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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스캔'으로 누구나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든다[기업탐방] - 맞춤형 신발 생산 선형상사
장윤원 기자  |  cyw@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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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20  15: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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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상사의 배병준 차장이 일반적인 라스트(신발 발형)과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된 라스트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윤원 기자)

2009년 12월 14일 부산지역 경찰서에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선형상사에서 만든 구두가 해외 유명 제품을 수입해 인솔(insole, 깔창)만 바꿔서 자사에서 제조한 양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이는 너무도 완벽한 품질에 의심을 품은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다. 이처럼 선형상사의 품질은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선형상사의 사업은 크게 신발 제조시 기본이 되는 라스트(신발 발형)와 장애인(개인) 맞춤형 신발제작의 두 가지 제품으로 구분된다.

백호정 선형상사 대표는 “신발은 무조건 발이 편한 것이 최고”라며 “사람의 발 모양을 알아야 가장 편한 신발을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이에 맞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장비와 발형 제작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도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고 사업이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연유를 밝혔다.

선형상사는 부산지역 신발 업체들로서는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업체다. 신발 제작의 시작이 라스트 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라스트 제조법은 통나무를 발의 모양으로 일일이 깍아서 만들었다. 선형상사 역시 ‘깍는다’는 기본은 같다. 하지만 3D 스캐너를 이용한 신기술을 통해 이를 보다 정교하기 이루어냈고 덕분에 지역 신발업계에서 끊임없이 찾는 업체가 됐다.

신발이란 생각보다 정교한 작업이 필요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발가락 높이가 너무 낮거나 발등 모양, 발볼 너비 등 수 많은 요소가 입체적으로 작용하는데 지체·뇌병변장애인들은 특이한 발 모양으로 인해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을 구입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러나 선형상사에서는 한명한명 맞춤형 신발을 제작함으로써 이를 완벽하게 해결해준다. 덕분에 두 번째 사업인 장애인 맞춤형 신발제작은 수익성 보다는 사회공헌적 성격이 좀 더 강하다.

개인별 신발인 만큼 고객마다 고려하는 요소도 더욱 많아졌다. 백 대표는 가장 우선시하는 것으로 고객의 성향을 꼽았다. 고객의 직업이 무엇인지, 평소에 얼마나 움직이는지, 활동적인 성격인지 아닌지까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신발의 재질과 공법 등을 달리한다.

제작에는 보통 일주일에서 10일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는 업체중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빠르다. 개인별 맞춤 신발의 핵심인 라스트 제작에서부터 신발 완제품에 이르는 모든 공정에 대한 ‘인하우스’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하우스 시스템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일정부분 확보했다.

그렇다해도 1인 맞춤형 신발인만큼 녹록한 가격은 아니다. 선형상사는 현재 1인 맞춤형 신발을 약 40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다만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제조 공정에서 보다 많은 수고가 필요함에도 33만원으로 할인해서 판매한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되는 장애인 신발 구입비 17만6000의 딱 2배 정도인 가격. 장애인들은 할인된 가격에서 지원받은 금액만큼을 더 뺄 수 있어 실제 구매금액은 50% 이하로 줄었다.

이처럼 수고가 많이 들고 회사 수익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장애인 맞춤형 신발제작 사업에 왜 그리 큰 노력과 투자를 감행했을까?

백 대표는 이에 대해 구두 장인이자 장애인이었던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구두 장인이었던 백 대표의 아버지는 다리가 불편해 자신이 직접 구두를 만들어 신었다. 이를 보고 자란 백 대표가 발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이런 기술력과 대를 잇는 정신을 바탕으로 선형상사는 지난 2011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명문장수기업상’을 수상했다. 아버지대로부터 내려온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 올해는 자제 브랜드인 ‘도레미(Doremi)’를 통해 시가 추진하는 ‘우리 브랜드 신발 명품화 사업’에 당당히 1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분명 부산하면 ‘신발’이 떠오르던 시대는 지나갔다. 하지만 선형상사를 통해 오랜 기간 쌓인 기술력과 새로운 틈새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다시 한번 부산이 신발산업을 통해 떠오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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