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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세계수산대학 유치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돋움해야[릴레이인터뷰] - 이상고 부경대학교 수산경제학과 교수/FAO 수산위원회 부의장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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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9  1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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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부산’ 도시 브랜드 알리는 기회
유치보다 개교 이후 운영 잘 돼야
글로벌 인재 양성에 긍정적인 영향

   
 

지난달 19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수산대학 유치 후보지로 부산시가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의 세계수산대학 국내 유치 희망도시 입지선정 공모 결과, 부산은 유치 적극성, 재정적·행정적 지원 역량, 교육 및 국제협력 역량, 접근성 등 모든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경쟁후보지인 제주와 충청남도를 가뿐히 따돌렸다.

해양수산부가 내년 7월 개최되는 FAO 총회에서 국내 설립을 신청해 의결받게 되면 세계수산대학은 2018년 하반기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개교하게 된다.

UN 산하 국제기구인 세계수산대학은 수산분야 국제전문인력과 지도자를 육성하는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진을 구성해 연간 석·박사과정 100명을 교육하게 되며 스웨덴 말뫼시에 소재한 세계해사대학에 이어 해양수산 분야에 가장 영향력있는 국제기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현재 FAO수산위원회에서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고 부경대학교 수산경제학과 교수를 만나 세계수산대학의 부산 유치의 의미와 향후 전망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교수는 1977년 부산수산대학교(현 부경대) 수산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Univ. of Rhode Island)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92년 부경대학교 수산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014년 FAO 수산위원회 부의장에 선임돼 현재까지 활동중에 있다.


- 현재 FAO세계수산위원회 부의장을 역임중에 있다. 세계수산위원회를 간략히 소개해준다면?

▲ FAO 세계수산위원회는 수산자원의 고갈을 막기위해 잡는어업을 규제하고 국제규범 제정, 국제 수산의 질서 구축, 국제수산 관련 모니터링 및 페널티 부여 등 각종 의제를 통해 지속적인 세계수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에 추진되는 의제로는 국제 어획증명서 발급을 들 수 있다. 이는 세계 어느 연안에서든 어류를 어획하면 해당 정부로부터 어획증명서를 발급받아야만 수산물 판매가 가능토록 하는 규제다.

산란기 및 치어 어획 등 전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불법어업을 통해 유통되는 수산물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다.

FAO 수산위원회는 198개국의 위원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나는 2014년도 부의장으로 선임돼 2년의 임기를 수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위해 연임을 할 계획이다.


- 대륙별로 1명씩 구성된 FAO수산위원회 부의장으로 선임된 이유가 있다면?

▲ 수산업은 아시아 지역에서 비중이 높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서구에 비해 격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나는 아시아적 수산업의 모습이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이 분야에서 연구에 몰두해왔다. 서구적 수산업은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량 증대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바다에 고기가 점점 줄어들며 수산자원이 고갈되는 현상을 초래했다.

이에 유럽에서는 발달된 기술을 제거하자는 운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아시아적 수산업은 바다의 생태환경을 좋게 만들어 수산자원을 잘 관리하면 그물을 크게 하지 않아도 그물에 들어오는 어획량이 늘어나게 된다는 발상이다. 생태중심의 어업을 지향하는 것이다.

세계 수산업의 방향도 반드시 생태중심의 어업으로 가야 한다.

FAO에서도 세계 수산업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과거에는 잡는 어업을 규제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생태중심의 지속적인 수산업 성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나는 줄곧 동양적인 수산업의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러한 활동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기술과 자연생태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세계수산업이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세계수산대학의 유치 후보도시로 부산이 선정됐다. 부산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지난 2012년 반기문 UN 총장이 여수 엑스포를 방문해 해양분야에 유엔산하 교육기관을 국내에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부산이 국내 해양수도인 만큼 당시 부산시가 반 총장의 제안을 귀기울여 잘 들었던 것 같다.

이후 부산시는 2012년에는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용역으로 세계수산대학 설립방안을 도출해 해양수산부에 국내 유치를 제안했고 이후 FAO 및 기획재정부 협의, 정부 재정보증서 및 사업제안서 FAO 제출, FAO와 우리나라 간 상호협력의향서 체결 등이 이뤄지게 됐다.

지난해 나를 포함한 FAO의 관계자들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세계수산대학 한국 설립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위해 부산을 찾았다.

당시 FAO 관계자들은 부경대, 영도 해양클러스터, 수산과학원 등을 둘러보고 부산이 세계수산대학의 입지로 제안할만하다고 감탄했다.

