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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목공예는 자연의 선물"[사람 사람을 만나다] - (79) 유혜영 공예작가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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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30  13: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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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이용해 작가의 생각을 표현하며 작품을 만드는 목공예 작가인 유혜영(42·여·연제구 거제동)을 만났다. 그는 작가로서 여러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부산목공예 동호회인‘나무작업실’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달 18일~22일 까지 벡스코에서 개최됐던‘제1회 부산디자인 페스티벌’에 참가해 그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목공예 작품의 제작· 전시·판매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나 목공예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예술작품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 목공예를 어떻게 정의 할 수 있습니까?

목공예란 이런 것이다. 시원하고 명쾌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나무를 만지고 연장들을 손에서 내려놓았던 적도 없었는데, 막상 목공예를 정의하라 하니 손발이 먼저 오그라드네요. 그 이유는 나의 그릇이 목공예를 논 할 만큼의 크기가 아직 아니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목공예란 감히 이런 것이라고 딱 잘라 몇 글자로 정의하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하지만 나무를 이용해 만들거나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나무의 결, 향기, 색의 조합 이외에도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 이상의 무엇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봤던 한옥의 선들과 전통가구들의 형태와 모양,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한국적 정서들, 그런데 그런 정서들을 표현하기에는 아직 서투르고 모자람이 너무 많습니다. 결코, 겸손 떠는 게 아니고 접해 봤던 작업보다 아직 접해보지 못한 것들과 감히 흉내도 못 낼 정도의 작품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 놓는 명장님들이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굳이 정의를 내리라 하면 개인적인 생각으로 목공예는 나무가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네요. “나무의 선물” 끌과 망치만으로도 또 어떤 이의 톱과 대패에서 혹은 조각도나 벌겋게 달아오른 인두기의 끝에서,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로, 나비를 쫓는 고양이가, 또 어떤 때는 열반의 경지에 오른 부처가 표현 되는 걸 보면 나무가 주는 선물이 분명 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생각한지가 꽤 오래되었는지 “나무의 선물”은 오래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해 온 나의 닉네임이기도 하고, 2년 전까지 운영하던 공방 이름이기도 합니다.


- 목공예와 관련하여 어떤 일을 합니까?

근래에는 개인작품 활동은 게을리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 전시회 출품작을 요청받으면 한참을 뒤적거리거나 턱을 괴고 밤새 고민 하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어쩌면 타성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변명거리를 만들자면 작품 활동 할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도 있습니다. 나무를 다루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일선 학교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으로 목공과 우드버닝 수업을 하는 학교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애써 다독거리며 위안을 삼으려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만드는 작품들을 보고 보람을 느끼는 빈도도 늘어나고, 조금씩 커지는 기쁨도 봅니다. 근래에는 한 지자체의 지역 관광상품 개발프로그램으로 우드버닝 수업을 하면서 여느 때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도 개인작에 대한 갈증과 목마름은 늘 따라다니며 보채기도 하고 자극하기도 합니다.


- 목공예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작업실은 2년 정도 되었습니다. 목공예를 하던 사람, 나무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무에 이끌려 모여든 것이 오늘의 나무작업실의 구성원 들입니다. 언제부터 인지 모를 꽤 오래된 인연들이 많습니다. 뜨내기회원 보다 골수 회원들이 많은 편입니다. 나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생업은 따로 있고 취미나 재미로 시작 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취미로 시작한 사람들이지만 내공의 깊이는 누구도 잣대를 쉽게 들이대지 못할 정도의 깊이를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성향도 성품도 각양각색 들이다. 나무작업이 이 개성 강한 사람들을 뭉쳐둔 걸 보면 목공예는 묘한 끌림의 마력이 있는 건 분명한 듯합니다. 어쩌다 공방에 큰소리가 오갈 때는 초보회원 교육할 때가 대부분 입니다. 나무를 자르거나 깎거나 할 때 다뤄야 하는 기계들이 대부분 위험하기에 초보 회원들은 제대로 다루기 전까지는 빡빡하게 야단을 맞기도 하죠. 작품이든 DIY이든 안전한 활동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 작품을 통해 주로 무엇을 표현합니까?

