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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화 통해 공연의 퀄리티 높이겠다”[사람, 사람을 만나다] - (115) 박인건 부산문화회관 초대 대표이사
장청희 기자  |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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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2  16: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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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버홀, 어린이전용공연장 건립 계획 중
“변화 두려워한다면 더 이상 발전 없어”

   
박인건 부산문화회관 초대 대표이사가 지난 18일 부산문화회관 영빈관에서 3년간의 임기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청희 기자

내년 1월 출범하는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 초대 대표이사에 박인건(59·부산시 남구 유엔평화로 76번길 1) 전 KBS교향악단 사장이 임명됐다. 박 대표이사는 KBS교향악단 사장,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관장, 경기도 문화의전당 사장, 충무아트홀 사장을 역임했다. 부산시는 박 대표이사가 충무아트홀과 KBS교향악단 사장으로 재임하며 재단법인화를 조기에 정착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앞으로 부산문화회관을 성공적으로 법인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본지는 지난 18일 부산문화회관 국제회의장에서 박 대표이사를 만나 부산문화회관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해 들어봤다.


- 우선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부산문화회관이 재단법인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법인화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공연예술단체나 기관을 공무원이 맡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들이 순환보직을 하다 보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 없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공연티켓을 많이 팔 이유도 없고 협찬을 많이 받을 이유도 없다보니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됩니다. 법인화를 하게 되면 경쟁력이 강화됩니다. 현재 부산문화회관 재정자립도는 5~6%에 불과합니다. 재단 법인화가 되면 수익을 30~40%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 법인화로 인해 자칫 상업화되진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 예술을 상업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향악단, 예술단을 만들면서 돈을 벌자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체돼 있으니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서 파이를 키우자는 겁니다. 후배에게도 자주 해주는 이야기이지만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어떻게 발전을 하겠습니까. 파이를 키우면 좋은 아티스트와 지휘자를 뽑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현재 부산문화회관에 자체 팀파니가 없습니다. 수입이 생긴다면 팀파니와 같은 특수 악기들, 조명시설, 음향시설 등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법인화는 예술의 공적기능을 무시하고 투입대비 산출로만 가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퀄리티(질)을 높이는 작업인 것입니다.


- 예술단이 법인 소속이 되면 신분상 불이익이 따르지 않겠습니까.

▲이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큰 집의 우산 아래 있고 싶지 작은 집 우산 아래 있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큰 집의 우산, 작은 집의 우산 개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신분에 대한 불안일 겁니다. 하지만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신분에 대한 불안을 안 가질 겁니다. 단원들 중 연습을 게을리 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열심히 하지 않는 하위 3~5% 단원들이 걱정을 하는 겁니다. 재단법인화를 통해 이들을 독려한다든지 바꾼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을 할 것입니다.


- 재단법인에 성공한 다른 기관에서는 어떤 식으로 예술단원을 관리하고 있습니까.

▲문화기관 내에 관현악협의회나 노조 등이 있어 함부로 예술단원을 해고하지 못합니다. 부산시향을 본다면 상시평가 이전에 평정이 있습니다. 평정을 통해 단원들 중 가장 성적이 나쁜 사람에게는 하위평가를 통해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기회를 줍니다. KBS교향악단의 경우 성적이 하위권인 단원 5%씩 5명을 해고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약 20여명이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단 한 명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또 KBS교향악단은 평가를 한 후 98등, 99등, 100등에게 3개월 내 다시 한 번 시험을 치도록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래서 나가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나가게 된다면 이들에게 퇴직금과 레슨비 등을 줍니다. 서울시향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이처럼 단원 내 평가가 객관성을 가진다면 합리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원들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일도 줄어듭니다. 외국의 경우는 상위 5%에게 종신직을 주는 인센티브를 주기도 합니다.


- 이 작업을 대표이사가 하게 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이러한 부분은 예술감독, 상임감독의 역할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이들을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술감독이 단원들 중 뺄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 그대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대표이사는 이 단원을 잘라라 붙여라 하는 것이 아니고 단원에 대한 모든 권한을 예술감독에게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술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내가 관리하게 됩니다. 저는 시민 모니터링, 단원 여론, 티켓 점유율, 언론 리뷰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결정합니다. 그 동안 올바른 리더십으로 이끈다면 그런 예술감독과는 재계약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때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보고서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 만큼 예술감독은 권리와 함께 의무도 있는 자리입니다.


