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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작품 만들고 싶다”[사람, 사람을 만나다] - (112) 공진두 종이작가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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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1  15: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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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두 작가가 종이조각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작품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공 작가의 작업 모습.

종이조각 전문 작가 드물어…외국 작품집 보면서 독학
12년간 매년 전시회 열어…작품에 ‘사람’·‘삶’ 담고파


종이조각은 우리에게 생소한 분야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면 공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종이로 조각을 하기 위해선 먼저 표현하고자 하는 전체 밑그림이 그려져야 하고 그다음 그 밑그림의 분리된 밑그림이 또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면 얼굴, 몸, 팔, 다리, 손, 발 등으로 부분 밑그림을 위에 놓고 원하는 색지를 아래에 임시로 함께 고정한 뒤 부분 밑그림을 칼이나 가위로 오리면 색지가 부분 밑그림 모양으로 오려진다. 그 후 전체 밑그림 위에 놓고 시각적 입체를 생각해서 높낮이를 다르게 붙인다. 시각적으로 가까운 것은 높게, 먼 것은 낮게 만들지만 조각이 수십 개가 되면 난이도가 높아진다.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작업인 데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경제적 가치도(이름난 작가가 아니면) 없어 보인다. 이 작업을 10년 이상 해 온 공진두 작가(50·밀양시 상동면 여수동)를 만나 종이조각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 종이를 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 결혼도 하기 전에 우연히 은행통장에서 본 그림이 종이로 만든 일러스트였습니다. 색지로 오려서 조각조각을 높낮이를 맞추어 예쁘게 표현한 일러스트는 일반 물감이나 색연필 등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었습니다.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결혼을 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하면서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 본격적으로 종이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 포토샵, 일러스트를 처음 접하고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형식의 예술에 푹 빠져 있다가 한동안 사진관을 대상으로 지인과 함께 사진 합성, 옛날 사진 복원 등의 아이템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는 동안 점차 디지털이 가져다주는 한계(?)라고나 할까, 창의성 보다는 쉬운 실용주의에 가까운 것이 좀 지루해졌습니다. 아날로그가 그리운 시점이었지요. 그래서 다시 그 종이를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 어디서 배운 적이 있습니까?

▲ 집에서 작은 방에 컴퓨터, 스캐너, 프린트를 구입해서 놓고 화방에 가서 색지와 칼 등 필요한 도구를 구입했지요. 우연히 서점에서 외국 작가들의 작품집을 한 권(유일하게 종이나라에서 발간한 책) 발견하고 작가들의 작품을 유심히 보고 또 보고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와 접목해서 좀 더 정교하게 창작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독학을 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 국내에는 작가들이 많이 있습니까?

▲ 제 생각에는 처음으로 종이일러스트(종이조각)를 도입한 분이 아마도 최고의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작품집도 발간하고 강의도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외에는 종이접기 협회에서 종이접기, 종이말이, 종이조각 등을 과정으로 가르치지만 전문으로 종이조각을 하는 곳은 물론 작가도 드뭅니다. 그리고 그 수준도 외국 작가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많이 납니다.


- 첫 전시는 언제 했습니까?

▲ 2000년에 했습니다. 시작한 지 1년 만에 서툴게 13점을 만들어 교회 한쪽에서 전시를 했습니다. 그냥 반응을 한번 보고 싶어서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 그 후로 언제 개인전을 열었습니까?

▲ 그다음 해 부산시민회관 전시실을 대관했습니다. 80평 전시실을 무모하게 대관해서 1년 동안 준비해서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12회를 거의 매년 전시 했습니다. 그래도 10년은 해야 뭔가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름 꾸준히 했습니다.


- 1년에 한 번은 준비 기간이 촉박하지 않습니까?

▲ 초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중간쯤부터는 종이일러스트 창작동화책을 만들고 싶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동화를 쓰고 동화에 맞는 그림을 구상하고 다시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등 오로지 혼자서만 하는 일이라 전시가 임박하면 밤을 새는 날이 많았습니다.


- 12년이 짧은 시간은 아닌데.

