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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박급유 경쟁력 강화위해 힘 모아야”[부산경제 활로를 찾는 릴레이 인터뷰] - (37) 문현재 (사)한국급유선선주협회장
김형준 기자  |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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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20  1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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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정유사와 합의로 운송료 인상
안전강화위해 선박도색 등 사업 추진
산업의 역군인 선주, 자긍심 가져야

지난해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사)한국급유선선주협회(이하 협회)는 그 어느해보다 병신년 새해를 뜻깊게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제자리 걸음에 머물던 불합리한 급유선 운송료 문제의 해결에 물꼬가 트이면서 업계가 고질적으로 안고있던 병폐와 폐단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급유선 업계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은 향후 부산항을 비롯한 국내 항만의 선박급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급유선 업계는 지난 20년간 리터당 2~3원대 수준의 낮은 운송료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부산항을 기준으로 급유선 업체가 정유사가 위치한 울산에서 기름을 싣고 오는데 받는 운송료(5000드럼 기준)는 248만원에 불과하지만 운송에 드는 연료비만 200만원이 넘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터무니없이 책정된 운송료는 급유선 업체들로 하여금 선박에 기름을 공급한 뒤 일부 남은 잔존유를 은밀히 팔아 운영비로 충당하도록 부추겼고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해마다 반복되며 급유선 업계가 불법 면세유 판매의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벼랑 끝에 내몰린 업계는 지난해 9월 ‘운송료 현실화’를 위해 무기한 파업 선언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며 SK,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 및 해상대리점을 압박한 결과 운송료 인상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합의로 올 상반기까지 급유선 운송료는 단계적으로 40~60% 인상된다. 20년만에 급유선 업계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었던 중심에는 문현재 (사)한국급유선선주협회장이 있다.
 문 협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제4대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급유선 보험료 인하, 급유선 운송료 현실화 등 굵직굵직한 업계의 현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오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제5대 협회장으로 연임되기도 했다. 부산 중국 중앙동에 위치한 (사)한국급유선선주협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한국급유선선주협회를 간략히 소개해준다면?
▲ 협회는 국가해운정책에 부응해 각종 해난사고 예방 및 안전사고 대책 등을 수립하고 선박급유선의 운영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할 목적으로 2006년 설립된 단체다. 부산, 울산, 포항, 여수지역의 급유선 선주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전국에 입출항하는 선박에 선박용 연료유를 공급하고 있다.
 
- 지난해 9월 사상 첫 동맹파업을 결의하는 등 ‘운송료 현실화’를 전면에 내걸고 강력 대응에 나섰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 그동안 급유선선주들이 불법 면세유를 부당하게 유출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비합리적인 운송료와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경영난에 허덕이는 일부 급유선 선주들이 면세유 불법 유출 충동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실정에서 일은 일대로 하면서 돈은 얼마 받지 못하는 급유선 업계는 마치 비리의 온상처럼 이미지가 굳어졌다. 협회장을 맡으면서 내 인생을 걸고 이러한 모순된 부분을 반드시 개선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급유선업계는 그동안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정유사가 지난 20년간 운송료를 제대로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군사정권 시절에는 공공연하게 불법적으로 면세유 유출이 이뤄지며 ‘돈이 된다’는 소문에 앞을 다퉈 급유선을 운영하려 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이에 협회는 지난 10년간 정유사 측에 수차례 운송료 인상을 요구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정유사 측은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화조차 응해주지 않았다. 소통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에 지난해 말 동맹파업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선주들의 생계가 걸린 사안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급유선 업계와 부산항 그리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했을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지난 협상에서 올 상반기까지 급유선 운송료를 단계적으로 40~60% 인상키로 했는데?
▲ 지난해 말 정유 4사 모두 20% 가량 운송료를 올려줬고 오는 3월 다시 20% 가량이 인상된다. 인상분이 반영되더라도 적정 운송료와는 차이가 크지만 매년 운송료 인상 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만큼 시간을 갖고 운송료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이번 합의를 계기로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은?
▲ 무엇보다도 협회, 해상대리점, 정유사가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오늘날은 상생의 시대이다. 갑을관계라는 구시대적 사고를 벗어던지고 자주 만나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머리를 맞대 업계의 현안에 대한 개선점을 모색해야 한다. 첫 협상이후 지금은 관계가 개선돼 서로 연락도 자주하고 대화도 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결국 업계의 폐단 근절과 선박급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첫 걸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협회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지?
▲ 우선 운송료 인상에 합의해준 정유사 측에 감사드린다. 도의적으로 ‘받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서로에게 신뢰가 쌓이고 관계를 발전시켜갈 수 있다. 운송료 인상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협회에서는 선박도색과 안전조끼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안전의식 고취를 통해 안전한 급유선 운송을 도모해 고객과 정유사 등과 신뢰를 쌓기 위함이다. 선박도색 사업은 기존의 칙칙한 ‘검정색’ 급유선을 도색을 통해 ‘파란색’으로 바꾸기로 했다. 기름 색깔이 검정색인데 급유선마저 어두운 색깔이어서 기름이 흘러내려도 구분을 할 수 없었다. 이 사업 추진으로 타 선박과의 차별화와 선원들의 안전의식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안전의식을 생활화하자는 의미에서 야광 안전조끼를 1000부 제작했다. 이 조끼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작업자 전원에게 이 조끼를 착용시킬 계획이다.
 
