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9.11.22 금 16:44
> 기획/연재 > 칼럼/기고
에너지 안보와 원자력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webmaster@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4.04.22  19:20:31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정재준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에너지 없는 현대사회를 상상할 수 없다. 우리는 일상생활 및 경제활동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에너지를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석유, 석탄, 풍력, 태양광, 원자력 등의 다양한 에너지원은 제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에너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다. 위험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에너지원을 조합해서 쓸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에너지 믹스(Energy mix)라 한다. 나라마다 에너지 수급사정이 다르므로 최적의 에너지 믹스는 저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여러 선진국들이 에너지 믹스를 구성할 때 개별 에너지원을 선정하는 기준만큼은 서로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그 다음으로 에너지안보, 친환경성, 경제성 순으로 고려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안전을 전제로 하되, 경제성이 맨 앞에 있고, 친환경성이 그 다음이며 에너지 안보는 한참 뒤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12년 미국 상공회의소가 발행한 에너지안보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안보 위험도 지수(Energy Security Risk Index)는 전세계 에너지소비 상위 25개국 중에서 23위로 거의 바닥에 있다. 지수 산출 방식에 따라 순위는 다소 바뀔 수 있지만, 어떤 방식이건 우리나라는 하위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0위에 이르지만 에너지원의 97% 이상을 수입하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에너지 가격은 생산과 수송 원가에 직접 반영되므로 우리나라 공산품의 대외경쟁력과도 직결되여 궁극적으로는 국가생존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즉, 에너지 안보를 잘 관리해야 한다.
   원자력에너지에 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탈원전이 대세라는 주장도 있고, 친환경 재생에너지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용되는 가교에너지(Bridge energy)라는 의견도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원자력의 장점을 높게 평가하며 제4세대 원자로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나라별 입장도 천차만별이다. 독일은 2022년까지 원자력을 완전히 퇴역시킬 계획으로 재생에너지의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이웃의 프랑스는 원자력의 전기생산비중이 75%에 이른다. 2012년 사회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장기적으로 원자력비중을 축소할 계획이 있지만, 정작 올랑드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이미 건설중인 원전 1기를 예정대로 건설하고, 가장 오래된 발전소를 하나 폐쇄할 계획이어서 원전축소는 사실상 다음 정권의 몫으로 넘겼다.
   이와 같이 상반된 입장의 근본적인 배경은 원자력의 위험성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 있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등은 위험성을 크게 보며, 프랑스 등은 원자력을 타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에너지원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구 525만명의 복지 국가인 핀란드는 원전 4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1기를 건설중이고, 추가로 2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영국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새로운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백 년 넘게 쓸 석유자원을 보유한 아랍 에미레이트도 원전 4기를 건설하고 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도 원전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들 나라가 원자력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에 대한 신뢰와 에너지안보 때문이다. 원전연료가격이 발전원가의 10% 이내여서 우라늄 가격이 두 배 올라도 전기생산원가는 5% 이내 인상에 그친다. 결과적으로 외국 의존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연료의 비축성이 아주 뛰어나다. 우리나라가 일주일간 수입하는 원유는 잠실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을 가득 채울 분량인데 반해, 85 평방미터 아파트 공간이면 100만 kW 용량 원전의 연료 40년치를 보관하고도 남는다. 즉, 원전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안보 측면에 있다. 이와 같은 매력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사고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세계에 원전 71기가 건설되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안보 위험도 지수가 25개국중에서 그나마 23위로 유지되고 있는 것도 원자력 덕분으로 보인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믹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우리나라 에너지 사정과 외국 사례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다. 다만, 원전을 지금 보다 훨씬 더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안보를 위해 원전의 잠재적 위험과 이로 인한 경제·사회적 제약을 떠안고 있는 우리 지역의 희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심도 있게 되새겨볼 일이다.

[관련기사]

일간리더스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백재현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