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UPDATE : 2019.6.27 목 17:47
> 기획/연재 > 칼럼/기고
아! 세월호, 눈물이 앞을 가리고· · ·
일간리더스경제신문  |  samic8315@leader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승인 2014.04.17  22:00:10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임인수
창원대 초빙교수
전 해군진해기지사령관

이글은 해군진해기지사령관을 지낸 임인수장군이 여객선 침몰사건을 접하고 참담한 심정을 오늘 긴급독자투고로 보내온 것을 게재합니다.

임장군의 심정이 우리모두의 심정이라 생각합니다.
 

아아 ‘세월’호! 글을 쓰고자 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고 멍한 가슴뿐이다. 지금도 TV 화면에는 울부짖는 부모님들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무슨 말로 이분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2014년 4월 16일 새벽, 우리는 아스라이 잊혀져 가던 서해의 악몽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숨을 죽였다. 도대체 이것이 현실인가? 모든 방송이 현장상황을 생생하게 전했고, 멀쩡하게 뜬 눈으로 서서히 침몰하는 대형 여객선과 그 주변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군·경·어민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우리 국민들은 부모가 아니라도 너나없이 가슴이 미어지고 머릿속은 하얗게 탈색되었을 것이다.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도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사고관련 현장 소식, 정부의 대응과 선사의 문제점, 항해의 의문점, 사고 당시 조치의 미비점 등등이 화면과 지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여기에 그것들을 반복할 필요는 없지만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구조된 숫자가 널띄기 한 것은 고사하고, 그 배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도 헷갈렸고, 침몰하는 배에서 시급하게 탈출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자리를 지키고 있으라”고 했다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실종자의 대부분이 우리의 다음 세대를 이어갈 청소년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밝혀지는 것들은 의혹을 해소하는 것들이 아니라 슬픔이 분노로 바뀔 정도로 사고 발생 당시의 어이없는 대처와 안타까운 사연들 뿐이다. 모든 의문점을 하나하나 밝혀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일은 구조작업이다.
 

대통령이 특별 지시를 내렸고, 군과 경찰, 정부와 민간이 모두 나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사력을 다한 구조노력의 결실이 신속하게 완결되기를 바라면서 문제의 본질을 간략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왜 이처럼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는 것인가?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교훈을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난사고의 교훈은 수없이 많다. 아마 세계인의 뇌리에 가장 깊이 남은 것은 영화로도 재현된 ‘타이타닉호’ 침몰사고일 것이다.

1912년 4월, 100년이 넘었으니 너무 오래된 것인가? 가까이도 있었다. 불과 2년 전인 2012년 1월 이탈리아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고르디아호’가 승객 4,200여명을 태우고 항해하다 암초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남의 나라 얘기인가?

불행히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1993년 292명의 사망자를 냈던 ‘서해훼리호’ 침몰사고가 그것이다. 역대 최악의 해양사고였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아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의 나라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않았고, 우리나라 사고의 교훈도 잊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항해안전에 대한 기본인식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서해훼리호 침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안전규정을 무시한 것이었다. 그후 정부의 해양사고 대책은 많이 바뀌었다. 운행지침도 바뀌었고 안전규정도 강화되었다. 21년이 흘렀다. 그래서 잊은 것인가?

출항하는 여객선에 승선인원이 몇 명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세월호’ 비극의 서막이었다면 과장일까?   안개속에서 출항을 강행했고, 항로도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선사나 선장측을 위해 변명한다면 아마도 목적지에 늦게 도착했을 때 들어야 하는 승객들의 비난과 위약금 반환 등을 염두에 둔 위험감수 행위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그런 비난과 금액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너무나도 참담한 것이었다.

세 번째는 세월호 자체의 사고대응 조치가 너무 허술했다는 점이다. 선박사고는 본질적으로 내부적인 조치가 행해지지 않으면 외부에서의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 바다는 육지처럼 신속한 접근이 어렵고, 선박내부에 접근하기는 더욱 어렵다. 시간은 치명적인 요소이다. 그래서 선박사고는 자체적인 생존 및 구조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항해안전의 모든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 그러나 세월호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났다. 사고 현장에서 들려온 소식은 선장이 제일 먼저 탈출했다는 보도였다. 승객들을 한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선체유지를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할 선장이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했다는 것은 바다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정원 900명이 넘는 6,800톤급 여객선이 침몰하는데도 구명정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변명이 불가능하다.
 

사건사고는 바다에도 있고 육지에도 있다. 사고자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지만 만일 사고가 일어난다면 대처하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정부가 완벽한 대책을 세워야 하고, 각 담당자가 자신의 임무를 다해야 한다.
 

불행히도 이번 사건은 우리 해양사고의 신기록을 세우게 될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미비를 비난하고, 선사를 비난하고, 선장을 비난하고 또 관련자들을 비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비난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안타깝지만 이런 비극을 통해서라도 우리 국민 각자가 바다는 물론 육지, 공중 등 모든 측면에서 ‘안전’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

일간리더스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신고하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미투데이 트위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594 |  대표전화 : 051-996-2400  |  팩스 : 051-996-2408  |  등록번호 : 부산 가 00020  |  발행·편집인 : 백재현
등록번호 : 아00219 |  등록일자 : 2015년 2월 06일 |  청소년 보호책임자 : 백재현
Copyright © 2014 일간리더스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