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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변화' 예측을 바탕으로 한 '부산대개조' 필요[사람 사람을 만나다] - (57) 김영삼 동의대 교수
주덕 편집위원  |  lamour77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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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17  17: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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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도중 김영삼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배병수 기자)

교수, 행정학자로서 부산의 씽크탱크인 부산발전연구원을 이끌며 부산의 미래비전을 담은 책‘2020 부산비전과 전략’발간을 진두지휘했던 김영삼(62·해운대구 좌동) 교수를 만났다. 그는 본지에 장장 6개월에 걸쳐 대한민국 제2 도시로서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부산의 쇠퇴 원인과 그에 대한 대안을 각 분야별로 제시하였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도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시점에 도시정책을 연구하는 행정학자로서, 부산시민으로서 부산의 재도약을 희망하는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 부산변화를 위한 그의 그랜드 플랜의 일단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 부산 대개조론을 일단락 지으면서 느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글을 쓸 기회를 마련해준 일간리더스경제신문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강의든, 연구든 항상 갖는 생각이지만 의욕만 앞서서는 일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의욕이 앞서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마련이지요. 참 많은 내용을 다루려고 실제 준비도 많이 했습니다만 비전, 현상, 변화, 핵심요소 등을 균형 있게 다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의욕은 마치 부실공사와 같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간 쓴 글들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흐르지 않았나 하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서 가칭 『부산, 기적을 연출하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 행정학자로서 연구기관을 이끌었던 전직 기관장으로서 시민으로서 부산대개조가 필요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우선 각종 지표상으로 볼 때, 부산이 쇠퇴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역사상 도시는 언제나 생멸을 거듭해왔기 때문에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만, 기후가 급변했다든지, 물이 없어졌다든지, 천재지변이 일어났든지 하는 등의 거대한 외적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도시가 쇠퇴한다는 것은 분명 큰 문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는 시점에 부산이라는 대도시가 쇠퇴한다는 것은 그 원인에 대해서 누구나 의문을 가질만합니다. 국가정책과 도시정책을 연구하는 행정학자로서 이러한 현상에 의문을 품는 것은 더욱더 당연한 것입니다.
 더욱이 제가 태어난 곳이고 제가 30년간 제자를 길러온 곳이기에 부산의 쇠퇴를 방관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관련성을 떠나서 도시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요인을 살펴보고 이의 돌파방안을 생각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학자가 정치·경제·사회 등의 영역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에 대해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학자에게 학문적 경계를 강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부산대개조론의 핵심은 어떻게 정의합니까?
 지금까지 일간리더스경제신문을 통해서 많은 화두를 던졌습니다. 인구문제와 도시계획, 도시의 이미지와 세계화, 지역산업정책, 부산을 위한 법안개발능력, 도시리더십 등 많은 부분을 다루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아우르고,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느냐 입니다. 흔히들 “개조한다”라는 표현은 하드웨어를 바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1970년대 다나카 일본수상이 내세운 ‘일본열도 개조론’을 들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토목사업을 일으켰지만 결국 일본경제를 정체시켰습니다.
 도시발전에 있어서 초기에는 하드웨어가 중요하지만 정보기술의 발전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나아가 서비스로 사업의 핵심부분이 바뀌어나갔습니다. 도시의 개조 역시 하드웨어가 중심이 아니라 도시를 구성하는 주체들의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도시정신의 마련이 가장 핵심이 됩니다.
 