▲ 매년 오시는 고정 관람객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전시 때마다 관람객의 절반가량은 종이일러스트라는 분야 자체를 처음 접하시는 분이었고, 반응도 꽤 좋았습니다. 방명록에 주소를 남기면 초대장을 매년 보냈는데 1000명가량 되었습니다. 가끔 신문 홍보도 했지만 거의 초대장만 발송해서 전시를 했습니다.

매년 오시는 분들 중에는 아기들 손에 잡고 임신해서 오셨는데 임신한 아기가 유치원을 다닐 때까지 꼬박꼬박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방명록에 남기신 글들이 힘이 되어 그다음 해를 준비한 것 같습니다.


- 지금도 종이작업을 하십니까?

▲ 개인전 12번을 하고 목각인형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병행을 할까 했는데 시간이 도저히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3년 동안 목각인형을 독학으로 만들었습니다. 극단도 만들어 잠깐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밀양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모두 중단했습니다.


- 왜 밀양으로?

▲ 사실 개인적 한계였던 것 같습니다.

도시생활이라는 것이 만남도 관계도 신앙도 좀 복합적이었습니다. ‘이게 사는 건가?’ 라는 좀 근원적인 물음에 부딪힌 것 같았습니다.

우연히 아는 형님의 권유로 한 달 반 만에 부산생활을 정리하고 밀양으로 옮겼습니다. 쉽지는 않았지요.


- 그럼 종이작업은 이제 그만 하시는 것입니까?

▲ 밀양에 와서는 자연목을 다듬는 목수를 하고 있습니다. 밀양에서 알게 된 동생의 권유로 작년 10월에 밀양시립 도서관에서 일주일 동안 전시를 했습니다. 지금 창작동화 시리즈 6편 정도의 그림을 가지고 온지라 있는 그림으로 전시회를 했습니다. 별다른 홍보 없이 전시했는데 반응이 참 좋았습니다.

딸이 올해 고3인데 제 아빠의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졸업하고 아빠에게 배우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딸에게 전수하고 저는 나무(자연목) 일을 하려고 합니다. 다행히 딸이 곧잘 합니다. 기교보다는 정신을 담아내는 것이 좀 부족하지만 잘 맞추어서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종이와 나무의 접목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 중입니다. 그래서 때가 되면 밀양을 시작으로 전시회를 가져 볼까 생각 중입니다.


- 딸과 함께 앞으로 어떤 방향의 작품을 하고 싶으십니까?

▲ 좀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사람’과 ‘삶’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어쩌면 ‘잃어가고 잊혀져가는, 본래 우리가 가지고 추구해야 할 삶이 무엇인가?’ 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그림(철학과 사색)을 만들고 싶습니다. 복잡하고 기교적인 것보다는 심플하면서 여운을 남기는 그림을 만들고 싶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딸의 인성도 함께 서로 고민하고 형성하고픈 개인적 바램도 있습니다.


- 작가님이 생각하는 ‘사람’과 ‘삶’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 어느 글에서 ‘인간은 자연을 필요로 하지만 자연은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보았습니다. 좀 안타까운 문장이죠. 결국 삶은 조화와 균형 그리고 순리와 순응이라 생각합니다. 그게 자연이고 사람도 그 안에 있습니다. 자연도 사람도 이미 ‘이용가치’의 관점으로 굳어져 가는 듯 하는 것이 아쉬움입니다. 그 아쉬움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 계속하고픈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미 유치원 교육 때부터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생애라는 것이 (지금까지) 돌아보면 사실 참 단순하지 않나요. ‘잘~ 사는 거’ 그게 뭔가를 이루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하는 것과는 별개인데 말입니다.

무엇을 하든지 기쁨이 있고 만족이 있어야 하는데 경제적 가치와 상대적 비교 등으로 가리워져 버리니 가끔은 우리(사람)는 만물의 영장이라면서도 어리석을 때가 많은 듯합니다.

밀양(시골)에 와서 저도 아직 이것저것 묵은 때를 벗기는 중입니다. 더 이상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거죠. 여러 경전을 봐도 본래 우리(사람)의 모습은 (지금) 그게 아니라 하더군요. 언제 전시를 하게 되면 다시 뵙길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평안의 나날이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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