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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시집 이어도 주막... 바다, 심해에서 대양을 지나 포구에 닿는다
김지혜 기자  |  jihyekim@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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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7  17: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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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 이성배 시인 첫 시집
2011년 한국해양문학상 수상
다양한 각도서 바다 입체적 조감
현장감·상상력 더한 '바다 서정'
해양문학의 가능성 확장 기대


 
   

  이성배 시인
경남 마산 이성배 시인의 첫 시집 '이어도 주막'(도서출판 애지)이 나왔다. 2011년 한국해양문학상을 수상한 시인답게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조감한 바다시 60편이 실렸다. 포구와 섬에서 나아가 대양은 물론 빛도 닿지 않는 심해에서부터 수면 아래까지 다양한 생물과 그 바다 위에서 목숨을 걸고 고기를 잡는 사람의 다양한 삶이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그려져 있다. 치열한 탐색과 체험, 무한한 상상력으로 이성배 시인만의 '바다 서정'을 일궈냄으로써 한국 해양문학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김남호 평론가는 "그의 시편들은 바다를 잘 모르는 내게도 헐거운 느낌이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었고, 그만큼 리얼했다. 공허한 진술이 아니라 핍진한 묘사가 그의 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평했고 이성배 시인은 "유교의 잔재에 물든 아버지의 보수성과 장남으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폐쇄적인 농촌생활의 답답함으로부터 탈출한 곳이 바다였고, 나의 방랑벽의 목적지도 결국 바다였다"며 해양문학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 시인은 낭만적인 바다를 경계한다. 이 시인은 바다에서 인생을 읽었다고 말한다. 인생이 단순하지 않듯이 시인이 읽은 바다는 단순하지 않다. "세상은 늘 태풍 속에 있고/ 사는 것이 바로서기라면/ 난파할 수 있어도 침몰은 없다" ('태풍 경보') 라거나, "뱃사람의 항해란/ 흔들리며 중심 잡고/ 늘 출렁이며/ 수평 맞추는 일"('파도타기') 등에서 보듯이 세상의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우리 생의 이면들이 비유되고 있다.
 이 시인에게 바다는 거대한 깨우침의 장소이자 그가 왔고 다시 돌아가야 할 시원의 장소이다. "파도 앞에 면벽하면/ 바다가 읽어 주는 푸른 경전/ 차가운 해풍 속에서/ 선원의 피 뜨거워"('파도에서 경(經)을 읽다') 진다거나, "힘들어 땀 흘릴 때,/ 아파서 눈물 흘릴 때,/ 소금의 결정으로/ 슬며시 흘러나온다/ 붉은 혈관 따라 파도치는/ 푸른 바다의 흔적"('바다에서 오다') 등에서 보듯이 우리 몸에 바다가 있음을 증거하고 있다.
 
 표제작 '이어도 주막'은 60년 가까운 분단의 현실이 안타까워 하루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시라고 한다. 이어도 해역에서 압록강과 두만강이 만나고 한강과 낙동강이 만나 한 몸이 되어 태평양으로 가듯, 통일국가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이 시인은 바다시를 쓰면서 한국 해양문학의 계보를 잇고 있는 김성식 시인, 천금성 소설가, 이윤길 선장에게 빚진 바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일근(경남대 석좌교수)시인은 추천사에서 "이성배 시인은 삶의 희로애락에서 '노'(怒)와 '애'(哀)에 대한 표정이 없다. 나이 예순 가까이 닿아 태산 같은 분노 앞에서, 바닥에서 밑바닥 치는 슬픔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표정에 나타내지 않는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표정을 시인은 바다에서 배웠다. 그래서 '내 몸에 바다가 있다'고 고백한다.
 
바다는 시인의 그릇이다. 그 그릇은 천 강 만 강을 담아 수평을 만드는 시며 노래며 공부다. 그의 항해는 '바다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며 '소금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가끔 터져나는 시인의 '탯말'은 바다의 경(經)이다. 그 경을 씹으며 시인은 어머니의 자궁 바다에서 어머니의 눈물 속의, '울지 않는 섬'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이성배 시인은 196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2005년 '신문예'로 등단했다.저서로 '경상도 우리 탯말'(공저)이 있다. 2011년 한국해양문학상, 공무원 문예대전을 수상했다. 경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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