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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과 청계천[삶의 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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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3  15: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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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희
 숨쉬는 동천 대표




 

역사에서 보면 청계천 정비의 시초는 홍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루어졌다가 그 후에 장소 문제로 다시 복개라는 정비를 거쳤다. 그리고 복개되었던 청계천은 또 다시 장소 문제로 복원 정비공사가 이루어지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연유로 해서 오늘날 복원 정비된 청계천이 서울 시민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새로운 휴식공간이자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러면서 청계천 유역의 시장들도 자연스럽게 대단위 커뮤니티 공간 장소로 변했다.

청계천의 시장 상가들을 걷다보면 시선을 끄는 것이 있는데 그 것들은 다름 아닌 작은 커뮤니티 공간 장소인 커피숍들이었다. 이들은 독특한 개성과 함께 나름 애를 쓴 흔적이 주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주변 환경과 어울리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엿보였다. 실내 분위기의 세련된 디자인도 안에서 보면 느긋함과 느림의 작은 미학들로 채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아쉬웠던 점은 이들 세련된 대부분의 커피숍들이 고층 빌딩이나 신축 건물에서만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허름해 보이고 정겨움이 베어나는 옛 분위기의 공간 장소에서도 느낄 수 있는 그들 특유의 느긋함과 정갈함은 이들에 비해 너무나 어색하고 당황스런 생각까지 들게끔 했었다.

청계천이라는 공간 안에서 보여지는 시장의 상가와 커피숍은 헌 것과 새 것의 차이로 대별해서 느끼게끔 상가는 세련되지 못한 채 좀 어두운 분위기로, 커피숍은 세련과 밝은 분위기로 하여 각자의 역할과 입장에 맞는 커뮤니티 공간장소가 제공되어지면서 서로 간에 묘한 관계를 구성하고 있었다. 복원공사로 새롭게 정비된 청계천유역에서의 커피숍들이 기존의 상가들에 비해서 훨씬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꾸며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혹시나 이 같은 양상의 변모나 치장들이 우리 서민들 시장의 본 모습과 다른 양상이 되어 마치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이 되지는 않을지, 새 것들만 추구하는 공간장소로 변해가면서 시장 본래의 상가 모습과 시장 본연의 상인들을 위축시키지나 않을까 하는 섣부른 짐작도 해보았다.

부산의 주요 도심하천인 동천 유역에는 초읍시장, 창곡시장, 당감시장, 당감골목시장, 당감새시장, 당감인정시장, 가야시장, 부전시장, 부전인삼시장, 서면중앙시장, 서면시장, 전포놀이터시장, 문전시장, 중앙시장, 평화시장, 자유시장, 부산진시장, 새문현시장 등과 함께 이들 외의 크고 작은 시장들이 아직까지도 터를 가지고 있다.

동천과는 다르게 지금의 서울 청계천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길을 따라 걸으면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물이 흐르면 사람의 마음도 흐르듯이 물길 따라 도심 속을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 너무나 좋아 보였다. 그렇다보니 청계천유역의 시장에는 하루 종일 좋은 물건들을 사기 위해서 찾아오는 인파로 넘쳐났다. 이런 청계천을 바라보는 부산의 동천 입장에서는 멀지 않은 장래에 실감할 일이라 여기고 준비해서 맑고 깨끗한 동천에 많은 인파들이 붐빌 그날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동천 주변의 시장 상가에서도 좋은 물건들을 구입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고 넘쳐날 날이 멀지않았다.

복원 정비공사 이후로 마치 무한 상상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너무나 많은 수식어가 붙은 오늘날의 청계천에게도 마냥 좋은 일만 있지는 않다. 기대했던 새로운 역할과 이미지가 아직도 미흡해서 열악한 사정에 처해있는 것도 사실이라 청계천 대부분의 상인들 형편이 훨씬 나아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실정에 있다. 따라서 시장이라는 본래의 틀과 기존 시장상가의 고유함을 잘 유지시켜야 하는 청계천 시장은 청계천 상권과 청계천 상점, 청계천 상인들의 애로와 어려움들을 덜 수 있는 더 나은 가치와 번영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복원재생될 동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들만을 위한 공간 장소로 만들거나 꾸며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동천은 부산시민 모두의 하천으로써 부산시민의 휴식처이자 부산시민경제의 원천인 곳이 되어야 한다. 동천의 모든 공간과 장소는 본질적으로 그러한 감수성이 갖추어진 곳이다. 동천유역의 나지막한 시장들 역시 높은 빌딩의 위용과 새 건물들의 위세에 주눅 들어서도 안 된다. 위세와 위용이 동천유역에서는 주변을 살피고 주위를 돌봐주는 배려로 바뀌어 키 큰 나무의 느낌인 온화함과 상냥함으로 되어야 한다. 동천의 복원재생은 동천유역의 어떤 특정 장소만을 우뚝 서게 만들거나 어느 장소를 나약하게 만들려는 정비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한다. 동천은 5개 지천인 호계천, 부전천, 전포천, 당감천, 가야천의 각 시작점인 상류들에서부터 출발하여 하류의 끝 지점인 북항에 이르기까지 전 구간의 모든 공간과 모든 장소가 민주주의인 곳이다. 따라서 동천은 항상 맑고 많은 물이 흐르는 곳이어야 한다. 동천유역의 시장도 청계천처럼 많은 사람들이 늘 찾아올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재미나게 꾸며야 한다. 복원재생된 동천유역의 시장에 오면 언제든지 좋고 값싼 물건들을 살 수 있으며 정겨운 커뮤니티 장소가 늘 기다리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동천 상인들은 동천의 복원재생 전이나 후나 언제나 한 결 같이 민주적인 상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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