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9.9.21 토 23:45
> 문화 > 문화일반
상냥하게 하드록 사운드를 울린다[청년예술가] - (19) 2인조 록밴드 B9
김현정 기자  |  khj@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5.08.30  20:06:16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B9에서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있는 박주영.

앳된 외모에 한없이 상냥하고, 낯선 사람 앞에서 수줍어하는 20대 아가씨들. 금정구 부산대학교 인근에 있는 루츠레코드 사무실에서 만난 2인조 록밴드 B9(비나인)의 모습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선 비나인은 열정적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센 언니’들이다.

드럼과 코러스를 담당하는 정소라(27)와 베이스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박주영(26)으로 구성된 비나인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여성 멤버들만 있는 록밴드다. 지난해 8월 결성해 부산 클럽 무몽크 20주년 기획공연, 부산록페스티벌 프린지무대, 클럽투어 10주년 기념공연 등에서 연주하며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팀명 B9(비나인)은 ‘상냥한’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benign’에서 따온 것으로 상냥하면서 또 상냥하지 않은 음악을 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착하고 순한 아이들이 강한 내면의 다른 나를 찾고 보여주고 싶어서” 정한 반어적인 의미의 팀명이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다른 사람 의식도 많이 하지만, 내면에는 내 주장과 생각을 똑 부러지게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를 발견하고, 표출한다. 착함을 속에 쌓아놓고 무대 위에서 터뜨린다”며 자신들을 ‘센 척 하지만 소심하고 수줍어하는 언니들’이라고 소개했다.

   
 드럼을 치며 코러스를 하는 정소라. (사진=하영문 작가)

사실 무대 위에서는 짙은 선글라스가 트레이드마크인 소라와 진한 눈 화장을 하는 주영은 평소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다. 연약해 보이는 몸에서 터져 나오는 무겁고 강한 하드록을 들려준다. 이들은 “지금처럼 얌전한 모습도 무대 위 강한 로커도 모두 나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비나인은 여성 2명만으로 꾸려진 록밴드라는 것뿐만아니라 구성도 독특하다. 밴드에 필수 악기로 여겨지는 기타가 없이 베이스와 드럼만으로 소리를 낸다. 이들은 처음 본 관객들은 대부분 “두 사람만으로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내지” “기타가 없는데 기타 소리가 나네”라고 한다. 또 남자들은 주로 “신기하다”고 하고, 여자들은 “저 센 언니들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

빈약한 악기 구성의 이들은 옥타브를 쌓아서 소리를 높이고, 공연할 때는 음향효과를 주는 장비인 이펙터를 많이 사용해 록 음악으로서 부족함 없는 사운드를 만든다. 밴드 앤 보컬인 장현정 호밀밭출판사 대표는 “독특한 구성의 비나인은 록의 원초적인 크고 굵직한 리듬으로 힘 있는 음악을 하는 밴드”라고 평했다.

비나인의 전신은 여성 어쿠스틱 팀인 ‘달콤씁쓸한’이다. 소라는 젬베, 주영은 기타를 연주하며 201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활동한 ‘달콤씁쓸한’은 말랑말랑하고 예쁜 음악을 주로 했다. 두 사람은 감성적인 음악보다 록으로 ‘질러보자’고 의기투합해 비나인을 시작했다. 지금은 “록음악을 하는 여성밴드가 없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데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사회대 노래 동아리 ‘해오름’에서 함께 음악을 했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착하게 공부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던 이들은 음악을 접하고 달라졌다. 주영은 “한자리에 앉아서 계속 교육받는 생활이 내가 원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음악으로 날 표현하는 것이 기뻤다”고 했다. 소라는 “드럼을 치며 즐거운 순간은 무대 위에서 잠깐이고, 나머지는 인고의 시간이다. 그러나 그만한 가치가 있다”며 “무대에 서면 긴장하면서도 해내는데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비나인의 젊은 멤버들은 음악을 하기 위해 평소 생활에서도 많은 노력을 한다. 오전에는 아르바이트하고 오후에는 연습, 저녁과 주말에는 공연을 한다. 음악 선배들을 보며 밴드생활만으로는 생계를 꾸려가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지금은 취직을 하기보다 연습에 더 집중한다. “이 시기에 음악에 투자하지 않으면 나중까지 이어갈 역량이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래 친구들은 스펙을 쌓고 있고 부모님도 걱정하시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무대 위에 서면 다시 음악은 할 만한 일이라고 느낀다”고했다.

이미 여러 공연에서 자작곡 ‘What were you afraid of’를 연주해 작곡 실력을 인정받은 비나인은 음반 발매를 계획 중이다. 올 하반기에 녹음해서 다음해에는 또래들의 애환을 담은 강한 사운드의 음악으로 자신들의 음반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에서 음악으로 뿌리를 내리고, 계속 활동하겠다는 루츠레코드 소속 음악 선배들의 도전을 지지하고 함께한다”며 “지역에서 어떻게 음악을 하면 좋을까 함께 고민하며 노력한다”고 했다.

상냥한 센 언니들인 비나인은 “오래도록 음악을 하고 싶다. 부산에서도 인디밴드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을 끝으로 저녁에 있을 공연 준비를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현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백재현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