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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리더·인재의 조화로 이상적 사운드 구현”[사람, 사람을 만나다] - (111) 조정현 부산시향 수석 오보이스트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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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5  16: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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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현 부산시향 수석 오보이스트가 오보에의 특징과 부산의 문화 환경, 이상적인 오케스트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오보에는 오케스트라에서 기준 음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오케스트라 전체를 뚫고 나가는 독특한 음색을 가진다. 주로 슬프고 서정적인 것, 아기자기한 것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악기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 ‘미션’에서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것은 오보에를 연주하는 장면이다. 오보에를 통해 ‘넬라 판타지아’를 감미롭게 연주하는 장면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전 세계에 선사했다.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부산시향에서 오보에 수석의 역할을 하는 조정현(36·남구 대연동)을 만나 오보에의 특징과 부산의 문화 환경, 이상적인 오케스트라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 ‘오보에’란 악기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 오보에(oboe)라는 명칭은 이 악기의 음역과 관련이 있습니다. 17~18세기 프랑스 사람들은 ‘높다’, ‘크다’라는 뜻의 ‘haut(오)’라는 단어와 ‘나무’라는 뜻의 ‘bois(부아)’라는 단어를 결합해 악기 이름 ‘hautbois(오부아)’를 만들었습니다. ‘높은 나무’, 즉 높은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라는 뜻이 악기 이름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Hautbois(오부아)는 오늘날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oboe(오보에)’라고 적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높은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라는 의미가 이름에 담겨 있긴 하지만, 사실상 목관악기 중에 가장 높은 음역대를 연주하는 악기는 오보에가 아닌 플루트이죠.


- 오보에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 제가 오보에를 처음 만난건 중학교 2학년 때 집에서 흘러나오는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의 마르첼로 콘체르토 2악장을 듣고 이 소리에 매료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신 부모님 덕에 집에서는 항상 이른 아침에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었습니다. 어느 날은 부모님께서 호른 음반을 들려주시기도 하고, 콘트라베이스 음반을 들려주시며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이끌어보려 하셨지만 오보에 소리만큼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저의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오보이스트의 숙명인 리드(오보에 연주에 필요한 마우스피스)를 깎으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간혹 리드가 필요 없는 악기가 부러운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좋은 리드가 완성이 되면 없어집니다.


- 오케스트라에 있어서 오보에의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입니까?

▲ 오보에는 다른 목관악기들 사이에서는 물론 오케스트라 내에서도 금방 구별되는 독특한 음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콧소리가 섞인 듯 단단하면서도 감미로운 특유의 음색은 두 장으로 겹쳐진 리드와 아래로 갈수록 조금씩 넓어지는 원추형의 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 전 튜닝(tuning, 조율)을 위해 기준으로 삼는 a음(한국의 오케스트라는 보통 442Hz)도 오보에가 불어줍니다. 오케스트라 전체를 뚫고 나가는 독특한 음색을 지녔죠. 이렇게 두드러진 음색과 일정한 음높이로 인해 오보에는 오케스트라는 물론, 다양한 합주 음악에서 음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선율 악기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오보에의 좋은 소리는 아주 자극적이면서도 매력적이어서 오케스트라의 여러 소리 중에 제일 먼저 귀에 들립니다. 중세 시대에는 오보에 소리의 마력이 영혼을 유혹 한다 하여 카톨릭 교회의 미사에서 사용을 금했던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은은하게 부담 없이 노래하기가 참 까다롭습니다.

오케스트라 곡에서도 주로 서정적이고 슬프고 때론 아기자기한 부분을 담당하지만 은은하고 담백한 노래는 작곡자들이 오보에를 자주 쓰지 않는 것 같아요.


- 독일, 프랑스 유학 중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나 가르침이 있을까요?

