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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은 소통과 배려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음악"[사람,사람을 만나다] - (68) 이정철 글로리 콰이어 상임지휘자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ileaders@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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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7  14: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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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활동해 오고 있는 글로리 콰이어가 오는 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글로리 콰이어의 상임지휘자와 부산시립합창단 총무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정철(47· 사하구 괴정동)을 만났다. 그는 시립합창단에 소속돼 있는 성악가로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합창단의 지휘자로서 본격적인 공연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해 공연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합창단의 내력과 합창의 정의와 의미, 음악 전반에 걸친 그의 철학을 들려주었다.


- 글로리 콰이어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글로리콰이어는 1982년 6월 CBS 성인합창단으로 창단되었다가 1997년 3월31일 글로리콰이어로 개명하여 지금까지 33년 동안 활동해오고 있는 혼성합창단입니다.

현재까지 23회의 정기연주회와 11회의 가족음악회, 부산합창제, 부산국제합창제, 초청연주 등 100여차례 연주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입니다.

김민수 단장을 중심으로 대학생, 외국인교환학생, 의사, 약사, 기업인, 사회복지사, 회사원, 학원장 등 부산시내에 거주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 년 전부터 정기연주회를 통하여 소년소녀 가장돕기를 시작으로 현재는 초록우산 아동돕기 재단에 연주회 수익금, 후원금등 매년 1,000만원 이상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에 모여 2시간씩 연습을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의 합창음악을 접하고 있는 글로리콰이어 단원들은 모두 따뜻한 가슴을 가진 아름다운 후원자들로서 앞으로도 계속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 음악을 하게 된 동기와 합창단 지휘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어린 시절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부친께서 구입해주신 오디오를 통해 알게 되었던 그 음악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가사를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던 그 노래가 미국가수 싸이먼 앤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라는 곡입니다.

나이가 들어 가사를 확인해보니 신기하게도 거의 비슷하게 따라 불렀더군요.

나이는 어렸었지만 음악을 듣는 귀가 좀 예민 했었나봅니다.

초등시절 KBS 방송국에서 주최하는 음악회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중, 고등시절에도 학교 내 앙상블 팀을 만들어서 대내외 활동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 후 자연스럽게 진로를 음악대학으로 정하게 된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 교회 성가대의 지휘자로 추천되어서 합창지휘를 시작한 것이 합창지휘자로서의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물론 학창시절의 많은 앙상블 훈련이 합창음악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9월22일 부산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있을 24회 정기연주 프로그램은 7080 한국가요, 팝송, 뮤지컬합창, 영화음악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로 구성되어질 예정인데 그 중 어린 시절 저에게 음악적 영감을 준 추억의 노래인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를 합창곡으로 편곡해서 연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한국 합창계의 흐름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한국은 합창의 붐이 일어나서 마치 꽃이 활짝 피어있는 느낌입니다.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을 꼽으라면 상위 그룹에 당연히 속하리라 생각합니다.

노래방이라는 문화 컨텐츠를 타국에 수출 할 정도라면 인정받아도 될 듯 합니다.

굳이 합창계라는 표현을 하자고 하면 크게 둘로 나누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전문합창단 이라고 일컬어지는 각 시· 도에 소속된 국립합창단, 시립합창단 등 음악대학에서 전공을 한 음악인들로 구성된 프로합창단이며, 또 다른 하나는 동호인들로 구성된 노래하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어머니합창단, 실버합창단, 직장인합창단, 대학합창단 등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 정도로 나누어 보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특별히 국내 전문합창단의 위상과 역할은 나열하지 않아도 이미 세계적으로 최고의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문화의 선진국이라는 유럽에는 오래 전부터 각 지역마다 오페라 하우스의 오페라합창단이 활성화 되어져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한국처럼 각 시 도에서 전문적인 콘서트 합창단을 기획하고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전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훌륭한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하여 보다 더 전문적이고 뛰어난 기량을 갖추게 된 전문합창단은 각 지역의 시민들과 아마추어합창단에게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한 매개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각 지역의 문화소외 계층에게 직접 다가가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문화권리에 참여시키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에 소중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또 다른 하나인 아마추어 합창단은 위에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마치 꽃이 활짝 피어있는 광경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예전 모 지상파 프로그램 중 합창오디션에 관한 방송이후 국내 아마추어 합창은 일반시민들에게 큰 관심을 갖게 하였고, 그 방송으로 인하여 특정한 사람들만이 합창단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노래함을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기회의 통로로 아마추어 합창단원이 되는 데에 많은 일반인들의 참여가 있었습니다.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과의 큰 간격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사내에 아마추어 합창단을 조직해서 그 간격을 완충한 결과 사원 개인과 회사가 함께 더 성장하고 건강해지는 예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또한, 각 지역마다 어머니합창단, 실버합창단 등 많은 아마추어 합창단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단합과 소통 등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으며, 특히 주부들이나 은퇴하신 실버계층의 합창을 통한 만남과 나눔이 삶의 질을 많이 향상시키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보여 집니다.