- 중앙정부의 성장 정책이 부산을 후퇴시키지는 않았는지, 그렇다면 해결책을 간단히 설명 부탁 드립니다.
 한국은 여전히 중앙집권적인 국가입니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중앙정부의 힘만으로는 국가의 재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중앙공무원들은 인식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중앙정부가 지방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없는 경우, 중앙정책은 매우 비현실적인 정책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습니다. 국토개발정책에 있어서 5년 마다 내용이 바뀐다는 것은 그야말로 중앙부처의 정책을 위한 정책에 불과할 뿐이지 진정한 국가발전 전략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2013년 제가 『돌파국가』라는 책을 통해서 주장했듯이 현행 헌법 하의 5년 단임 정부는 국가정책의 일관성을 갖지 않는 한 항상 실패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의 정책 실패가 부산 쇠퇴를 가져왔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비약이 될 수 있습니다만 국가보조금 비리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방이나 민간단체가 해야 할 일을 중앙정부가 위임업무의 형식으로 권한을 가지고 자의적으로 돈을 배분하는 것은 더 이상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제 지방의 것은 지방으로 넘겨주고 중앙은 단지 안보와 질서 그리고 조정만 해야 합니다. 도시가 경제주체이지 지식경제부, 산업자원통상부가 경제주체라는 생각은 서서히 낡은 생각이 되고 있습니다.
- 부산을 개조하기 위해 복합적이고 창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시장의 역할,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 핵심적이고 파급효과를 확신시키는데 중심이 되는 것이 플랫폼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사업을 구슬이라고 칩시다. 이 영롱한 구슬은 제대로 꿰어져야 보배가 되는데, 구슬을 꿸 수 있는 끈은 무엇인가?  이 끈이 플랫폼입니다. 특히 부산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플랫폼 개념을 무시한 지역경제정책입니다. 대부분 부산시나 국가지원금으로 유지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너도나도 부산시에 손을 벌립니다. 그러다보니 자금은 풀리는데 성과는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장 파급력이 큰 부분을 플랫폼으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이 성과가 나도록 하는 것이 시장의 리더십입니다.
 제가 만든 용어가 하나 있는데, ‘돌파리더십’입니다. 성공하는 리더와 몰락하는 리더의 특성을 통해서 돌파력을 리더십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생각한 것인데, 침체된 부산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을 통해 공무원과 시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응집력을 끄집어내어 정책집행에 탄력을 발휘하는 ‘돌파리더십’이 부산에 꼭 필요합니다.
 국회의원은 국가 전체적인 일과 지역구 요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직업입니다. 선거를 의식해야만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역량평가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의 요구에 응해야 하며 정책보고서도 만들어야 하고, 법률제정과 개정에 많이 간여해야만 합니다. 지역민원과 함께 지역개발예산도 확보하기 위해 국정감사를 해야 하는 중앙공무원에게 부탁도 해야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예산결산위원회에 보내 지역예산쪽지를 보내는 행동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부산발전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부산시장과 (여·야)부산국회의원들의 정책협의체를 구성하는 지혜를 여·야 부산시당에서 논의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부산경제를 부흥시킬 부산 특유의 기업가 정신과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생태계 조성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앞서 플랫폼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21세기에는 연계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엮을 것인가는 장소를 중심으로 엮을 수 있고, 유사성을 중심으로 엮을 수 있으며, 융·복합적 창조성을 끄집어내기 위해 네트워크를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단 전제조건은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을 플랫폼으로 하고 직간접적 연관성을 갖는 것들을 지원하거나 결합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기장에 설치하고 있는 중입자 가속기는 다양한 신산업을 위한 플랫폼이 됩니다. 젊은 창조공간을 만들어내는 데는 컨테이너가 플랫폼이 되기도 합니다. 대학이 플랫폼인 지역도 있고 공항이 플랫폼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플랫폼 위에서 활동할 기업가들이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느냐의 문제는 결국은 그 지역의 정신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 지역 혹은 국가의 핵심 산업이 바뀌면 정신도 바뀌고 이것이 지역이나 국가의 흥망을 결정한다고 우리에게 친숙한 시오노 나나미가 1500년을 이어온 도시국가 베네치아를 연구한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습니다.
 
- 교수님께서 바라는 ‘이상적인 도시 부산’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주십시오.
 21세기가 중반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큰 혁명적 변화가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혁명의 중심에 도시가 존재합니다. ‘부산대개조’의 필요성은 이러한 변화의 예감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인류역사상 도시가 발전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도시의 힘은 주변도시와 농촌지역경제를 연결시키고, 자원과 아이디어를 공급하여 다양한 생산을 이끌어내며 동시에 교역의 중심지로서 소비를 지속적으로 주도함으로써 돈의 유통을 활성화시킵니다. 그리고 새로운 소비 창출을 위한 신기술의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인력의 유입을 통해 도시의 매력을 증폭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유행을 주도하는 도시는 다양성을 통한 도시경제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도시를 그려보는 것입니다. 거친 드로잉과 투박한 색깔을 입힌 도시그림을 싫증내지 않고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주덕 편집위원 lamour77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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