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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로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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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6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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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훈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

문명은 기성세대에겐 우려의 대상이고 새로운 세대에겐 극복의 대상이다. 젊은 세대는 시대의 문명을 가장 잘 활용하며 새로운 세태를 만들어 낸다. 상형문자를 사용하던 수 천년 전, 고대 이집트 동굴벽화에 나타난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나 고대 그리스 석판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타난 공통적인 기록 중에 하나가 이와 같은 말이었다. 오죽하면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요즘 아이들이 버릇이 없어 말세’라는 말까지 했겠는가. 이는 새로운 문명에 잘 적응하는 젊은 세대의 세태에 대한 우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명은 기성세대의 우려와는 달리 말세인 문명을 발판으로 진화된 문명을 만들어 왔다. 극복의 부산물이었다.

오늘날에도 이런 말세론은 여기 저기서 한탄처럼 나돈다. 디지털세대가 보여주는 우려는 우리가 신세대였던 기성세대보다 훨씬 커 보인다. 디지털세대는 디지털 이민자와 디지털 원주민으로 나뉜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90년대에 출현하면서 그 기술을 만든 세대를 디지털 이민자라고 부르는 반면, 그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을 디지털 원주민(네이티브)라 부른다. 지금 대학생들이 그 세대의 기수가 된다. 디지털 이민자들은 디지털 관련 기술을 배워서 사용해야 했다. 부자연스럽고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디지털 원주민들은 세상을 컴퓨터라는 도구를 통해 배운 탓에 그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자연스럽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내는 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든다. 이런 관계로 양세대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충돌한다.

스마트폰에 정신을 빼앗긴 많은 사람들을 보면 ‘우려’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손바닥에 있는 작은 컴퓨터로 순식간에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특히 필요한 지식을 찾는데 이만한 것이 없다. 굳이 외울 필요없이 대부분을 즉석에서 해결 할 수 있다. 많은 것을 비서같은 스마트폰이 해결해 준다. 어린 시절, 로봇에게 물어보면 모든 것을 척척 해결해 주는 만화영화처럼 스마트폰은 만능의 도구가 되었다. 참 편리하지만 이런 현상이 걱정스럽다. 이로 인해 많은 것을 얻지만 잃어버린 것도 많다.

아마도 ‘우리들의 창조물이 우리의 기억력 뿐 만 아니라 창의력까지 잠식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머릿속에 있어야 할 전화번호나 노래가사가 사라지고 상상력은 화려한 그래픽 기술에 점령당한지 오래다. 뒷동산에 먼지와 함께 하던 칼싸움은 이제 컴퓨터 게임세상에 있다. 어릴 적에 수없이 듣던 ‘TV는 바보상자’. 단순하게 생각하면 인간이 가져야 할 상상력과 창의력이 말라가고 있다. 이는 앞에서 말한 문명에 대한 우려이다. 큰일을 낼 것 같던 TV는 여전히 우리들 거실이나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전화번호나 노래가사 대신에 외워야 할 것이 여전히 많고 기성세대와 다른 추억거리를 만들어낸다. 수천년 전의 말세론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발전해 왔다. 그러면 현재의 우려도 극복되고 발전한다는 뜻이다.

지식을 보관하는 첫 번째 방법이 문자였다. 일반적으로 문자로 얻는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한정된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서 독자는 많은 상상력을 동원한다. 이런 상상력은 창의력의 밑거름이 된다. 소리는 문자보다 조금 더 친절하다. 소리에 해당되는 정보는 들리는 대로 이해하면 된다. 영상물은 이보다 훨씬 더 친절하다. 소리, 등장물에 대한 것들이 시청각에 의해 빠르게 이해된다. 물론 상상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은 급감된다. 개개인이 가져야 할 상상력은 시청각물을 만드는 사람이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다. 상상력은 창작물에 의해 점령당하고 말았다.

이런 일련의 현대 디지털 문명의 흐름은 우로보로스의 형상을 하고 있다. 우로보로스는 뱀이나 용이 자기 꼬리를 삼키는 형상을 말한다. 그 의미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윤회사상, 영원성 등으로 인식되어 왔고 과학 발전에서는 완전과 변화의 개념으로 새로운 지식을 상징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들의 창조물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삼키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삼켜진 상상력과 창의력이 변화를 모색하고 새로운 지식은 물론 진화된 모습으로 거듭나는 인류 문명의 우로보로스를 닮아갈 것이다. 물론 커다란 아픔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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