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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동백전과 당백전
홍 윤 기자  |  forester8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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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9  14: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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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논란이다. 모처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관이 의기투합하나 싶었지만 운영대행사로 KT를 일방적으로 선정하면서 부산시가 밀어붙이는 꼴이 됐다.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게 된 셈이다.

문제는 민관협의체인 부산 지역화폐 추진단을 유명무실하게 만든데서 비롯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공동체성 회복을 목표로 하는 취지에 걸맞게 민관협의체인 추진단이 구성됐다. 그러나 부산시는 추진단에서 민관이 서로 협의된 내용과 다르게 지역화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추진단에서 시는 시민이나 관광객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IC카드형에 모바일 보조의 형태로 동백전을 발행하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시가 협의의 내용과는 달리 IC카드를 직접 발행할 수 없는 KT를 운영대행사로 선정하며 지역화폐에 가입한 후 은행에서 따로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게 됐다. 그만큼 시민과 관광객의 외면을 받게 될 위험성도 커지게 됐다. 시에서는 우편배송 등을 통해 불편함을 일정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한 문턱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게 돼 효과반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또 시가 KT를 운영대행사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추진단에 대해 의도했건 의도치않았건 기만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시는 이러한 밀어붙이기식 추진으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도 있었던 지역화폐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도 있는 위험을 떠안게 됐고 시민사회와의 갈등으로 지역공동체성 회복의 정신도 무색하게 됐다.

밀어붙이기 식으로는 부산시 말대로 당장에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장벽이 높아 지역 경제에 파급력이 약하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관이 주도해 지역공동체 회복 기능이 훼손될대로 훼손된 ‘지역화폐’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말이 비슷해서 그런지 최근 동백전과 당백전을 비견하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거 같다. 당백전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한 닢당 상평통보의 100배의 가치를 부여해 발행한 화폐다.

동백전이 당백전처럼 기존 화폐 대비 100배의 가치를 부여한 화폐는 아니어서 경제 생태계에는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간 경제에 대한 파급력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과 소통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는 점은 일정 당백전과 닮은 측면이 분명 있어 이러한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지금이라도 지역경제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지역공동체성을 회복해 성공적인 지역화폐를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와 머리를 맞대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
 
홍윤 기자 forester87@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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