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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운사, 외국 5년전 끝낸 구조조정 이제야 시작…‘뒷북’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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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25  15: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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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운사 CMA CGM 정부 지원에 ‘기사회생’
통합적 의사결정 내릴 ‘컨트롤 타워’ 필요

   
외국이 5년간 앞서 진행했던 해운업 구조조정을 한국에서는 이제야 시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바다위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모습.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양대 해운사가 나란히 힘겨운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는 상황에 부닥치자 이미 5년 전에 해운사 구조조정을 마친 외국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경제 침체 국면을 맞은 2008∼2009년 이후 세계 각국에서 자국 해운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전개됐다.

특히 정부의 주도로 국책금융기관과 공공펀드가 적극적으로 동원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한국 역시 같은 시기 해운업 구조조정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으나 미봉책에 그치다 보니 지금의 위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유럽·중국 등 정부 지원 병행한 해운업 구조조정

이 시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해운업의 구조조정에 나선 나라들은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 유럽의 해운 강국들이다.

금융위기를 전후해 세계 해운업황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프랑스 해운사인 CMA CGM의 위기였다.

2009년 상반기에만 5억1500만달러의 적자를 내고 9월 유동성 경색을 맞은 CMA CGM은 한때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 선언까지 거론되는 등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프랑스 정부는 국부펀드인 전략투자기금(FGSI)을 동원해 CMA CGM에 1억5000만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했고 15억 달러 규모의 은행 대출을 보증해줌으로써 위기를 벗어나도록 도왔다.

동시에 보유한 선박의 일부나 항만 지분 등 자산의 매각과 비용 감축 등의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독일의 대표 해운사인 하팍로이드도 마찬가지로 위기를 맞았던 2009년 구조조정을 하면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았다.

당시 하팍로이드는 인원 감축과 임금 삭감 외에도 128척 가운데 절반에 달하던 용선의 비중을 대폭 줄이는 등의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독일 정부는 12억 유로의 90% 정부 대출보증을 제공했고 함부르크시가 7억5000만 유로를 아예 현금으로 지원했다.

이와 함께 독일 정책금융기관인 독일부흥은행(KfW)은 같은 해 중소 해운사의 지원을 위해 특별프로그램을 도입, 150억 유로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로 꼽히는 머스크라인을 보유한 덴마크에서도 정부기관을 통한 지원이 이뤄졌다.

덴마크 수출신용기관인 EKF는 2009년 11월 은행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머스크라인에 26억 덴마크 크로네(약 4억6000만달러)의 융자를 제공했다.

머스크라인은 이 자금으로 30여 곳 조선사에서 건조하던 선박 대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

이들 유럽의 주요 선사 외에 중국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공상은행을 통해 해운업계에 150억 달러 규모의 신용대출을 제공했다.

중국은 공상은행의 지원과 함께 해운선사의 대대적인 통·폐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시 독일에서 정부가 드러내 놓고 개입하며 해운사들의 구조조정에 나서기에 ‘이렇게 대놓고 해도 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그러자 ‘함부르크 항이 존재하는 한 이렇게 해야 한다’고 답하더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김우호 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중국의 경우 국가 주도의 구조조정이 꼭 효율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유럽의 경우 2011년 정도에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파산 위기이던 프랑스 CMA CGM이 지난해 싱가포르 선사인 APL의 인수까지 성공하는 데 이르렀으니 위기를 기회로 이용한 셈”이라고 말했다.

◇ 한국도 구조조정 시도 있었으나 실질적 효과 못 봐

문제는 이렇게 모든 나라가 앞다퉈 구조조정을 벌이던 시기를 한국은 놓치고 5년이 지난 뒤에야 양대 선사가 위기를 맞아 ‘뒷북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정부가 ‘해운산업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았고 선박펀드를 조성하는 등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은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김우호 본부장은 “과거 위기에 우리나라 선사들은 보유한 선박을 판 뒤에 다시 리스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선박을 팔 때의 시세에 맞춘 용선료로 배를 빌렸기 때문에 당장 유동성은 확보했을지 몰라도 원가는 낮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로 머스크나 CMA CGM 등은 정부의 지원을 얻어 선박의 라인업을 대형화했고 이를 통해 원가를 낮추는 효과를 봤다”며 “결과적으로 그런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소 늦었더라도 우리는 지금 이러한 구조조정을 하면 된다”면서 “현재 컨테이너선의 운임이 거의 한계선으로 보일 만큼 낮아져 있어서 앞으로 업황이 개선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무역의 핵심인 양대선사는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모든 나라가 앞다퉈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을 벌였기 때문에 서로의 개입을 지적할 수 없었지만 이제 와서 한국이 뒤늦게 혼자 구조조정에 나서려니 눈치를 봐야 할 것이 많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결국 문제는 해운업에 대한 지원 논의가 활발하던 과거에도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컨트롤타워’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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