- 최근 부산항 5부두내 급유선들이 정박해있는 45물양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는데…
▲ 정말 충격적인 사고였다. 화재가 발생한 급유선이 육상쪽에 가깝게 정박해있어 조기에 화재진압이 가능했다. 만약 촘촘히 연결된 급유선의 중간지점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면 수많은 급유선에 불이 옮겨 붙어 끔찍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부산항의 이미지가 단번에 무너져내렸을 것이다. 이번 사고도 인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기름유출, 화재 등 지난 5년간 급유선 업계에서 발생한 사고를 조사해봤더니 90%가까이가 인재로 인한 사고였다. 이번 사고 역시 ‘현장 관리감독 소흘’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급유선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작업자가 담배와 라이터를 소지한 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물양장내로 들어가고 음주를 한 채 급유선을 운영하는 사례도 간혹 있다. 얼마전에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안전관리 위탁 협조요청이 담긴 탄원서를 보냈다. 부산항 제4,5물량장 내 급유선에 대한 안전관리 업무를 우리 협회가 현장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위탁해달라는 내용이다. 1년 전부터 수차례 안전관리 강화와 교육 권한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급유선 검사는 불필요하게 1년에 5차례나 실시하지만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고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는 사람에 대한 관리감독과 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정부가 안전관리를 비효율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부산항 45물양장에는 24시간 감시시스템이 필요하고 작업자들의 안전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어느 기관보다 업계를 잘 알고 있는 협회가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소잃고 외양간 고쳐서는 안된다.
 
- 정부 및 관계기관에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면?
▲ 2014년 해양대에 의뢰해 급유선 적정 운송료 산정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문제점은 정확히 파악됐지만 용역비 등 여건의 한계로 개선점은 도출하지 못했다. 급유업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추진해야 하기에 문제점을 정부와 관련업계 모두가 개선시켜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잠정적인 해상유 시장규모는 70~80조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실제 판매는 3조원대에 그치고 있다. 외국선박들이 부산항에서 급유하기를 꺼려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싱가폴 등 여타 세계적인 항만과 비교해 국내 해상 급유업의 가격경쟁력과 서비스 등이 뒤떨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상 급유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업계의 자생노력이 함께 필요한 시점이 온 것 같다. 현재의 모습이 방치되면 국내 해상 급유업의 미래는 없다.  
 
- 협회장을 하며 느낀점이 있다면?
▲ 지난 시절 3년 정도 급유선업에 몸담았지만 실패하고 이후 다른 분야의 사업에 뛰어들었다. 업계를 떠났지만 주변의 추천으로 협회장을 맡게 됐다. 급유선업을 현재 하지 않고 있기에 사심없이 정도의 길을 걸으며 협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혜택만 받으려고 하는 일명 ‘무임승차’ 선주들이 많다는데 있다. 회원으로 가입은 하지 않고 협회가 추진한 사업의 결과에 대한 혜택만 누리는 선주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현재 부산 290여 척 등 국내 항만에는 총 700여 척의 급유선이 있지만 협회에 가입한 회원은 150여 명 수준에 불과하다. 협회 중심으로 이뤄낸 지난번 운송료 인상 혜택도 회비를 내지않는 ‘얌체선주’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갔다. 협회가 치밀하게 준비한 연구 및 자료를 바탕으로 이끌어낸 협상의 결과물을 그저 입벌리고 받아먹기만 하는 비회원이 많다.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협회는 급유선 업계의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찾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 등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러한 연구가 바탕이 돼 개선이 이뤄지면 자연히 자생력을 갖게 된다. 그렇기에 이기주의적 사고를 버리고 업계와 국내 항만의 경쟁력이라는큰 틀의 관점에서 비회원 선주들이 하루 빨리 협회에 가입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 마지막으로 선주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급유선업은 수출입 비중이 크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필연적으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업이다. 이에 선주들은 단순히 선박을 사서 기름을 공급한다는 저차원적인 사고를 뛰어넘어 국가를 위해 산업 일선에서 수출의 역군으로써 일을 한다는 긍지를 가져야한다. ‘기름쟁이’라는 용어부터 바뀌어져야 한다. 선주들은 엄연히 수십억원의 선박을 가지고 이를 운영하는 사업자이다.

김형준 기자 samic8315@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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