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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의 본질은 돌봄과 배려... 환자에게 힘과 위로 줘야"[사람, 사람을 만나다] - (78) 박효선 간호사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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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3  13: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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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선 간호부장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배병수 기자)

중소병원의 간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박효선(49·여·부산진구 양정동)을 만났다. 그는 대학 졸업 후 25년간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간호했다. 지금은 병원의 간호부서장으로서 90여 명의 간호사를 진두지휘하며 간호서비스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급변하는 의료현장에서 간호인으로서 느낀 보건의료의 현실 문제와 간호를 통한 삶의 철학을 들어보았다.


-최근 메르스를 겪으며 적절한 병원환경에 대해 국민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포괄간호서비스는 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데 병원 일선에 있는 분으로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해 생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보호자 없는 병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 고령화 사회가 된지 벌써 오래됐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군가 가족이 입원하게 되면 옆에서 병상을 지키며 간병해줄 사람이 필요해집니다.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간병할 수 없으니 자연히 사설 간병인을 쓰게 되었고 사회적인 비용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메르스라는 감염병을 겪으며 전문적인 의료인력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 졌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정부정책의 추진방향에 따라 2013년부터 포괄간호서비스제도를 시범운영해 왔습니다. 부산지역에서도 포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병원이 벌써 10개에 이른다고 알고 있습니다. 시범 사업을 실시한 병원 부서장들의 얘기와 몇몇 병원의 성과결과 들으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재사용 의사가 월등히 높았습니다. 또한 욕창이나 낙상 등의 발생률도 감소했다고 합니다. 한 가지 문제는 역시나 간호인력 수급의 문제입니다. 간호인력의 문제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활동 간호인력 수는 인구 1000명당 4.7명 정도인데요. OECD 회원국의 평균 활동 간호인력 수인 9.1명의 절반 정도 수준입니다. 저희 병원 같은 200병상 규모의 중소병원은 아직도 간호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간호대학도 많이 설립되었고 졸업하는 간호인력도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 니다. 간호인력의 부족현상은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십니까?

저희 간호부서장들끼리 모이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요즘 간호사들은 우리 때랑 다르다구요. 물론 우스개 소리로 하는 얘기입니다만, 씁쓸할 때가 많습니다. 어려운 일을 만나면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회피하는 경향, 간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다보니 누적된 경험이나 경력을 쌓는 것 보다 이직에 대한 생각을 쉽게 하는 경향들이 팽배 한 거 같아요. 이런 경향들 속에는 사회 문화적인 요소, 구조적인 요소 등도 있는데요. ‘간호’라는 것이 고도의 전문성과 지적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렵게 공부하고 실습하고 면허를 취득하고 나왔는데,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것은 이게 뭔가 라고 느끼는 요소들이 많거든요. 그런 괴리감들 속에서도 한 사람의 간호인으로 성장해나가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간호사들도 물론 많습니다. 간호현장의 근무 시설이나 물리적 환경, 부족한 인력, 또한 대형병원의 쏠림현상 등이 오래도록 간호사로 일하는 것에 많은 저해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간호사 평균 재직 연수가 8년이라고 합니다. 아시아지역에서도 하위권입니다. 간호사가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결혼 후 자녀양육 문제와 맞물려 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 ‘포괄간호서비스’를 추진하면서 유휴인력 간호사들을 현장에 복귀시키기 위해 간호협회와 정부차원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 25년간 임상에 계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간호사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특별한 동기라도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특별한 소명이 있어서 간호사를 했다기 보다는 낭만적인 생각으로 간호사를 지원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문과였어요. 굉장히 문과적인 성향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가끔 만나면 제가 간호사라면 다들 의아해 해요. 고2때 연극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맡은 역할이 간호사였어요. 그 역할에 푹 빠져 있었어요. 그래서 간호학과를 가게 되었고 낭만적인 생각과 다른, 간호의 현실을 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임상에서 환자를 만나고 동료들과 많은 의료인들과 지내면서 간호사로 만들어져 간 거 같아요. 그분들이 모두 제 스승이에요. 간호는 참 특별해요. 태어남의 순간과 마지막의 순간을 함께 하죠. 인간 삶의 궤적과 함께 동행하는 것이 간호라고 생각합니다.


- 간호사 하면 병원, 주사, 이런 걸 많이 떠올리는데요. 최근엔 간호사들이 여러 분야에 많이 포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병원 말고 간호사들이 어떤 영역에서 일을 하고 계신가요?

