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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정책방향, 현실과 동떨어져 문제"[릴레이 인터뷰] - (14) 송경수 부산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장윤원 기자  |  cyw@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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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22  10: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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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수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부산시 시정에 대해 정책방향은 나쁘지 않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장윤원 기자)

서병수 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TNT2030'과 '부산발전 2030' 등 거대한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런 시책 형성과정에서 자문위원을 맡았던 송경수 부산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산이 가진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 서시장의 행보에 대해 자신이 느꼈던 점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 서병수 부산시장은 ‘일자리가 늘어나면 부산이 가진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낙수효과’가 일자리 문제에서도 적용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일자리 낙수효과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이 가진 가장 큰 문제인 인구감소는 근본적으로 일자리 부족에 따른 인구유출이 유입보다 많아 생기는 현상이므로 일자리 창출은 지역경제와 인구유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신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인재의 유출을 막고 역외로 유출된 인재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 점에 대해서는 서 시장이 정책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 부산은 과거 섬유·합판·신발 등 ‘굴뚝산업’에 치중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 과거에는 섬유·합판·신발 등 ‘굴뚝산업’이 부산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산업인 신발산업만 하더라도 부산제조업의 6% 정도에 불과하며 이는 고용비중(4.2%)과 부가가치(2.3%)에서는 더욱 낮게 나타납니다. 현재 부산은 자동차 및 조선해양관련산업 쪽으로 경제지도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통적인 산업을 모두 버리자는 말이 아닙니다. 신발이나 섬유 산업도 동대문 밸리처럼 자재와 인력, 자금 등이 집적화된 패션벤처타운을 조성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면 부활을 점칠 수 있을 것입니다.
 
- 부산시 정책 수립시 자문위원으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안다. 자문위원을 하며 느낀 문제점이 있는지.
▲ 앞서도 많은 활동을 했지만 가장 큰 건이자 가장 최근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건이 바로 ‘TNT 2030’입니다. 부산의 15년을 내다본 이 거대한 계획을 만드는데 참여하며 느낀점은 ‘첫 방향 제시부터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과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의 두 가지입니다.
 먼저 ‘첫 방향 제시부터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은 자문위원으로서 활동하며 무력감을 느끼게도 했습니다. 이런 거대 계획에서 이미 특정 방향으로의 물꼬가 트이고 나면 이를 자문활동을 통해 바꿔놓기란 쉬운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초의 정책 수립시에는 자문위원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없어 전혀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두 번째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위해 부산시가 미래 먹거리로 내건 몇 가지 사업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MICE 산업의 경우 벡스코가 하나 더 생긴다고 산업이 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수행할 관련 업체가 튼튼해야 함에도 대부분 수도권이 분점 형태일 뿐 지역기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의료관광 분야도 비슷합니다. 서울에 가면 명동에 있는 화장품 가게에도 중국말을 사용하며 전문성을 갖춘 점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통역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 말 그대로 통역을 할 뿐입니다. 이런 실무 능력을 키워야만 부산시가 원하는 진정한 성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 이번 정권들어 가장 큰 이슈는 ‘경제민주화’ 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진행됐다고 생각하나?
▲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굴레에 묶여 크게 전진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경제민주화의 개념범주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하는데, 기존의 원청과 하청업체간의 거래관행을 경제민주화라는 이름하에 하청업체들의 수의계약을 경쟁입찰로 바꿨습니다.
 문제는 이 경쟁입찰로 인해 수의계약 때보다 오히려 납품단가가 하락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곧 중소 하청업체들의 경영악화를 가져오는 폐해를 낳고 있습니다. 이렇듯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이 오히려 중소하청업체들에게 독소조항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경제민주화는 원래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부산이 금융도시를 선언했지만 IMF 당시 4개 종금사가 퇴출되고 하나 남았던 LG종금도 결국 서울쪽에 흡수됐다. ‘금융도시 부산’ 어떻게 보나?

