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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영화주간 상영작-① 개막작 ‘프렌드 존’부산서 15~16일 아세안영화주간 상영 시작
김지혜 기자  |  jihyekim@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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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6  17: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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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유쾌한 소재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
배우들 감정 연기와 7개도시 로케이션 '눈길'
아세안 문화 돋보여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 



프렌드 존(Friend Zone) : 친구라는 역할에 갇혀 연인으로 발전하기 힘든 상태

영화 한 편에서 여행의 낭만과 분위기를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관객으로서는 성공적 결말이 아닐까.

오는 25~26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해 아세안 각국 인기영화 10편을 소개하는 아세안 영화주간이 지난 1일 서울 상영을 시작으로 부산, 제주, 광주에서 열린다. 서울 개막작으로 선보인 영화는 태국의 ‘프렌드 존’이다. 이 영화는 태국,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만큼 유쾌하고 공감 가는 스토리로 아시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프렌드 존' 스틸컷. [아세안문화원 제공]

2009년 아빠를 사랑하는 딸 ‘깅’(핌차녹 르위쎗파이분)은 아빠의 외도를 의심하고 ‘남사친’인 ‘팜’(나팟 씨양쏨분)과 아빠의 뒤를 밟아 방콕 부근 수완나품 공항에서 태국의 북부인 치앙마이까지 좇는다. 아빠의 외도는 확인됐지만 차마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도록 방패가 되어준 존재는 팜이었다. 이런 시작으로 팜은 깅이 심리적으로 무너질 때마다 그의 곁에서 길잡이가 되어주고 깅의 마음을 달래주는 삶의 길을 걷는다.

현재는 2019년. 어느 결혼식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는 깅과 그녀가 맡긴 맥주에 자신의 맥주잔까지 두 개의 잔을 들고 있는 팜에게 세 명의 남자가 같은 처지의 모습으로 다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들은 모두 ‘프렌드 존’에 갇힌 동병상련의 처지. 친구라는 존에서 벗어나게 되면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곁을 맴도는 안타까운 현실을 서로에게 터놓으면서 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렌드 존' 스틸컷. [아세안문화원 제공]

2010년, 2014년, 2016년 짤막한 팜의 회상에서 그가 만난 여자들에게 들은 ‘진정한 사랑을 찾으라’는 말이 맴돈다. 2017년에는 깅이 2009년부터 오랫동안 만난 ‘루이스’가 바람을 피워 헤어진 후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던 것도 잠시, 2018년에 한 밴드에 속한 ‘테드(제이슨 영)’와 동거한다는 그녀의 말에 팜은 좌절한다. 그러나 이 2018년은 깅과 팜의 관계가 크게 변화하는 계기가 된다. 

광고음악 작업을 맡은 테드는 9개국의 가수들이 참여한 노래를 만드는 관계로 각국에 방문해 작업을 해야했고, 테드의 매니저인 깅은 발목을 다친 일로 동행하지 못하자 시야에서 벗어난 테드에 대한 의심이 차츰 싹트기 시작한다. 
 
   
'프렌드 존' 스틸컷. [아세안문화원 제공]

어느 날 미얀마 양곤의 사원에서 기도하던 팜은 함께 있던 연인을 제쳐두고 말레이시아에 있다는 깅을 찾아간다. 연인 테드의 지갑에서 발견한 말레이시아 한 식당에서 1인 메뉴로는 볼 수 없는, 데이트로 의심되는 메뉴의 영수증을 발견하곤 그 식당을 찾아가기로 결심한 깅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또 어느 날은 테드의 홍콩 녹음이 진행되던 날. 깅은 팜과 홍콩에 동행해 그의 뒤를 밟았고 깅의 의심은 거의 확실시 된다. 테드가 녹음을 마치고 어떤 여자와 택시를 타고 사라진 일, 자신의 전화만 받지 않은 일 등에 커다란 상심을 안은 깅은 테드와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듯했다.

