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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는 인술, 경영에 앞서 이를 잊지 말아야”[부산경제 활로를 찾는 릴레이 인터뷰] - (45) 박종호 부산센텀병원장
장윤원 기자  |  cyw@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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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2  1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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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센텀병원장은 병원이 지나치게 경영적인 측면만 신경써서는 안되며 환자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은 의료관광, WHO 안전도시 가입 등 의료 분야에서 숨가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런 고령화와 미비한 관광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동부산(센텀병원)에 이어 서부산센텀병원을 통해 서부산에서도 인술을 펼치고자 하는 박종호 병원장을 만나 그의 인생역정과 신념, 부산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직업을 의사로 가져야 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직업의 선택과 배우자 선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일이 대부분 그렇듯 우연히 이루어지는 일이 많다. 내가 의사를 선택한 계기 역시 그렇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대에 가고 싶은 과가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점수가 조금 모자라니 의대를 가보는게 어떻냐고 추천해주셨고 이때 처음 의사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국 우연히 의사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한 셈이라 할 수 있는데 요즘엔 서울대를 합격하고도 지방 의대를 가는일이 이상하지 않지만 당시엔 의료인이 지금처럼 각광받는 시기는 아니었기에 나름 결심이 필요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정말 다양한 환자분들이 있지만 김천 도립병원에서 일할때 진료했던 환자분이 기억에 남는다. 선천성 고관절 장애로 못 일어나시는 분이셨는데 수술 난이도도 높지만 비용도 많이 들어 수술을 미뤄오고 계셨다.

그러던 중 인연이 닿았는지 제가 수술하게 됐고 수술 후 서서 다닐 수 있게 되자 목공예를 만들어서 고맙다고 주셨다. 당시 받은 목공예품은 지금도 집에 고이 모셔두고 환자분을 떠올리곤 한다.


- 봉사에 뜻을 두게 된 계기가 있는지?

의과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도중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서 고민하던 찰나 운 좋게도 정부로부터 장학금을 받게 됐다. 다만 장학금에 대한 반대급부로 병역 의무 포함 7년간 정부에서 정해준 김천과 언양 도립병원에서 일했다.

지금에와서 하는 얘기지만 당시 경험이 지금의 내가 있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모른다.

시골이라면 시골이라 할 수 있는 김천과 언양에서 의사로서의 생활을 시작한 덕에 어려운 사람들을 치료하며 그들의 사정을 헤아릴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젊은 시절 쌓아야 할 ‘의료는 인술’이라는 개념도 자연스레 몸에 익힐 수 있었다.


- 민간의료단체인 그린닥터스 활동을 활발히 하는걸로 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의료봉사가 있다면? 2008년 쓰촨성 대지진때 갔던 그린닥터스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처할 순간도 없이 일어난 대지진으로 인해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하고 근처 핵시설의 안전도 보장못하는 상황이 되자 중국 청도 부근의 1200만 인구가 탈출하고 있었다. 당시 한국 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보자마자 바로 의료 지원을 신청했지만 중국 정부에서 거부했다. 그래서 두 번째는 선교단체를 통해 지원했고 이내 허가가 났다.

바로 의사 4명과 간호사 등 10명의 수술 가능한 의료팀과 수술 도구 등을 가지고 중국으로 갔다. 상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갔는데 청도에서 나오는 비행기는 사람들이 꽉꽉 찬 반면 들어가는 비행기에는 기자분들을 비롯해 몇명 밖에 없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도착한 그곳에는 정말로 치료의 손길이 간절한 사람들이 있었다. 논에서 노숙을 하며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진료하고 수술했던 당시의 기억은 돈을 받고 진료 할때는 얻을 수 없는 보물이며 희열이었다.


- 최근 가장 신경쓰거나 중점적을 추진하는 일이 있다면?