-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와 단원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하지만 부산시향은 몇 년간 지휘자, 부지휘자가 공석이고 악장도 없어 제1바이올린 수석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습니다. 신중한 것도 좋지만 지휘자, 부지휘자, 악장을 조기에 임명해 부산시향 조직을 안정화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제가 여기 와서 7개의 예술단을 살펴보니 가장 시급하고 빨리 처리해야 할 것이 부산시향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표이사로 직접적으로 활동하는 때가 내년 1월 1일부터입니다. 그래서 법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지휘자, 부지휘자, 악장을 빨리 뽑아야 하겠지만 시도 이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 박 대표이사만의 아이디어가 있는지.

▲현재 지휘자 발굴위원회가 9개월 동안 가동되고 있습니다. 저는 우선 ‘지휘자 발굴위원회’라는 이름부터 ‘지휘자 선정위원회’로 바꾸고 싶습니다. 또한 단원 측 대표 2인, 단원 측 전문가, 문화회관 측 대표 3인이 지휘자로 적합한 인물을 1순위, 2순위, 3순위까지 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합의가 안 된다면 투표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결과로 나타난 1등과 2등을 시립예술단장을 최종임명권자인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부산시향 지휘자 선정은 올해 안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 리 신차오 지휘자 재직 시 부산시향과 시립합창단이 연합해 매년 연말 연주한 베토벤의 9번 ‘합창 교향곡’은 시민들의 좋은 반응 얻었습니다. 재단법인을 운영할 경우 시민들의 적극적인 여론을 수렴해 프로그램을 편성할 의향이 있으신지요.

▲예술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음악감독, 단원들이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부산시민들에게 문화향유권을 최대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임기 3년간의 청사진에 대해 설명해달라.

▲임기 3년간의 구체적인 계획은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재단법인으로 잘 정착시켜서 부산문화회관이 예술의 전당만큼 사랑받는 문화예술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2개의 미션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국제회의장을 챔버홀로 바꾸는 것입니다. 지난 3년간 부산문화회관 국제회의장 내 국제회의는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국세낭비, 혈세낭비입니다. 이러한 국제회의장을 400석 규모의 좌석과 클래식 음향시설을 갖춘 챔버홀로 바꾼다면 부산의 전용 클래식 공연장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부산문화회관 중강당에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이 장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챔버홀을 위해 부산시에 예산 30억 원 정도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저희 쪽에서 직접 이 작업을 하고 싶은데 시에서 직접 하겠다고 해서 의견을 조율 중입니다.

두 번째로 200석 규모 공연장을 개조해서 400석 규모의 어린이 전용공연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문화나들이라고 해서 공연도 보고 도시락도 먹고 직접 체험도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 손을 잡고 문화공연에 오는 어린이는 앞으로 커서 문화를 사랑하는 어른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어린이 전용공연장에는 10억 원 정도의 예산이 들 것이라 생각해 부산시에 신청해 놨습니다. 우리 쪽에서 건립한다면 내년 7월부터 프로그램에 넣어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산시에서 건립하게 되면 2018년경에 완공이 될 것 같습니다.


- 그 밖에도 준비 중이신 안건이 있는지.

▲부산문화회관을 보니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반적으로 썰렁한 분위기를 받았습니다. 당장 도로를 바꿀 수는 없으니 주차장 문제부터 해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주차장이 무료이다 보니 문화회관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아무데나 차를 주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주차장 시설을 개선할 충분한 시간을 준 후 한 달에 3~4만 정도 주차비를 받을 생각입니다. 문화회관 주차장을 사용하는 주변 아파트 주민들도 처음에는 반발하시겠지만 이에 대해 잘 설명한다면 충분히 납득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3년 안에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다음으로 부산문화회관이라는 말을 듣게 하고 싶습니다. 2~3년 안에 찾아오는 부산시민들이 “여기 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 간에 소통이 부재하다면 회원도 시민도 외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성원의 소통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펼쳐 사랑받는 공연문화시설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청희 기자 sweetpea@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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