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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 갈맷길을 완주하며허홍 부산항보안공사 사장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leaders24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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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4  09: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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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홍 부산항보안공사 사장.
어릴적부터 바다를 좋아했다. 서울에서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부산에서 인생 제2막을 시작하게 된 것도 어쩌면 운명인지 모른다.
 
주말에도 회사를 오가며 업무에 힘쓰느라 일과 일상의 경계가 흐려지던 중 부산걷기연맹의 고문직을 수락하며 갈맷길에 대해 알게됐다.
 
해파랑길과 달리 모든 코스가 부산에서 시작되고 종료된다는 점이 부산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첫 코스는 오륙도(2-1구간).
바위에 부딪치는 바닷물을 보며 멋진 산책로를 걸으니 일상에 스며든 근심걱정도 바닷물처럼 밀려갔다.

일광에서 임랑까지 이어지는 해안 갈맷길(1-1구간), 철새들과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삼락생태공원(6-1구간), 도시 한 가운데로 흐르는 대천천(6-3구간) 등 부산의 갈맷길은 부산의 사포지향(바다, 강, 산, 온천)을 다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갈맷길 곳곳에 마련된 휴식공간이다.
 
정자, 의자 등 곳곳에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쉬어가며 여유있게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 모습이 갈맷길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올라가지 마시오’라는 안내 대신 ‘신발을 신고 올라가지 마시오’라고 적혀 있던 정자마저 인상 깊다.
부산 토박이들이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는 얘기다.
 
휴식을 즐기는 가족단위 시민들을 보며 지금까지 ‘바쁘다’라는 말을 면죄부로 내세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뒤로 미룬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다. 가족들이 부산에 내려오면 꼭 함께 오겠다는 다짐도 했다.
 
4-1구간에는 유명한 송도해수욕장이 있다.
하지만 내가 발견한 숨은 매력은 남항대교다. 남항대교는 자동차 전용대로이나 보행자나 자전거도 통행할 수 있다. 차로 통과하는 것과 걷는 것은 천지차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남항대교를 건너가며 양쪽에 펼쳐지는 경관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상쾌함을 가져다준다.
 
항만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선박들의 모습은 부산의 또 다른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 경제의 축인 부산항만의 안전을 담당하는 회사(부산항보안공사)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신선함과 책임감까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7-2구간(금정산성-상현마을)은 완만한 흙길, 돌계단, 나무 데크 등 다양한 길을 경험할 수 있지만 이정표가 정확하지 않아 간혹 길을 잘못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또 금정산성 동문의 도보인증대는 도장이 훼손돼 있다.
 
부산시는 ‘걷고싶은 갈맷길 21선’ 이라는 안내 책자와 접이식 코스 안내도를 발간했다.
하지만 이는 매일 변하는 갈맷길의 환경, 시민들의 불편함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서울둘레길’의 경우 8개 코스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스탬프 자동 획득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투어가이드 어플이 있다.

스탬프를 활용해 걷는 즐거움을 주고 코스 정보 제공으로 부족한 이정표를 대체한다면 갈맷길이 더욱 편안하고 풍성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요즘 사람들이 TV를 켜 놓는 이유로 ‘스마트폰을 할 때 배경으로 켜놔서 심심하지 않으려고’가 1위로 꼽혔다고 한다. 
 
우리는 4차산업 시대를 맞아 기계와 대화하고, 일상 속에서 다양한 무선(無線)의 편리함을 누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보며 달래는 심심함의 부족함마저 TV 소리로 채우고 있는 모습은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진다. 한가로운 주말 오후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간단한 간식을 챙겨 갈맷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하거나 혼자여도 좋다. TV와 스마트폰 액정이 반사되던 눈에 갈맷길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부산의 사포지향을 담아보자. 갈맷길을 걸으며 부산을 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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