동에서 시범운영하는 한편 부산시는 내년엔 132개동으로 확대하고, 2018년까지 205개 모든 동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 사회복지공무원 후배들에게 하는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기본적으로 요즘 후배들은 능력 면에서 월등하게 뛰어납니다. 하지만 요즘 신세대들이 다 그렇듯 힘들게 살아온 과정이 없어 민원의 마음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사실 그들도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 그냥 하소연할 곳이 없어 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근데 우리가 꼭 해결해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답이 없으면 들으려고 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단지 들어만 줘도 해결되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도. 그래서 따뜻한 가슴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본인의 정신건강과 비전입니다. 사회복지업무 외에 가슴 뛰는 일을 한 가지 가지고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취미든) 그 가슴 뛰는 일과 비전이 나를 충전하고 그 충전이 지금까지 나를 복지현장에서 버티게 해준 힘인 것 같습니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영도구는 작은 섬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노인인구가 많지만, 반면 주거이동이 거의 없는 토박이들이 많습니다. 이런 점은 지역공동체 형성에 용이하고 정이 넘치는 동네입니다. 이제 사회복지는 공공기관에서만 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작은 이웃이 함께하는 동네 복지공동체에서 복지가 촘촘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큰 복지사회보다는 작고 소박한 동네복지가 진정한 복지라고 생각하여 영도구 지역복지력 구축의 모델을 만들어서 전국적인 수범사례로 확대 전파해 보고 싶습니다. 또 업무 외에 지금도 촬영하고 있는 영도 사계를 영도구 관광 홍보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아름다운 영도’ 사진 작품집을 제작하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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