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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대박론’의 가벼움을 넘어서 ...[리더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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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5  11: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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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인수
 창원대 초빙교수
 전 해군진해기지사령관
 

올해만큼 연초부터 ‘통일’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 될 것임을 언급한 것이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1월말에 있었던 다보스포럼에서도, 이어진 수차례의 정상회담에서도, 3월의 핵안보정상회의와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도 대통령의 방점은 ‘통일’이었다. 이와 함께 많은 언론매체들이 특집을 마련하는 등 통일문제를 대서특필했고, 연구기관(단체)에서도 통일방안과 통일의 청사진을 쏟아냈다. 2050년이 되면 1인당 국민소득이 86,000달러가 될 것이며 독일, 일본을 제치고 세계 8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바야흐로 ‘통일’되지 않은 ‘통일전성시대’가 도래하는 듯했다.

이처럼 고조되던 통일논의를 단숨에 묻어버린 것이 세월호 침몰사건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밝혀지는 세월호 운항관련 사실들은 믿고싶지 않을 정도로 참담한 비겁함과 비도덕, 탐욕 등이 얽히고 설킨 난맥상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화장발을 제거한 대한민국의 진정한 민낯이 아닐까? 여기서 통일문제의 앞날을 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내년이면 분단된 지 70년이 된다. 한동안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었고, ‘비전’이었다. 그러나 두세대를 넘어서면서 통일은 점점 먼나라 얘기가 되었고, 절박함도 멀어져갔다. 말썽꾸러기 북한과 통일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의의론도 등장했다. 왜 꼭 통일해야 되느냐 하는 물음에는 답변이 궁해진다.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확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일이 대박이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에는 공허함이 자리한다. 통일이 그냥 대박이 되는 것도 아니다. 쪽박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월호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통일논의의 첫번째는 ‘어떤’ 통일을 할 것인가이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통일해야 한다. 거론할 필요도 없는 이 문제가 2014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사회에는 공공연하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 ‘친북’ 정도를 넘어서, 대한민국을 뒤집어엎어버리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3대 독재로 신음하는 북한체제로 변화시키는 것을 ‘통일’이라고 믿는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이고, 해방후 현대사는 기회주의자가 득세한 치욕의 역사이며,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발전도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틈만 있으면 정부를 공격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며 자신의 자유는 신성불가침에 가까우면서도 타인의 자유를 짓밟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문제는 이들도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행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통일’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집단이 또 있다. 바로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집권세력이다. 물론 그들도 ‘통일’을 외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통일은 우리의 통일과는 전혀 다른 김정은 체제로 통일하는 것을 말한다. 해방후의 ‘무력통일론’에서 ‘남북연방제’, ‘고려연방제’, ‘낮은 단계 연방제’ 등등 이름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목표는 공산주의 독제체제로 통일하는 것 하나다. 이들에게 한국 지도자가 언급하는 통일대박론은 망치로 얻어맞는 것만큼 아프게 다가올 것이다. 그들만의 왕국이 해체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4시간 기쁨조가 대기하는 천국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지상최대의 과제는 핵무기를 개발해서라도 ‘통일’을 막아내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정반대이다. 김정은 체제로의 통일은 대한민국의 멸망을 의미한다. 그들을 상대로 우리의 통일을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존망을 건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이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통일론의로 통일의 환상을 심기에는 너무나도 엄중한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이고 언론이 앞서나가는 ‘말로 하는 준비’가 아니라 정부부처는 물론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실무진들이 통일의 구체적인 상황과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모든 문제는 정부가 해결하는 것이고, 안되면 정부만 비난하면 끝나는 일이 결코 아니다.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명제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 모두가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동참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내일 통일이 된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대박이 아니라 총체적 난국으로 세월호와 같은 상황이 되지는 않을는지 염려스럽다.

통일은 결코 대박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되더라도 혼란이 불가피하고 국민적 인내가 요구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 기간은 우리의 준비기간에 비례해서 단축되겠지만, 통일은 정부가 앞장서는 특단의 조치와 어쩌면 피와 땀과 눈물을 각오하는 총체적인 국민적 결의와 참여가 없이는 결코 탈환할 수 없는 고지인지도 모른다. 통일은 우리 스스로 대박이 되도록 만들 때에만 대박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사회 곳곳에 암적인 존재로 숨어있는 세월호의 망령을 뿌리뽑는 것이 선결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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