비록 정부가 공정한 기회를 주기위해 유치 후보도시를 공모했지만 사실상 부산을 염두해두고 세계수산대학 국내 유치를 추진해왔다.

국내 유치 후보도시가 부산으로 최종 선정됐지만 오는 12월 FAO 이사회와 내년 7월 총회의 최종 승인을 받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물론 부산이 충분히 역량을 가진 도시라는 점을 알고 있기에 승인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산강대국들이 프로그램 및 운영 등에 관한 조정 등 조건을 달 수 있는 여지는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물론이고 부산시와 부경대가 호흡을 맞춰 FAO 총회 승인을 위해 세계수산대학의 밑그림을 잘 그려가야 할 것이다.


- 세계수산대학의 국내 유치의 의미를 들려준다면?

▲ 세계수산대학 국내 설립 추진은 우리나라가 이익을 얻기 위해 FAO에 제안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못 살던 시절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았던 것을 되갚아 주자는 취지에서 안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과 국민의 삶의 수준 등 다양한 지표도 높여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선진국으로써의 국제적인 성숙된 의식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수산대학의 국내 유치는 개도국에 대한 역할 증대를 통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써 역량을 길러가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부산에 세계수산디학이 들어선다면 부산의 해양 잠재력을 세계로 뻗게 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세계수산대학이 부산에 설립될 경우 파급효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 우선 전 세계에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부산은 해양과 관련된 국제적인 잠재력이 큰 도시이지만 자체적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는데 세계수산대학과 같은 국제기구가 매개가 돼 부산과 세계를 이어주면 부산은 수월하게 세계의 도시로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국제기구가 설립되면 주변에 관련 연구기관들이 따라서 들어서게 된다. 이러한 연구기관들과 부경대 및 부산 소재 기업들의 공동연구가 진행되면 부가적인 다양한 가치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부산의 젊은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

요즘은 ‘밖으로 나가는 세계화’가 아니라 ‘안방에서 세계화’를 추구하는 시대다. 지역내 젊은 층이 세계수산대학이 운영되는 것을 직접 보면 세계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게 되고 각종 국제기구로 진출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외에도 각국의 수산관료를 국내에서 육성해 배출하는 만큼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고 친한국 인사를 양성할 수 있게 되는 장점도 있다.

국제기구와 같은 국제사회에서는 어느 나라가 발언을 하면 다른 국가들의 지지가 있어야 의사록에 남는다.

한 나라의 발언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 동조해준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한국의 세계수산대학을 졸업한 각국의 리더들을 우리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세계수산대학을 위해 정부 및 부산이 앞으로 노력해야 할 점은?

▲ 세계수산대학이 국내에 유치되더라도 우리나라는 건물과 운영비만 제공하는 것이지 학생 선발 및 교수 채용 등 전반적인 운영은 FAO의 국제공무원이 전적으로 도맡게 된다. 세계수산을 리더하는 싱크탱크이자 세계적인 고등교육의 허브 구축을 전제로 세계수산대학 설립이 진행되는 만큼 국내 유치가 결정되더라도 향후 훌륭한 대학으로 키워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FAO의 승인을 얻어 2018년도 개교가 되면 대학 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세계수산대학이 국제적인 고등기술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끔 정부 및 부산시의 제도적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 부산의 수산업에 대한 견해는?

▲ 젊은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1960~80년 국내에서는 부산수산고를 비롯해 통영, 여수, 포항 등 수산계고등학교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없어진 상태다. 대부분 선진국도 그렇다. 젊은 사람들이 수산분야에 관심이 없다.

선진국으로 가면 갈수록 수산물 소비는 계속 증대되고 있지만 젊은 인력의 공급은 원활하지 못한 것이 수산업이 가진 특징이다.

수산업은 없어질 수 없는 산업이며 특히 한국인들은 수산물을 좋아한다.

따라서 젊은 사람들이 수산업에 ‘한 몸 바쳐보겠다’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세계수산대학이 국내에 유치되면 이런 동기부여를 어느정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젊은 인재가 유입돼야 수산업이 발전한다.


- 마지막으로 교수로써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나도 수산대학을 나왔지만 수산분야에 인생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산분야를 잘 찾으면 보석과도 같은 곳이 많다. 자신이 하기 나름이다.

젊은 사람들이 수산업에 몸소 부딪혀 ‘젊음을 불태워도 괜찮은 곳’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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