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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유선 업계, 헐값 운송료에 경영 악화... 기름 빼돌려 충당 '한계'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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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2  09: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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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선박 면세유 판매의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급유선 업계의 병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지난 수십년간 지속돼왔다.
 
급유선 업체들이 빼돌린 해상 면세유는 국가 보안시설인 부산항 부두에서 불법 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유조차들이 오가며 기름을 옮겨 담아 지상에 팔기도 하고 바다에서 바로 거래되기도 한다. 그 규모는 한 해 1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 선박에 들어가는 해상 면세유는 가격이 시중가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급유선업체들이 빼돌린 해상면세유는 시중가의 약 1/3 가격에 소매업자에 넘겨진다. 육상의 경우 소매업자들은 경기도 일대를 비롯해 전국의 비닐하우스나 염색공장, 목욕탕 등지로 공급한다.
 
선박용 면세유인 벙커C유는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유황 함유 기준이 높아서 육상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경찰이 최근 불법 해상면세유의 판매 유통 루트를 틀어쥐며 단속을 강화한 데는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인한 대기오염 악화가 발단이 됐다. 벙커C유의 고유황 특성으로 인해 미세먼지를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 급유선 업계 “최소 300% 이상 운송료 인상이 이뤄져야”
 
그동안 급유선 업체들의 불법 해상 면세유 빼돌리기는 업계의 관행처럼 이뤄져왔다. 리터당 1~2원에 불과한 터무니 없이 낮은 운송료에도 시장에 급유선 업체들이 난립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저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름값 하락으로 급유선 업체들은 과거만큼 이익을 챙기지 못하게 됐고 이는 경영의 어려움에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군사정권 시절에는 공공연하게 불법적으로 면세유 유출이 이뤄지며 ‘돈이 된다’는 소문에 앞을 다퉈 급유선을 운영하려 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이 대기오염 문제로 판매 유통 루트마저 차단하자 살길이 막막해진 급유선 업계는 동맹 파업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업계 구조상 기름 빼돌리기를 하지 않으면 매년 적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A 급유선 업체의 최근 3개월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보면 운송료 수입은 2600만원에 불과한데 인건비, 보험 및 세금, 선박유지 관리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47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지출이 수입보다 2배 가량 많아 그만큼 적자를 보는 구조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불법 해상면세유를 은밀히 팔아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운송료로는 선원 인건비 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며 “최소 350% 이상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적정 수준의 운송료를 받지 못하면 악순환의 고리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항을 기준으로 급유선 업체가 정유사가 위치한 울산에서 기름을 싣고 오는데 받는 운송료(5000드럼 기준)는 248만원에 불과하지만 운송에 드는 연료비만 200만원이 넘는 상황이다.

 
◇ 부산항 선박 급유 경쟁력 하락…“정부 나서 다단계 유통 구조 뜯어고쳐야”

 
운송료 현실화 문제의 바탕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정유사-해상급유대리점-급유선주로 이뤄져 있는 선박 급유의 다단계 유통구조 때문이다. 정유사와 직거래를 하는 ‘수송선’의 경우 L당 6.61원을 받지만 중간에 대리점을 통하는 급유선은 그 절반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복잡한 급유 운송료 단가도 표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대 정유사마다 단가가 다른 데다가 한국급유선주협회에 등록된 급유선과 미등록된 급유선이 대리점과 저마다의 계약으로 출혈 경쟁을 하는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유선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는 부산항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해수부가 적극 나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부산항을 찾는 외국적 선박의 급유 기피는 선박 급유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부산항 경쟁력에 흠집을 내고 있다.
 
이외에도 빼돌린 잔존유를 저장소로 옮기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되는 기름 유출로 적지않은 방제 비용이 지출되고 해양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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