간호사는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보건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학교의 보건선생님으로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예방을 책임지구요. 산업체나 직장에서 근로자들의 일차보건의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산업재해 예방 및 직업병 관리 및 상담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인 보건소나 심사평가원 같은 곳에서 보험 심사 평가 및 전문적인 간호 역량을 드러내는 일들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가 고령화 되고 노인 인구가 증가 하면서 건강에 대한 요구도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문화된 노인간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노인간호를 전문으로 하는 노인전문간호사도 대학원에서 양성되고 있습니다. 노인간호 뿐만 아니라 정신간호, 응급간호, 중환자간호, 가정간호 등의 전문간호사 양성이 대학원에서 이루어지고 각 분야의 전문화된 필요에 따라 효율적이고 질적 수준이 높은 간호를 병원 및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 간호사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만난 환자와 그 가족들이 무척 많은 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가도 어디선가 뵌 듯한 얼굴일 때가 많다는 생각을 하며 내가 만났던 환자분인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기억에 남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다섯 살 된 화상 환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양손에 젓가락을 들고 콘센트 구멍에 넣는 바람에 전기로 인한 화상을 입었던 아이였어요. 치료가 지난했었고 오랜 시간을 요구했습니다. 그 아이가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던 일이 너무도 생생합니다. 그 아이를 보던 부모님의 괴로움은 말할 것도 없구요. 제가 그때 병동에서 일했는데요. 그 아이의 수년에 걸친 수술과정을 전부 다 지켜보았습니다. 어려운 치료과정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치료과정에 걸친 어려움도 피하지 않고 극복해 내는 아이를 보면서 저 또한 간호사로 함께 성장한 것 같아 참 고마웠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아이를 본 게 중학교 3학년 시기였는데 화상의 흔적으로 인한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서 입원했었습니다. 그때도 참 반가웠는데 최근 그 아이의 어머니를 우연히 길에서 만났습니다. 제 얼굴을 기억해 주시고 아이의 소식도 전해 주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잘 지낸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그리고 또 한분 기억에 남는 분이 계세요. 기계에 손을 다쳐서 입원했던 분인데 수술 전 검사 결과에서 에이즈 양성 반응이 나왔더라구요. 확진 상태가 아니라 정밀검사를 의뢰하고 관망하던 중인데 손의 상처는 회복이 더디고 감염은 진행되고 전신적인 상태마저 급속히 나빠지던 환자였어요. 결국 3차 의료기관으로 전원을 보냈던 환자였지요. 저는 그 이후 잊고 있었는데, 일 년이 지난 즈음에 보건소에서 저를 찾아 오셨더라구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그 분이 제 얘길 하시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구요. 그분이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고 보건소 관리를 받으면서 보건소 담당자에게 부탁하셨데요. 갑작스럽게 그분이 돌아가시고 그분의 말이 생각나서 감사의 말을 전해 주러 오셨다구요. 그분이 말씀하신 내용은 변함없는 태도와 따뜻한 눈빛이 참 고마웠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을 했고 또 부끄러웠습니다. 사실은 저도 그 환자를 대하면서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대해야 할지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내심 꺼림직해 하면서 진심으로 대하지 못했거든요. 흔한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그 이후 그보다 더 위중한 환자, 감염환자, 중환자들을 만나면서 간호사의 말투 한마디, 눈빛 한마디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경계하게 되었습니다.


- 중소병원 간호부서장으로서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중소병원 간호부서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숙제가 간호인력난입니다. 저희 병원뿐만의 문제는 아니고 간호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간호인력의 부족현상은 국민 보건의료의 향상에도 심각한 저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때에 적절하고도 전문적인 간호를 받지 못하고 잠재적인 건강 위험 요소에 노출되어 있기도 합니다. 내년에도 2만명의 간호사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배출된 간호사들이 적재적소의 현장에서 간호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간호현장이 변화되고, 시스템이 구축되고,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 또한 미력하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간호의 본질은 돌봄과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간호부서장이 된지 이제 7년째입니다. 간호의 본질은 돌봄과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며 과중한 업무와 생명을 돌보는 막중한 책임감에 하루 하루 소진되어 가는 간호사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우리 간호사들도 돌봄과 배려가 필요하구나. 현장에서 힘겹게 간호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그들의 필요를 발견하고 그들의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편안한 쉼을 줄 수 있는 부서장이 되어야 겠구나. 간호부서장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간호사의 돌봄을 받는 대상자들이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그분들이 병원문을 나설 때 건강하고 밝은 사회의 구성원들로 또 다른 행복을 전달해 줄 꺼라 믿고 오늘도 행복한 간호를 전달하는 간호인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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