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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이온킹 리뷰] '환상'의 디즈니, 이제 '현실' 그린다
김지혜 기자  |  jihyekim@leade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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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8  17: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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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만에 실사영화로 돌아온 '라이온 킹'
 애니메이션과 달리 동물의 풍부한 표정 없고
 야생과 자연의 생생함 살리며 이야기에 담아
 아기사자 심바 공포·안도감 등 분위기 극대화
'자연의 순환' 주제 보여주는 영상효과 볼거리


황금빛에 가까운 털 빛깔과 붉은 갈퀴가 찰랑거리는 사자는 세상에 없다. 활짝 웃거나 미간을 찌푸리고 눈썹을 움직이며 다양한 표정을 짓는 우리의 상상 속 '라이온 킹'은 현실 속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자들의 풍부한 감정표현은 90년대 환상으로 존재했다면, 이제 디즈니는 이들의 사실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도 이야기를 이어가는 또 다른 도전의 길을 걷는다.  

1994년 애니메이션을 발표하고 수많은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내면서 영광을 독차지했던 디즈니가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쳐도 될 작품들을 거듭 편이 갈리는 평가를 마주하면서도 연이어 실사화하면서 말하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90년대 아직은 낯설기만 한 남아프리카의 언어인 '줄루어'로 시작하는 곡 'Cirlcle of life'가 울려 퍼지며 강렬하게 시작되는 '라이온킹'은 자연과 어우러진 배경에 스토리와 캐릭터는 물론 음악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지금까지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음악의 완성도와 캐릭터의 깊이를 더해 제작된 뮤지컬은 전용 극장에서 공연하는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에 이어서 최근에는 월드투어 팀이 한국 전역에서 공연할 정도로 전 세계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영화 '라이온 킹' 스틸컷.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이러한 '라이온 킹'이 이제는 실사영화로 제작되어 지난 17일부터 국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우려 반 기대 반이었던 실사영화는 기대한 만큼의 리얼리티, 우려한 만큼의 반감된 재미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비교적 가벼웠던 아기사자 '심바'의 심리가 더욱 깊이 있게 드러난다. 

아버지 '무파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빛이 닿지 않는 '코끼리 무덤'을 모험하는 '심바'가 하이에나를 스스로 물리치지 못하는 무력감과 상황의 공포감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 속에서 심바를 구하러 온 무파사를 만났을 때의 안도감과 무파사의 "너를 잃을까 두려웠다"는 대사는 더욱 애절하게 들려온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하이에나 '쉔지', '반자이', '에드'의 코믹한 요소들은 대부분 지워지고 '스카'의 캐릭터도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영화 '라이온 킹' 스틸컷. [사진=영화진흥위원회]
 
코끼리 무덤에서 한 차례 아버지의 힘을 느꼈던 심바가 또 한 번 스카의 계략에 속아 물소떼에게 쫓길 때 홀로 도망치는 모습은 애니메이션에서의 한계를 뚫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가져다준다. 이어지는 무파사의 죽음의 상황에서 심바가 느낄 자책감과 상실감, 혼자 떠나 황무지에서 쓰러지기까지 만신창이가 되고 수척해진 모습은 애니메이션에선 표현될 수 없는 사실적 표현이다.  

이번 영화는 영상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어린 '심바'와 '날라' 그리고 '자주'가 삽입곡 'I just can't wait to be king'을 부르는 장면에서 애니메이션 나왔던 동물들의 현란한 연출은 실사영화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자주를 따돌리려 여러 동물들의 발밑을 파고드는 심바와 날라의 재치있는 연출로 대신하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또한 어린 동물들과 함께 노래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천진난만한 표정들은 당시 심바의 기분과 흥분되는 마음 상태를 다루는 듯하다. 여러 동물에 섞여 '자주를 따돌리는 과정'이 애니메이션에서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 

'티몬'과 '품바'를 만나 한 정글에서 거처를 잡고 성장한 심바의 갈퀴가 자연의 순환을 타고 원숭이 '라피키'의 손에 도달하는 순간은 프라이드랜드와 대비되는 심바의 행복한 삶에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상황을 환기하며 새로운 희망적인 분위기로 전환을 시도한다. 하늘을 비추고 바람에 날아가는 갈퀴와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이 인상적이다. 

이렇듯 원작의 기본적인 연출과 시퀀스는 동일하지만 같은 듯 같지 않은 구성을 더하는 동시에 중간중간 새로운 장면을 더하면서 원작에 대한 예의를 충분히 갖추었다. 

사실 심바와 무파사 그리고 날라와 암사자들의 절규, 프라이드랜드의 분위기 등을 더 심도 있게 알 수 있는 작품은 뮤지컬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이번 실사영화는 월드투어 뮤지컬을 관람한 관객들이 더욱 즐기기 좋을 것이라 예상된다.

심바의 아버지를 의지하는 마음과 자신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 아버지의 가르침이 희석될 만큼 시간이 흘렀을 때 자신의 얼굴 속에서 아버지를 찾고 그의 목소리를 들은 심바가 스스로 돌아오는 것을 택하고, 삼촌인 스카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면서 마침내 프라이드락에 올라 표효하는 장면의 감동은 전반적인 스토리보다 깊이 있는 캐릭터의 감정과 사연에서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화 관련 웹사이트 '로튼토마토'는 작품이 공개된 직후 58%의 저조한 신선도 평가를 내렸다. 이 스토리라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실사화했다는 것을 전반적으로 공개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 현실성을 담은 사자들의 표정은 그리 풍부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 작품과 비교해 기대한 바에 한참 못미친다는 이유로 저조한 점수가 주어졌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황금빛에 붉은 갈퀴를 날리는 사자는 없다. 서열에서 밀린 사자의 볼품없는 모습과 그를 따르지 않는 암사자들, 무차별적인 사냥으로 끊긴 자연의 순환과 그로 인해 황폐해진 자연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이번 '라이온 킹' 실사영화에 단순히 비판만 늘어놓을 수 있을까.

물론 대중은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는 것과 현실의 거대함에 크게 관심이 없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과거의 추억과 그 느낌에 대해 심플한 비교만이 남을 뿐이다. 하지만 디즈니는 그렇게 항상 도전하고 시도하며 세상을 보는 시선을 다양화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고 있다. 그것이 현실과 환상을 단지 구분해서 보며 교훈적인 이야기에서도 현실 반영이 어려운 이들에게 또 다른 경종이 되어주지 않을까.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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