손가락 굵기보다도 얇은 장식품에서 큰 가구에 이르기까지 쓰임새에 덧붙여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도 매 순간 다릅니다. 조각도로 비녀를 깎을 땐 한복 옷고름의 흐름이 비녀 끝에도 묻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선이기를 바라거나, 오랜기간을 버텨주기를 바라면서 만든 서랍장은 칠 할 때 담은 내 마음이 누군가의 의복에 고스란히 베이기를 바라는 걸 보면, 표현이라기보다 바램인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처럼 내가 느낀 나무의 편안함이 번지고 퍼져 오래 기억에 남기를 바라는 바램, 무엇을 만들든지 듬뿍 담으려고 노력 했던 것 같습니다. 난해한 작품들 보다 실생활에서 쓰이기 좋은 작품들을 하려 했었고 앞으로도 실용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 작품에 임하는 기본적 철학 또는 마음가짐은 무엇입니까?

질문을 듣자마자 멍해집니다. 철학 운운하니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고 생소합니다. 해서 고민해보니 나무를 다루는 작업은 내겐 안식처 같은 것입니다. 공방에 있지 않거나 나무를 만지고 있지 않을 때는 미처 현실과 타협점을 찾지 못했는지 겉돌거나 세상의 언저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듯 하다가도, 손에 연장이 쥐어져있고 나무를 만지고 있을 때는 고민거리도, 아파 할 것도 더 이상 없어지는 듯 합니다. 모든 걸 나무속으로 밀어 넣으려하는지도 ... 아무 생각 없이 작업 하는 게 아니라 잡념을 내려놓고 무작정 몰두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불교 교리에 나오는 무념무상 중에서 무념은 딱 맞는 것 같은데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 것을 보면 무상은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기본적인 생각은 앞서 언급한 실용주의입니다. 실용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예술성과 완성도를 등한시 하거나 버리는 것은 절대 아니죠. 아직은 자존감도, 작품에 대한 욕심은 남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 작품제작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작품마다 과정이 다르고 기다림이 다르고 색이 달라서 어떤 작품의 제작 과정을 설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글로 적으려니 더더욱 힘이 듭니다.

간단히 스케치, 구상-마름질-재단-조립 또는 조각, 버닝-마감 대략 이런 과정이다. 스케치와 구상을 통해서 도면과 도안이 나오고 치수가 나옵니다. 제일 오래 걸리는 과정이기도 하고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결정되면 작품에 어울리는 나무의 색과 결을 생각하며 나무를 선정합니다. 물론 나무에 맞춰 작품을 하는 경우도 있고 나무에 색을 입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만드는걸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작과정을 글로 다 적지는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작업을 하든 나무를 만나고 작업하고 새로운 생활품으로 탄생되는 일은 정말 설레고 매력적인 순간순간인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늘 계획대로 이루어지거나 한 적이 없어서 인지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 하는 타입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바램이 하나 늘었습니다. 특수학급 학생들에게 조각과 우드버닝 수업을 하던 중에 일반인들에게서는 보기 드문 집중력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드버닝이 어쩌면 재활치료의 여지가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꾸준히 교육을 한다면 작품을 만들진 못하더라도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던 막연한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가지고 조금 더 체계적인 교육과 반복 학습을 해 볼 기회를 넓혀가려 합니다. 특수학급의 학생들은 우리 사회가 함께 보듬어야 할 의무가 있고 함께 가야 할 친구들이기에 목공예 관련 직업을 가지게 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에 들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한계와 녹녹치 않은 현실이 안타깝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진 해보려고 합니다.

나무의 선물과 하나가 된지 2년이 넘어가는 나무작업실이 좀 더 내실 있는 작업실로 거듭나기를 바라면서, 지금부터 시나브로 준비해서 새로운 둥지의 1000일 기념 작품전시회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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