요즘 가장 신경쓰는 것은 ‘안전도시’에 관한 것이다. 어머니가 일본에서 30여 년간 살다 오셨는데 재난에 대한 초기 대응법을 완벽히 교육 받으셨다. 쓰촨성 대지진을 보면 지진이 발생하고 7분안에 8만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많은 숫자를 재난에 대한 초기 대응법만 제대로 교육했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부산이 WHO 안전도시 공인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WHO 안전도시란 일시적으로 딸 수 있는게 아니라 도시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는 도시를 뜻한다. 그만큼 안전에는 지속적인 노력과 인식의 변화, 시스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자연이 주는 재난은 막을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람이 신경씀으로 인해 줄일 수 있는 피해는 줄이는 등 인재(人災)는 막아야 한다.


- 병원을 지금까지 키워오며 가진 경영 철학이 있는지?기본적으로 의료와 경영 마인드는 합쳐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의료에 아산병원, 삼성병원 등이 들어서면서 경영마인드가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물론 경여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필요하지도 않은 MRI 등의 검사를 반복하며 환자를 배려하지 않는 진료를 하게 된다.

결론은 투트랙이라고 생각한다. 비용적으로 문제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지금처럼 가능한 의료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비용에 대해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를 위해 우리 병원에서는 진료나 의료에 대한 성과급을 없애고 의사에게 검사 재량권도 다른 병원보다 많이 주고 있다. 의료의 근본을 잊지 않는 경영이 필요하단 얘기다.

또한 병원 스스로도 과잉·중복 투자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서울은 병상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지만 지방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병원 스스로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불필요한 부담을 환자에게 지우지 않는 여력도 생긴다.


- 센텀병원이 영업을 시작한지도 15년이 넘었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는데 언제가 가장 어려웠는가? 그리고 그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갔는가?늘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라 투자도 신중하게 진행한다. 덕분에 큰 경영적 어려움은 없었지만 다른 병원들도 겪고 있는 의료 인력 수급 문제는 언제나 고민거리 중 하나다.

그리고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 통과병원으로 지정돼 2달 정도 거의 환자가 끊긴 적이 있었다. 당시 참 무력한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격리가 끝났는데도 다양한 언론에서 우리 병원을 마치 병원균인양 지적했다. 덕분에 우리 병원에 있다가 다른 병원으로 진료 받을 일이 있는 환자들도 이송을 거부당한적이 참 미안했다.

진료가 줄어든만큼 병원을 찾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전화를 통한 지속적인 케어에 몰두했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이 메르스 사태 종식 후 병원을 빠르게 정상화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 청년들의 취업은 부산을 떠나 한국 전체의 이슈다. 직원 채용시 무엇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가?

의료는 결국 서비스업이고 봉사하는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데 직원 채용시 이런점을 우선적으로 본다. 하지만 능력에 비해 사람을 상대하는 스타일 자체가 서비스에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럴 경우 아예 안뽑기 보다는 해당 직원을 환자와 최대한 덜 마주치는 업무에 배치함으로서 그 능력을 활용하고자 한다.


- 부산은 최근 의료관광을 키우는데 매진하고 있다. 부산 의료 관광이 가진 장점과 한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려달라.

사실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인프라는 아직 미비한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전체에서 의료관광객 수가 20여 만명 수준인데 태국의 경우 한 병원에서만 40여 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했다.

이처럼 의료 관광 특화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병원이 의료관광에 투자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낭비다. 이만큼의 투자를 보상해줄만한 파이가 아직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정책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해외 교포들도 충분히 의료관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 교민들의 경우 사보험이 너무 비싸 한국에 와서 치료 받고 나가는 것이 비용적으로 더 저렴할때도 있다. 때문에 이들에 대한 마케팅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 의료 관광이 한단계 더 발전하려면 크루즈나 가덕 신공항 유치 등 접근성 향상이 우선돼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려달라.

앞으로의 병원은 아픈 사람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사람을 보다 더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 보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정형외과 병원에 더해 재활과 상담, 관리에 이르는 서비스를 집약시킨 새로운 병원을 구상중에 있다.

장윤원 기자 cyw@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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