혼자 있을 자신이 없던 깅은 항공 승무원인 팜의 근무 노선을 따라 태국의 끄라비로 여행하지만 우울함에 빠져있다. 팜은 그런 깅을 이끌고 기분을 환기시킨다. 아름다운 풍경과 정취에 마음의 변화를 느끼는 깅은 팜을 자신의 숙소로 초대하고 그들은 친구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할 뻔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깅은 팜을 이용해 테드를 자극할 생각을 말하게 되고 팜은 자신의 깅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린다. 

팜은 깅에게 테드와 헤어지고 쉐다곤 파고다에서 만나자고 한다. 깅은 캄보디아 프놈펜 녹음실에서 테드에게 진실을 듣는다. 깅은 이별을 고하지만 테드의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말에 흔들려 쉐다곤에서 기다리던 팜에게 테드와 헤어지지 못했음을 전한다. “너를 잃고싶지 않다”는 친구, 연인 사이 단골대사와 함께.

테드의 음악은 완성됐지만 깅은 그 과정에 자신이 했던 좋지 않은 생각과 상상이 떠올라 더 이상 그 노래를 좋아할 수 없었다. 그러나 팜이 곁에서 그 노래에 깅의 이야기를 붙여주면서 새로운 추억이 되었고, 테드와 함께 있던 깅이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이제는 팜을 떠올리게 된다. 

다시 2019년 현재, 팜은 그와 이야기하던 프렌드 존에 있는 세 명의 남자에게 자신의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결혼반지를 보인다. 깅과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그들은 발전했음을 알려주면서 그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가르쳐준다. 사랑하는 친구의 맥주를 들고 있다 해도, 곁을 맴돌기만 하더라도 아주 의미 없는 시간은 아니라며.

영화는 전형적인 드라마 형식을 따라간다. 특별한 카메라 워킹, 미장센에 의한 미술 효과나 영화적인 연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에 이입할 수 있어 대중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물하기에는 충분하다. 후반의 깅의 회상에서 앞선 장면들의 비하인드 컷을 이용한 부분이 인상 깊다.
 
   
지난 1일 아세안영화주간 서울 상영 개막식에 참석한 차야놉 분프라콥(오른쪽) 감독과 '팜'을 연기한 배우 나팟 씨양쏨분이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세안문화원 제공]

특히 영화 속 장소의 이동을 언급하면서 아세안 국가 간의 체감거리를 좁힌 부분이 눈에 띈다. 아시아 5개국 7개 도시의 로케이션을 활용하여 거대한 아시아 네트워크를 연결한다.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황금의 쉐다곤 파고다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홍콩의 밤거리 등을 조명해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면서도 태국의 대표적 관광지 끄라비의 석양과 색채로 여행의 기분을 한껏 느끼게 만든다. 미얀마 쉐다곤 파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미얀마 순방 당시에도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음악도 알고 들으면 더욱 특별하다. 테드의 작업 음악이자 메인 OST가 된 곡은 태국의 인기 가수인 Palmy의 ‘Overthinking’을 편곡했다. 이 곡은 Palmy와 더불어 실제로 아시아 9개국의 가수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카메오로도 출연해 깜짝 연기까지 펼친다.  라오스의 Namfon Indee, 필리핀의 Claudia Barretto, 베트남의 Chi Pu, 말레이시아의 Joyce Chu, 캄보디아의 Laura Mam, 인도네시아의 Audrey Tapiheru와 Cantika Abigail, 미얀마의 Phyu Phyu Kyaw Thein 그리고 미쓰에이 출신으로 잘 알려진 지아까지,그야말로 글로벌 OST다운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각국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태국에서는 양손을 합장한 자세로 마주 본 상대와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하는 모습, 팜이 성인이 돼 승려를 지낸 장면, 미얀마 쉐다곤 사원에서 맨발로 다니는 예법, 차선의 방향, 모노레일 등 그들만의 문화를 보면서 더욱 가까워진 아세안을 느낄 수 있다.
김지혜 기자 jihyekim@lead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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