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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6·25, 6·29[리더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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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12  14: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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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인수
 창원대 초빙교수
 전 해군진해기지사령관
 

6월이다. 대한민국의 6월은 유난히도 큰 국난이 함께했다. 물론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김일성의 기습공격으로 온 국토가 초토화 되었던 6.25전쟁이다. 3년의 치열했던 열전은 형언할 수 없는 피해만 남긴채 ‘정전’으로 매듭지어졌다. 그리나 지난 60여년 동안 북한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도발을 일으켰고, 때로는 한국이 응전하면서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전투는 연평도 인근 바다에서 일어났던 1999년의 6.15와 2002년의 6.29, 즉 제1,2차 연평해전이었다. 6.25전쟁에 비하면 이들은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찮은 것으로 여길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국가안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결코 소홀하게 볼 수 없는 엄청난 사건들이었다. 6.15와 6.29는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고, 이들은 그 이후에 일어났던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무차별 포격이라는 전쟁행위와도 연계되기 때문이다.

6.15 제1차 연평해전에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음의 2가지이다. 첫째는 국가지도층의 바다에 대한 무지가 일으킨 비극이었다는 사실이다. 1999년 6월 북한은 바다의 휴전선 역할을 하던 ‘북방한계선(NLL)을 대규모로 침범했다. 우리해군은 그들의 침범을 저지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결과는 불가였다. ’사격 금지‘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철조망이 없는 바다에서 의도적으로 NLL을 침범하는 적함을 총을 쏘지않고 격퇴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 지도층은 끝까지 ’사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대신 ’밀어내기‘ 작전이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내놓았다. 얼핏들으면 그럴듯하지만 바다에서 적함정을 밀어내라는 것은 곧 충돌하라는 것이다. ’충돌‘은 바다에서 가장 큰 금기사항이다. 그래도 우리 해군장병들은 냉가슴만 앓았을 뿐 아무런 불평없이 목숨을 걸고 적함을 향해 돌격했고 충돌했다. 그리고 적이 사격을 가해오자 우리 장병들도 즉각 응사했고, 적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그래서 우리 해군이 승리한 해전으로 알려졌고, 밀어내기 작전의 성공으로 홍보되었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서 ‘밀어내기 작전’의 진면목을 살펴보자. 만약 북한군이 버스를 타고 휴전선을 돌파하여 남하할 때 우리 육군장병들을 버스에 태워서, 총을 쏘지 말고 ‘밀어내기’ 작전으로 적을 격퇴시키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 버스에 탄채 마주오는 버스에 부딪쳐야 할까? 그렇게 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이며 우리 국민들은 이를 용인할 수 있을까?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 아닐 수 없다. 부끄럽게도 그것을 더 위험요소가 많은 해군에게 명령했고 국민들도 말이 없었다.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국가지도층’이 바다를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소치라고 한다면, 해군이 불쌍할 뿐만아니라 국민으로서 용인하기도 어렵다.

두 번째 더 큰 문제는 이 해전이 북한에게 남긴 교훈이었다. 북한은 6.15를 통해 ‘한국은 절대로 먼저 총을 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NLL을 아무리 침범해도 한국은 결코 먼저 총을 쏘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침범해라. 그리고 한방에 날려버려라. 이렇게 일어난 것이 6.29였다. 6.15해전에서 북한은 큰 피해를 입었다. 와신상담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월드컵 열기에 들떠있을 때 NLL을 침범했고, 일격에 지휘관과 조타사를 날려버렸다. 기동력을 상실한 채 집중포화를 맞은 고속정은 결국 침몰했다. 우리도 응사해서 적에게 피해를 입혔다. 우리가 입힌 피해가 더 컷으니 승리한 해전이라고 했다. 안타까운 논리다. 무책임한 논리다. 전사한 장병들과 침몰한 함정은 어쩌란 말인가? 뒷말도 있었다. 국방담당자 중에서도 ‘우리 함정이 기동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피해가 컷다’고 했다. 그 수칙은 적함의 1,000야드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를 지키려면 적이 NLL을 침범 남하할 때 우리 함정도 계속 후퇴하면 된다. 연평도도 넘겨주고 인천앞바다도 넘겨주고 1,000야드 밖에서 맴돌면 그만이다.

두 번의 해전을 거치면서 북한은 한국의 민낯을 보았고, 겁도 없어졌다. 초전에, 일격에 박살내고 나면 한국은 대응이 곤란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천안참 폭침이었다. 한국은 적을 찾기 이전에 내부분열로 우리 국민을 죽인 적을 응징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동력을 잃어버렸다. 한참 지나서 적이 밝혀진 이후에도 온갖 유언비어와 남남갈등으로 응징은커녕 국가존립의 기본이 흔들리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대낮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던 연평도 포격사건이었다. 결과도 역시나 우리도 대응사격을 했으니 그만이라는 식이었다. 죽은자들만 서러울 뿐이었다. 우리는 분단국이니 이정도의 사건들은 감내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래서는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국가안보는 결코 남이 지켜줄 수 없다. 무엇보다 국가지도자가 단호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우리 국민을 살상하는 어떤 도발도 반드시 응징보복한다는 투철한 각오와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불굴의 용가가 없이는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진리를 우리 지도자들이 이 6월에 한번쯤 새겨주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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