▲ 부산을 금융도시라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몇몇 금융기관들의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해 왔다고 하지만 그 금융기관의 수장들이 1주일에 부산에 근무하는 날짜와 서울에 근무하는 날짜를 비교해보면 서울이 더 많을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직까지 모든 주요 금융업무들이 여전히 서울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금융도시 부산이 되기 위해서는 자금, 인력, 언어, 외형적 정책보다는 금융인프라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등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할꺼라 생각합니다.
 
- 창업하기 좋은 도시 부산이란 문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미래엔 모르겠지만 현재의 부산과는 어울리지 않는 문구라 생각합니다. 창업자들은 아무래도 좋은 위치에서 개발에 임하거나 소비자와 만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산시가 내놓은 대책들은 모두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경대 용당캠퍼스에 위치한 창업지원센터만 하더라도 교통 문제로 인해 입주기업들이 큰 애로사항을 겪고 있음에도 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창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판매처 확보에 있어서도 도심지에 창업자들을 위한 판매처가 없을 뿐 아니라 롯데 유통망 내 입주한 기업들이 타 지역 업체에 비해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건의했음에도 달라지는 점이 없습니다.
 
- 구직자가 기업을 고를때, 기업이 구직자를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을 꼽고 싶습니까.
▲ 과거에는 한번 취직하면 평생을 그 회사에서 일하고 이직하는일이 드물었지만 이제는 그런 개념이 희미해져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구직자는 평생직장을 선택한다는 생각보다는 평생직업을 선택한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핵심역량에 맞춰 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기업은 외형적 잣대인 외모나 학력, 토익점수 등에 의존하지 말고 자기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가 누구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잣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 일각에서는 최근 대학이 취업을 위한 사관학교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 최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분으로서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충분히 나올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학생취업률이 중요한 지표로 자리잡고 있는 한 대학들이 이러한 평가지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스런 일입니다.
 지금처럼 국민건강보험 DB에 바탕을 둔 취업률 측정은 창업을 위해 도전하는 학생들을 모두 미취업자로 만들어버립니다. 때문에 학교는 취업률 미반영을 신경쓰느라 학생들에게 진취적으로 창업에 도전하라고 유도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안정적인 취업의 길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점에서는 학교도 문제입니다. 밖에서 대학을 취업사관학교라고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음에도 요즘 대학들은 스스로가 학생모집을 위해 취업사관학교라고 광고하기도 합니다. 대학을 취업사관학교라고 부르는 원래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 부산지역 인재유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수도권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 부산지역 대학이 갖춰야 할 것에는 무엇이 있는가?
▲ 부산지역 인재들은 고등학교를 진학할때 한 번, 대학을 진학할때 한 번, 대학 재학 중 편입을 통해 한 번, 대학 졸업 후 취직을 위한 한 번 등 학업을 마치고 직장을 구해 자리잡기 전까지 모두 네 번정도의 지역 이탈 기회에 노출되 있습니다.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백화점식 대학 학과들을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개편하고 장학금 지급 확대 및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에 재학중일때부터 졸업 후의 직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는 방법 등이 고려돼야 합니다.
 문제는 부산지역에서 특색을 가지고 있는 학과들은 몇 되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해양대학교의 몇몇 학과들과 부경대의 냉동공학과, 수산공학과 등은 여전히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대학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부산대만 하더라도 예전엔 부산 상대 하면 누구나 알아줬지만 현재는 서울지역 경영대학들에 많이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가톨릭 대학교를 보면 간호·보건 계열을 바탕으로 성장해왔지만 간호직이 취직이 잘되자 이제 어느 대학이나 간호·보건 계열 학과가 없는 대학이 없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는 대학 자체적으로 융복합 전공을 시행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부산·울산 근교에는 원자력 관련 인력 수요가 많습니다. 이 제도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학생들이 방사선과와 산업보건학과는 물론 환경공학과까지도 수강하고 그 과의 학위까지도 취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복수전공과는 달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들을 학교에서 관리해주는 한발 앞선 개념의 제도입니다.

- 평소 경영학 강의를 하며 가장 강조하는 정신이 있다면?
▲ 경영학도로서 가져야 할 가장 큰 꿈은 CEO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사례를 들때가 많습니다. 매사에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임했던 그들은 틀을 깨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에게도 경영학도로서 이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장윤원 기자 cyw@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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