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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가 보는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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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9  10: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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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철 웅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공학자가 보는 선거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다. 이 말은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투표를 통한 선택을 잘 해야 민주주의를 잘 꽃 피울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유권자 모두 자기만의 원칙이 있겠지만 기계공학이라는 학문분야 중 기계설계 전공에 몸담고 있는 공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선거에 임하는 필자만의 노하우를 공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기계를 최적 설계할 때 적용하는 방법을 원용하여 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에 최적임자를 선택한다.
선거를 통하여 공직자를 선출하는 행위는 모든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로서 익숙한 행위이므로 추가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기계의 최적설계라는 것은 생소할 테니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겠다. 독일의 뢸로(F. Reuleaux, 1875년)는 “기계란 저항력이 있는 물체들이 결합되어 있으며, 외부에서 주어진 에너지로 일정한 구속운동을 하면서 외부에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이 정의에서 두 가지 핵심부분만 추려내면 기계란 주어진 에너지로 외부에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계의 최적설계란 것은 최소한의 에너지로 유용한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계를 설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설명의 편의상 설계란 개념을 확장하여 시장에 가서 기계를 사는 것도 포함시키자.
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으니 에어컨을 예로 들어보자. 모든 에어컨은 차가운 공기를 방안에서 순환시켜 주어진 공간을 일정온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소비자가 조용한 에어컨을 원한다면 최소한의 소비전력을 사용하여 주어진 공간을 잘 냉각시키고 소음이 작은 에어컨을 선택하면 된다. 다행이 이러한 정보는 제품 성능 표에 이미 표기 되어있으니 이를 비교하여 사는 행위가 최적설계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기계의 최적설계 방법을 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방법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적용하려고 하니 둘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주어진 세금으로 내가 원하는 일을 충실히 해주실 있는 후보를 선택하면 되는데, 문제는 소비전력, 냉각 및 소음 성능을 알 수 있는 후보의 성능표가 존재하지 않는다. 각종 선거 광고지에는 그 후보가 하고자 하는 공약들이 적혀있는데 불행하게도 공약은 어떠한 일을 하겠다는 약속일 뿐, 에어컨을 살 때 표시되어 있는 얼마의 전력을 소비하여 어느 정도의 크기의 방을 시원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의 성능 표와는 다르다. 제품에 표시되어는 있는 각종 성능지표는 제조사가 정부에서 규정하는 규칙에 따른 각종 시험을 통하여 증명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믿고 살 수 있지만 불행히도 공약은 그 후보의 성능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기계의 최적설계 이론을 적용하려면 특정 후보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정보가 필요한데, 그러한 정보는 역시 여러 시험을 통하여 증명된 것이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이 후보자의 성능을 나타낼 까? 이쯤 되면 독자들께서 눈치 채셨겠지만 결국 답은 공약에 있는 것이 아니고 특정 후보가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떠한 일들을 해왔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한 과거의 살아온 삶의 행적하나하나가 그 후보의 성능을 나타내며 유권자들은 그러한 성능을 바탕으로 제시한 공약들을 잘 실행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선거에서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방법은 시장에서 좋은 에어컨을 사는 것과 동일하다. 전력을 많이 소비하지 않으면서 우리 집을 조용하게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면 되고 그런 정보는 공약집에 있는 것이 아니고 후보의 과거의 행적들에 있으며, 이러한 행적들을 기초로 그러한 공약들을 얼마나 잘 이행할 수 있는지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공약은 거짓으로 급조할 수 있지만 과거의 행적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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