▲ 유학시절 독일에서 처음 만난 슈나이더 교수님이 많이 생각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년에게 음악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며 따뜻하게 음악가의 길을 열어주셨고, 작곡자의 의도를 끝까지 구현해내야 한다고 고집스럽게 요구하셨죠. 프랑스에서는 교환학생으로 파리 국립고등음악원(CNSM de Paris)에서 공부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때 만난 다비드 발터 선생님께 악기가 가지고 있는 많은 한계들을 넘어설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독일에서 7년 넘게 쾰른 챔버 오케스트라 에서 오케스트라 생활을 했는데, 유럽 전역의 세계적인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Naxos 레이블에서 많은 음반을 녹음하며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로서 필요한 실질적인 부분들을 경험했습니다.


- 부산시향에는 언제 입단하셨으며 느낌은 어떠합니까?

▲ 저는 부산시향에 작년 3월에 입사했습니다. 오랜 유학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와서 여러 활동을 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마에스트로 리신차오 와 부산시립교향악단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동영상을 통해 그들의 연주를 보며 이렇게 훌륭한 지휘자와 부산시향에 몸을 담아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공개채용을 통해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입단 후 가졌던 첫 특별연주회가 기억에 남습니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연주자들과 부담 없이 소통하면서 단시간 안에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시는 지휘자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역사와 전통의 부산시향에 함께 몸담고 있음에 참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일년 정도 지난 지금 시점에서 앞으로 오실 새로운 지휘자와 부산시향이 좋은 합을 이뤄 많은 시민들과 훌륭한 음악 공유하고 싶습니다.


- 이상적인 오케스트라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 요즘 여러 분야에서 ‘소통, 화합, 조화’ 등의 내용을 다룰 때 자주 인용하는 것이 오케스트라 이야기입니다. 방송 광고에서도 자주 나오지요. 오케스트라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연주하는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의 소리들이 조화로워야 음악이 완성됩니다. 그 안에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각자 자기 소리만 내는 소리는 음악이 아닌 소음이지요. 서로 개성이 다르고 강한 연주자들이 어우러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좋은 지휘자 아래 조화를 이루고 양보하며 하나의 음악을 이루어나가는 오케스트라가 좋고 이상적인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모든 구성들이 그렇듯 오케스트라도 젊고 의욕이 넘치는 신입단원들만 모여 있다고 해서 이상적 사운드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 구성원 안에는 훌륭한 지도자(지휘자)가 있어야 하고,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 경험이 풍부한 인재, 젊고 패기 넘치는 새싹들이 조화를 이루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협력을 이루어나가는 오케스트라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 부산문화 수준은 어떻습니까? 청중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 아직 부산에 온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느낀 것은 서울 못지않은 제2의 도시답게 훌륭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음악이 울리는 공간도 악기라고 하지요. 좋은 홀은 때로 ‘명기의 감동’ 이상을 관객에게 선사한다고 합니다. 부산시에도 누구나 음향이 너무 좋아서 연주하고 싶고 듣고싶은 공연장이 있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오페라하우스도 생기고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도 건립되면 양질의 문화컨텐츠를 시민들이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좋은 하드웨어(공연장)를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소프트웨어(매니지먼트)가 필요하겠지요. 부산시에서 이런 부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기대가 큽니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이 부산의 마스코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시향 선생님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으니 자주 공연장에 오셔서 눈과 귀로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 부산에서 오보에, 더 나아가 목관앙상블, 그리고 더 넓은 실내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전반적인 예술분야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있는 기형적 현실에서 예술도 지자체처럼 지방에도 활성화, 전문화가 요구되는 때가 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가들도 능력을 갖춘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많아 이제는 지방까지 풍성히 공급되고 있지요. 이들과 함께 품위와 전문적인 양질의 연주를 들려 드릴 수 있도록 그 중심에서 정성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보에라는 악기가 플루트, 클라리넷과 같이 취미로 쉽게 배우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쉽게 접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보다 많은 분들께 오보에라는 악기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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