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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하기와 사랑하기[리더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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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6  14: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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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향미
 화가
 

한여름이 지나고 피서객들이 바닷가의 모래알 쓸려나가듯 빠질 때 즈음, 부산의 시월은 더욱 바빠진다. 국제영화제와 불꽃놀이 그리고 벡스코에는 국제아트페어, 음악, 건축. 취업 , 웨딩, 육아, 식품....애견 박람회까지. 생활, 관광, 문화예술과 영상콘텐츠산업 스케줄이 쉴 틈이 없다. 줄지은 행사와 ‘페어’라고 일컫는 시장에서 사람들의 걸음은 바쁘고 선택의 기로에서 머뭇거린다.

수많은 박람회 중에 아트페어는 감상 위주인 대형미술관이나 박물관, 공공 갤러리와는 성격이 다른 대중 미술시장이다. 생활용품을 홍보 판매하는 일반 박람회와는 달리 구매자가 조금은 느린 시간을 가져야 하는 장소이다. 편안한 감상을 할 수 있는 동선이나 설치 공간이 배려되고 관람자의 선택을 고려한 가격과 다양한 기념품, 작품 설명, 휴식 장소가 제공되면 더욱 좋다.

미술시장은 유용성이나 현실적 가치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 겉보기에는 쓸모없는 것들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탄을 자아내고 감동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준비된 내면의 눈을 가지고 자신이 무슨 의미를 가질 것인가를 찾게 되면 선택하기 즐거운 시장이 된다. 상상력의 작용으로 인한 잠깐의 감탄도 소중하지만 각자가 삶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여러 자질과 훈련받은 능력을 갖추어야 안목을 가지고 한점 정도 작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작가와 작품의 만남을 통하여 서로의 삶을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되는 특별한 장소인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의 보물을 추구한다.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진정한 보물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나 수고도 아끼지 않고 그 보물이 진정한 사랑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전통 예술과 문학, 예술품들의 역사와 기원이 보여주듯이 예술을 공감하는 데에는 자질의 훈련과 사랑하기가 필요하며 그 과정은 삶을 이루고 다시 회복하는데 자원이 된다. 아트페어는 관람객이 마음속의 보물을 찿는 곳이기도 하다.

알랭드 보통( Alain de Botton 1969~ )은 ‘사랑할 줄 아는 것은 감탄하는 것과 다르며 사랑은 감탄을 이끌어 내기 위한 예술적 자원’이라고 했다. 성공한 예술 작품들의 요소들이 관계를 아름답게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지니므로 예술 작품들을 찬찬히 보다보면 더 나은 연인으로 거듭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 말에 예의바르게 귀 기울이는 능력. 인내심, 호기심, 회복력, 관능, 이성 같은 것, 예술은 그런 자질들로 인도하는 유능한 길잡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미술상은 개인이 균형을 회복하는데 어떤 종류의 작품이 필요한지 확인하고, 그 필요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충족시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삶이나 예술과 좋은 연인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감탄하거나 사랑하기 위한 렛슨을 가져보았는가? 그러한 방법에 서툴거나 들어가는 길을 제대로  찿지 못하여 관심마저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아니면 사랑에 앞서 우리는 자신의 표현이나 선택에 대한 억제나 일반화를 사회로부터 강요당하지는 않았는가?

쏟아지는 정보와 과다한 소비경제체제는 많은 갈래 길을 보여주면서도 다양한 표현의 요구를 위한 작은 선택마저 우리를 더욱 어색하고 힘들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 스스로 사랑하기에 더욱 둔감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작가로서 부산국제아트페어의 한 부스를 지키며 구매자가 아닌 공급자의 관점으로 그 자리에 오고가는 관람자를 바라보았다. 미술시장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구매자에게 있다면 예술품을 사랑하기 위한 사람들의 자질을 어떻게 인도 할 것인가? 삶과 예술에 대하여 열정적인 감탄뿐만 아니라 지독하게 사랑할 수 있는 길에 대하여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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