음악을 통하여 삶이 보다 풍성해지고 정신적인 여유와 육체적인 건강도 함께 얻을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 보다 더 귀한 일은 없다고 할 것입니다.


- 지휘자로서 바라보는 합창은 무엇입니까?
합창은 소통과 배려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음악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합창을 하기 위해선 우선 옆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어야합니다.

4성부합창의 기본적인 소리 만들기 예를들어보자면, 각 파트 1인의 음색과 음정 등이 옆 사람과 조율되어 동일하게 조정이 된 후 그 옆 사람도 동일한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로 조율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파트가 통일되면 나머지 다른 파트도 동일한 방법을 통해 전체파트를 같은 음색과 음정으로 만들어 해결해 가는 것이 합창음악의 소리 만들기 기본구조가 되겠습니다.

즉, 옆 동료들의 음악적 생각에 동의를 하지 않고 본인의 주장만 강하게 내세우면 같은 음색의 노래를 할 수가 없게 되겠지요. 합창음악의 본질이 깨어지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물론 솔로를 한다면 예외 적일 수 있겠지만, 합창은 옆의 동료에게 자신을 열고 맞추어가는 배려와 소통이라는 일련의 과정 없이는 좋은 결과물을 얻기 힘든 작업입니다.

합창지휘자로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회문제 중, 특히 청소년 문제의 해결책중 하나를 제시한다면 청소년들에게 합창음악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좀 더 개발해서 그들에게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며 오픈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를 주장하기 이전에 타인의 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훈련을 통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습니다.

합창의 진정한 매력은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 음악전반에 대한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특별히 클래식과 일반음악을 장르로 나누어 다른 음악이라고 정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음악이 무조건 최고이며 우선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편견이며 아집입니다. 물론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깊이 있게 공부를 하고 싶은 분야는 있어야하며 그로인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생기고 발전하는 것은 올바르다고 하겠습니다.

소위 클래식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타 음악에 대하여 무지함으로 일관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지함으로 인해 더 많은 음악적 성숙의 기회를 놓친 것을 고백합니다.

형식이라는 갑옷을 두른 채 음악이 가져다주는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학창시절에 유명 성악가와 대화에서 연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삶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로서 자신의 음악에 대한 책임감이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은 필연이겠지만, 평생을 음악인으로 살아가며 소위 즐기지 못하는 일종의 갑옷을 계속 입은 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진정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클래식이든 일반음악이든, 음악을 하는 행위자 또는 청자이든 간에 음악을 나의 것으로 녹여서 즐길 수 없다면 갑옷을 입고 살아가야 하겠지요.

세상은 양의 삶에서 질의 삶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즐기는 것이 관점입니다.

음악을 대하는 관점도 단지 머릿속의 지식음악이 아닌 직접 즐길 수 있는 나의 실천음악이 본질적으로 행복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개인이 살아가는 삶의 모양은 서로 다릅니다.

모양이 나와 다르다고 그 삶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 없듯이 음악의 틀과 생김이 서로 다를지라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참 음악입니다.

우리의 삶처럼 음악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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