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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칼럼] 기초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leaders2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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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22  1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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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은 고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기초란 사물이나 일 따위의 기본이 되는 토대를 말한다. 또한 건물이나 다리와 같은 구조물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만든 밑받침을 뜻한다(국립국어원, 2001). 한자로 기초는 터를 의미하는 기(基)와 주춧돌을 뜻하는 초(礎)가 합쳐진 말이다. 요컨대 기초란 건축을 할 때 기둥 밑의 움직임을 방지할 목적으로 밑동을 받쳐놓는 돌과 같이 공간, 구조, 연결체의 흔들림을 방지하고 안정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2020년 새해가 밝았다. 21세기의 시작을 낯설게 느끼면서 새로운 천년인 2000년을 맞이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일인 것만 같은데 그 후로도 20년이 지났고 어느새 2020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사실 시간은 연속적인 것으로 그 시작과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 백 년, 천 년의 단위로 시간을 헤아리거나 기념하면서 살아간다. 특별히 올해는 새로운 10년의 시작으로 보다 더 각별하게 정초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후기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특성으로 일컬어지는 다양성과 해체주의를 경험하고 있다. 또한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급격한 시대를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시대에는 사회 환경의 안전기반이 흔들리기 쉬우며 그 구조 속에 있는 구성원은 안전기지의 불안정으로 인해 자칫 혼란, 혼미, 혼돈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기초라고 할 수 있다.
 
기초를 무시한 끔찍한 결과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1994년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공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관련 업계의 부정부패가 배경과 원인이었다. 건설업자의 부실 공사, 감리담당 공무원의 부실 감사, 정부기관의 부실 점검으로 일어났다. 이듬해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애초 대단지 상가로 설계되었던 건물을 정밀한 구조진단 없이 백화점으로 변경한 후 수시로 무리한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여러 차례 붕괴의 조짐을 발견하고도 응급조치로만 대응한 결과였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설계, 시공, 관리의 총체적 부실에 따른 예고된 참사였다. 성수대교의 붕괴로 출근길과 등굣길의 시민 49명이 한강으로 추락했고 그 가운데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삼풍백화점 사고는 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라는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 한국전쟁 이후 수적으로 가장 큰 인명 손실을 낳은 뼈아픈 사고로 기록되었다. 이 두 사건은 한국사회가 걸어온 압축 성장의 그림자였다. 빠른 시간 내의 가시적 성장에 매달려 기초를 무시한 사상누각의 말로를 목격한 사건이었다.
 
이와 같은 비극의 재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튼튼한 기초를 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자명하고 단순하다. 속임수 없는 정직한 기초를 성실히 시공하고 틈틈이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고 원리며 법칙이다. 결국 건물을 짓거나 돌보는 사람과 그의 기초가 중요하다. 글자와 숫자를 익히고 남보다 앞서는 길을 배우기 전에 바르게 사는 것, 거짓 없이 진실하게 사는 것, 남과 더불어 어울려 사는 지혜를 익히는 것이 먼저임을 깨닫고 힘써 실천하는 2020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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