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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들어지는 작은 건축물들은 부산의 미래"[사람, 사람을 만나다] - (7) 라움건축사 사무소 오신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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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3  13: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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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욱 소장이 설계한 오피스텔의 옥상에서 오 소장 부부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 소장은 이 옥상을 전시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배병수 기자.
 

- 최근 부산의 건축 경향은 어떠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까?
센텀과 해운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건축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영화의 전당, 아이파크 등 크고 화려한 건축물들이 부산의 랜드마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소외된 원도심에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마을만들기’ 하면서 골목길에 인위적인 장치를 하고, 커뮤니티 공간과 협동작업 공간들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저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곳은 바로 도시와 지역의 곳곳에서 만들어지는 조그만 하고 보잘 것 없이 보이는 작은 건축물들의 신축입니다. 지금 만들어지는 작은 건축물들이 우리 도시 부산의 50년 100년 뒤의 미래입니다. 거대 자본이 들어간 대규모 건축물이나, 마을 만들기가 아니라 자생적을 만들어지는 각각의 건축물들의 수준이 상승해야 도시와 건축문화가 성장된다고 봅니다.

- 건축사님의 건축 철학은 ‘사람’과 ‘공존’에 관한 고민을 바탕으로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건축을 통해서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작업한 반쪽집은 건축을 통해서 집주인과 마을사람들의 소통거리가 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사무실 라움의 공간은 평상시 전시공간이 부족한 부산의 설치작가들에게 전시공간으로 제공하면서 새로운 관계가 맺어집니다. 예술과 건축공간을 연결하고 전시 건축가들, 학생들, 일반인들, 예술가들이 건축공간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과 건축과 도시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요?

- 도시에 있어 옥상의 의미는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까?
도시의 대부분 건축물은 옥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옥상에는 무늬만 조경인 화단과 에어콘의 외기, 광고탑, 물탱크, 통신사의 안테나가 점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도시의 상업지역에 있는 건축물들은 옥상을 향하는 통로나 출입문은 잠겨져 있으며, 일부 개방되어 있어도 녹색의 우레탄으로 도장된 상태입니다. 도심에서 상업적 건축물은 땅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축물은 대부분 옥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옥상은 우리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옥상은 하늘 높은 곳에 존재합니다. 물리적으로 단절된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건축적, 공간적 연결고리가 필요합니다. 라움의 옥상에서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위해 설치작가들의 전시공간을 선택했습니다.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매개를 작가의 작품과 관람객으로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옥상가치의 재발견”으로 유명한 라움사옥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옥상 라움은 상업용 건축물(오피스텔)의 시공과정에 시작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옥상 활용에 대한 구상을 하였고, 제가 사용하는 설계사무소의 작업공간으로 귀결되었습니다. 건축주들과의 합의를 통해서 버려져 있던 옥상을 저렴하게 분양받았고, 그 옥상에 라움의 업무공간을 추가로 설계하였습니다. 라움의 공간은 옥상,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옥탑방, 짜투리 공간, 거들떠 보지 않는 공간의 변신이라는 것에 주목해야합니다.

라움의 사옥은 옥상 외부공간을 거쳐 내부로 진입합니다. 이 공간은 하늘로 열려있고, 무한한 잠재력의 공간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트 스페이스로서 젊은 예술가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됩니다. 다시말해 옥상 라움은 버려져 있던 옥상 공간의 재발견과 활용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전시(아트스페이스)라는 것을 통해 미력하지만 공공성을 부여하여 세상을 향해 열린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언론에 보도된 후 화제가 되고 있는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반쪽집에 대한 에피소드를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반쪽집은 저를 건축가로서 언론의 주목을 받게 해준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국도가 확장되면서 길가에 있던 대부분의 건물들이 철거되고, 이집도 철거되어, 땅은 반만 남게 된 상황에서 설계를 시작했습니다. 공사과정에서는 워낙 작은 집이라 좋은 창호를 설치하려고 하니 개별 주문하여 제작, 설치 될 때까지 한달 이상을 기다리는 인내심도 요구되었습니다. 하지만 반쪽집이 완성된 후 이집은 이 동네에서 작지만 가장 큰집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일반인을 상대로 건축문화를 알리는 작업 또한 활발히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갤러리 아트숲에서 아카데미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좋은 건축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리고 미술, 음악 등 타 분야의 예술가들과 문화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건축이 어렵지 않은 문화의 한 장르라는 것을 소개하곤 합니다.

- 건축가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은?
아직 건축가로서는 젊기 때문에 거창한 철학 같은 것은 없습니다. 건축은 돈이 많고, 지위가 높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외된 사람들도, 못 배운 사람들도 건축공간에서 살아가고, 항상 건축과 함께 생활합니다. 그래서 건축가는 작고, 힘들고 어려운 프로젝트에서 더 역할이 커집니다.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에서는 이런 경우가 더 많이 있습니다. 건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열정이 있다면 좋은 건축이 가능한 것입니다.

특히 부산이라는 도시에 건축물을 디자인하고 공간을 생산하는 일을 하면서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기후, 햇빛, 바다, 지형 등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건축물의 색상, 재료, 형태 등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건추주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중시합니다. 또한 설계를 하고 집을 짓는 동안 함께 즐기자고 부탁드립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좋은 건축, 좋은 공간의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 부인도 건축가로서 활동하고 계신데, 부부가 같은 일에 종사하면서 느끼는 장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요즘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건축가들 중에는 부부 건축가가 많이 있습니다.
부부가 건축가로서 활동하는 경우에는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사무실을 막 개업하고 직원이 없는 경우에도 두사람이면 웬만한 설계를 다 마무리 지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힘든 점은 일로 인한 스트레스 또한 둘이서 모두 받는다는 것입니다. 가끔 부부건축가에 대한 질문을 받을때 저는 적극적으로 건축가들끼리 사귀고, 나아가 동반자가 되는 것을 추천하는 입장입니다.

- 현재 진행중인 새로운 작품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습니까?
중증 아토피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도시를 떠나 집을 짓게되는 과정에 참여를 하였습니다. 이 아토피 HOUSE는 일광면의 신평리의 매우 작은 땅에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집이 완성되어 가족이 아픔으로부터 자유로와지면 좋겠다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화명동의 J HOUSE 라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젊은 부부가 층간소음에 고생하던 아파트의 생활을 청산하고, 땅으로 내려와 최소한의 단독주택과 살면서 약간의 임대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된 건축물입니다. 이 집은 단독주택, 투룸 3가구, 커피숍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건축적인 아이디어는 각각의 공간에 대한 개체성을 보장하고, 형태적으로 살짝 드러내는 것입니다. 건축주의 SNS에는 모형사진과 현장의 공정 사진으로 가득차 있으며, 완성후의 설레임과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 모습이 비춰져서 너무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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