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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시 부산의 120년 역사 소중…박물관 절실[리더스인터뷰]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
김현정 기자  |  khj@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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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19  15: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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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극장사」(부산포)를 발간한 한국영화자료원 홍영철 원장의 사무실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최근까지 각종 기록, 사진, 홍보 포스터, 간판 미술 등 120년간의 영화 자료들이 빼곡히 꽂혀 있다.

영화의 도시 부산이 가지고 있는 영화 자산은 영화의전당과 부산국제영화제가 전부가 아니다. 120년을 거슬러 올라가 개항 이후 가설극장의 발원지였으며 한국전쟁으로 부산에서 대형 영화관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해 기준 26개 극장에 194개의 스크린을 갖추고 있다. 영화산업의 꽃이자 서민들의 주요 여가활동이 이루어지는 극장의 역사는 영화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다. 최근 「부산극장사」(부산포)를 펴내며 2001년 발간한 「부산영화100년」에 이어 지역의 영화와 극장 역사를 정리한 한국영화자료원 홍영철 원장을 만났다. 부산역 근처 연구원 사무실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최근까지 각종 기록, 사진, 홍보 포스터, 간판 미술 등 자료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이제는 구할 수 없는 고전영화부터 개봉작 홍보용 껌 종이까지 지난 45년간 그가 모아온 귀한 자료들이 제대로 활용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 영화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1971년부터 72년까지 「주간한국」이 50회에 걸쳐 연재한 ‘파노라마 영화 100년-활동대사진시대부터 오늘날의 영화예술까지’(필자 아동문학가 조풍연)을 읽으면서 영화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글에는 그동안 궁금했던 영화 기록과 이야기가 있어서 영화를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부산극장사」표지.

- 방대한 양의 영화 자료를 어떻게 수집했나

보수동 헌책방부터 서울 청계천, 고서점 등을 찾아다니며 문헌 자료를 조사했다. 그 결과가 1991년 「한국영화도서자료편람」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영화 관련학과 석·박사논문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교본이 되고 있다. 또한, 1978년부터 2002년까지 부산지역 개봉 영화관 간판 미술을 기록 촬영했다. 사라져 가는 한국 영화 319편과 외화 필름을 수집하여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했다. 이외에도 시나리오, 포스터, 스틸, 도서, 각종 홍보물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 수집한 자료는 보존도 중요한데, 그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 하는가

영화박물관이 필요하다.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면 뭐하나. 자기 역사부터 보존하고, 정리해야 한다. 박물관이 생긴다면 연구원 자료들을 영구 이관할 의사가 있다. 그동안 어렵게 모았지만 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공공적으로 가치 있게 쓰이길 바란다. 귀한 연구원 자료들이 일반에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 영화사에서 부산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부산은 근대 영화를 선도해 나갔다. 1881년 가설극장, 1895년 옥내극장이 개관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며 조선(당시 명칭)에서 가장 먼저 서구화된 극장이 등장했다. 이 극장에서 영화를 수입하여 1904년 행좌(幸座)에서 처음 상영했다. 영화 관람문화뿐만 아니라 1924년 한국 최초 영화제작사 (주)조선키네마가 설립되고 부일영화상 제정 등 모든 분야에서 앞장서 간 역사를 갖고 있다.

- 지난해 12월 발간한 「부산극장사」는 지역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이 책은 그동안 집필한 「부산영화 100년」, 「부산근대영화사」 연장선에 있다. 기록문화에 취약한 우리 세대가 사장되어버린 부산 영화 역사를 복원 보존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었다. 일제 강점기 23개 극장을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훗날 그 시대 역사는 암흑이 될 것이다.

   
 최초의 옥내 극장이었던 ‘행좌’.

- 이런 저서가 부산에서만 출간 되었나

철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부산극장사」를 집필했다. 발품을 팔며 부산의 모든 극장과 간판을 촬영했다. 일제 때 극장 분위기와 번역 등은 극장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총 176개의 극장 중 144개의 사진을 확보했으며 이 책에 실었다. 타 지역에서는 사진은 물론 기록도 없어서 이런 사료 정리가 힘든 것으로 안다.

- 극장사를 통해 당시 시대상을 볼 수 있나

일제 강점기 때 보래관의 경우 극장 내 홍보 분위기를 보면 일제가 영화를 통해 시민들을 선전, 선동했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이들 극장은 관동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과 남경 학살 사건 등을 찍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여 악질적인 만행을 그대로 보여줬다. 일본군이 승전할 것이라며 제국일본을 찬양 고무했다.

- 부산을 배경으로 하여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은 어떻게 봤나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는 사소한 오류들이 보였다. ‘국제시장’에서 1953년 휴전 후 풍경으로 ‘로마의 휴일’ 극장 간판이 나오는데, 이 영화는 1955년 10월 13일 부산극장에서 개봉했다. 1963년 파독광부 장면에서 나오는 ‘쉘부르의 우산’은 1965년 8월 26일 서울 현대극장에서 개봉했으니 재개봉관인 부산은 더 늦게 극장에 걸렸을 거다. 아마 연출팀에서 영화 제작연도와 개봉된 해가 구분이 잘 안됐나 보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연구원의 자료들을 소장만 하고 있기에는 아깝다. 전시회를 열어 120년의 영화 역사를 일반과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한국영화를 가나다순으로 정리하여 제목만 대면 어떤 영화든 찾을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다. 임권택 감독 ‘서편제’만 해도 책장 한 칸을 차지한다. 자료가 늘며 연구원이 감당하기에 버거워지고 있다. 보존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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